국내 유통산업 현황

IMF이후 해마다 평균 2조원씩 상승
제조업 다음으로 업종별 고용비중 높아…총고용의 15.7%

유통산업의 개념을 넓은 의미로 보면 상품이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넘겨질 때까지의 흐름 전반에 관련
된 산업으로 물류업도 여기에 포함된다. 유통산업발전법 제 2조의 유통산업 정의를 보면,‘ 농산물·임산물·축산물·수산물(가공 및 조리물 포함) 및 공산품의 도매·소매 및 이를 영위하기 위한 보관·배송·포장과 이와 관련된 정보·용역의 제공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으로 규정되어 있다.

협의의 개념에서 유통산업은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소매업과 소매업자 등을 상대로 물건을 판매하는 도매업을 의미한다. 표준산업분류법(통계법)상에서도 도·소매업을 유통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유통 산업은 생산 및 고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경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측면에서 유통산업 규모는 2007년을 기준으로 47조 60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이는 GDP의 6%(부가가치 기준, 한국은행 자료)에 해당되는 규모이다.

유통산업 성장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1998년 IMF여파로 32조7000억원까지 주저앉았던 유통산업은 이를 저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상승곡선을 그어왔다. 지난 2000년에는 처음으로 40조원 고지를 돌파했으며, 2006년에는 45조 7000억원을 기록 하는 등 매년 약 2조원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통산업의 고용을 보면 2007년 368만명으로 총고용의 15.7%(2007년 통계청 자료)를 기록하면서, 제조업의 17.6%에 이어 업종별 고용비중이 2위로 발돋움 했다. 3위의 숙박·음식업의 8.7%보다 무려 약 2배에 이르는 고용 창출을 하고 있다.

 

유통시장 개방이후‘기업형 유통’으로 전환

 

지난 1996년 유통시장 개방이후 국내 유통산업은 대형마트, 편의점, 인터넷쇼핑몰, TV홈쇼핑 등 이른바‘기업형 유통’으로 빠르게 구조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1996년 프랑스의 까르푸를 시작으로 1998년 미국의 월마트, 1999년 영국의 테스크 등 외국 유통기업의 국내진출이 본격화 되면서, 가격·쇼핑의 편의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확산 등에 따라 2002년 이후 제 1위 소매 업태로 부상했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 분포도를 보면 117개의 점포수를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를 중심으로 113개의 홈플러스와 60개의 롯데마트 등 3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점포수가 400여개에 육박하면서 시장포화론이 제기 되는 등 더 이상 성장을 계속 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해 있어 해외시장 진출 등 다양한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백화점은 IMF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급격한 소비부진으로 1998년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이 현대백화점에 인수합병된 것을 시작으로 2000년 그랜드백화점과 2002년 미도파 백화점이 롯데백화점에게 인수합병 되는 등 업계의 구조개편을 마치고 현재는 고급화 전략으로 유통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2007년 12월말 공정위자료를 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 등 3사의 매출이 전체 백화점 매출의 74%를 차지하는 등 확고한 3강 체제를 구축했다.

편의점의 경우 야간활동 인구 증가와 접근편리성 추구 등 소비패턴 변화와 창업수요 확대에 따라 2001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2007년 점포수 1만개를 돌파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매년 1000개 이상의 신규출점을 한다는 목표 아래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바이더웨이 등이 경합을 벌이면서 중소도시 골목까지 영업망을 펼치고 있다.

무점포 판매를 보면 케이블TV 보급 확대와 인터넷 사용자 증가 등에 따라 TV홈쇼핑·인터넷쇼핑이 백화점을 제치고 제 2의 소매업태(거래액 기준)로 성장했다.

특히 G마켓, 옥션, 11번가 등 C2C 방식의 오픈마켓이 급성장했으며, 향후 T커머스·M커머스 등 신매체 기반의 상거래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중소유통(20인 미만의 소매업 기준)의 경우는 대형마트 등 신유통업태 확산, 소비패턴 변화 등과 맞물려 영업기반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재래시장의 위축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시장은 2004년 1702개에서 2005년에는 1660, 2006년에는 1610으로 계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점포수 역시 2004년 23만 7000개에서 2005년 23만 9000개로 일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06년 22만 6000개로 감소했다. 종업원 수 역시 2004년 38만9000명에서 2005년 39만 7000명으로 일시 상승 했으나 2006년 35만 3000명으로 하락했다.

