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억압을 받던 고려 말,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은 대내외적 위기에 놓인 