2007년 통계청의 업태별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유통업은 231조 7000억원의 총매출액을 올렸다. 그중 대형마트가 매출액 28조 9000억원으로 12.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백화점이 18조 7000억원으로 8.1%, 무점포 판매가 21조 3000억원으로 9.2%, 슈퍼마켓이 11조 8000억원으로 5.1%, 편의점이 4조 8000억원으로 2.1%, 소매점(재래시장 매출액 포함)이 146조2000억원으로 63%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유통산업 전반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1/4, 일본의 1/3에 불과 하는 등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제조업 및 여타 서비스업(통신·운수창고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유통시장 개방 이후 업태별 매출 추이

 

2007년 업태별 매출액 현황   (단위: 조원, %)

구분 대형마트 백화점 무점포판매 슈퍼마켓 편의점 소매점

매출액

(점유율)

28.9

(12.5)

18.7

(8.1)

21.3

(9.2)

11.8

(5.1)

4.8

(2.1)

146.2

(63.0)

231.7

(100)

* 재래시장 매출은 '소매점'에 포함함

 


유통산업의 당면 과제

제조 측면에서 유통산업의 당면과제를 살펴보면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중소제조업에 대한 대형유통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은 아직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의 공정위 서면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가 우월한 교섭력을 바탕으로 중소납품업체에 대해 수수료를 과다 책정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를 많이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정위는 백화점, 대형마트, 인터넷쇼핑몰에서는‘판촉관련 부당한 강요’가 많고, 홈쇼핑, 편의점에서는‘부당반품’이 많다고 밝혔다.

또 2007년 10월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한 납품업체는 무려 76.1%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두 번째로 중소제조업체들이 낮은 브랜드 가치와 한정된 국내유통채널 등으로 충분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것도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물류 측면에서 유통산업 당면과제를 보면 높은 물류비용은 유통산업의 효율성제고에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 2005년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매출액 대비 기업물류비는 9.7%로 미국의 7.3%와 일본의 4.8%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이에 따른 물류 표준화 및 공동화를 통한 물류비 절감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유통·물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정보화 수준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중소유통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통산업정보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POS기기의 중소유통 보급률이 14.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단품별 이력관리와 리드타임 감소 등을 통해 효율성 향상에 기여하는 RFID 기술의 유통분야 활용도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대형유통측면에서유통산업당면과제는크게3가지로분류된다.

첫째 국내 유통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부진을 들 수 있다. 최근 유통업계는 해외시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나, 아직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과 정보·노하우 부족으로 진출 실적은 미흡하다. 따라서 국내시장 포화 해소와 세계 유망시장의 선점, 다점포화를 통한 구매력 확보 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필요하다.

둘째 일관성과 신뢰성을 갖춘 유통산업 통계 데이터도 부족한 실정이다. 기본통계 미비, 민간통계(체인스토아 협회, 편의점 협회, 온라인쇼핑협회 등 약 20여종) 난립 및 상호 정합성 부족 등으로 유통기업들의 사업전략 수립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셋째 전문성과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유통인력이 부족하다. 유통업 글로벌화 및 IT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언어구사력·IT활용 능력과 유통경영마인드를 동시에 갖춘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다.

중소유통 측면에서 유통산업 과제를 보면 기업형 유통업과 재래시장 등 기존상권과의 갈등을 들 수 있다. 2006년말 통계청 자료를 보면 소매업을 기준으로 20인 미만 중소유통업이 전체유통업체의 99.3%에 달하며, 5인 미만의 영세업이 9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재래시장, 동네슈퍼 등 영세 상인들은 대형마트 등 기업형 유통업의 성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대형마트 신규출점 및 영업활동을 규제하는 내용의 법안 12건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했으나 기업형 유통업계의 반발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분양상가 관리 부실로 인한 상인피해 및 공실 발생이 높아가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소비 측면에서 유통산업 당면과제를 보면 다양한 소매채널이 활성화 되지 못하여 소비후생 증진에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카테고리킬러, 드럭스토어, 복합쇼핑몰 등 활성화된 업태가 30여개인 반면 우리나라는 10개 수준에 불과해 다양한 소비수요 충족에 곤란을 겪고 있다.

또 일부 소비재의 경우 유통구조상의 문제로 인해 외국에 비해 국내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소비자보호원은 2008년 7월에 조사한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수입종합비타민, 세탁용 세제 등은 유통마진이 너무 높아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에 비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바 있다.

 

◎ 세계 유통산업 현황

세계 유통산업의 2007년 전체 매출액은 9조 1000억달러이며,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5.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경우 2007년 기준으로 유통산업 규모는 4조 5000억달러이며, 고용은 1550만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세계 10대 유통업체 중 6개사가 미국기업이며, 세계 250대 유통기업 매출의 45.5%를 미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낮은 규제수준, 광대한 시장규모, 단순한 유통망 등으로 인해 신업태 출현과 유통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럽은 영국,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통산업이 발달 했으며, 세계 250대 유통기업 중 유럽계 기업의 매출액이 39.4%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유통기업들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이
며, 강력한 PB(Private Brand)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는 세계 250대 유통기업 중 아시아계 기업이 10.4%를 차지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일본(세븐앤아이, 이온 등)의 독주체제에서 최근 홍콩계, 한국계(롯데, 신세계), 중국계 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징을 보면 일본의 유통산업은 도매업 중심으로 발달한 반면, 한국의 유통기업은 자국 중심의 영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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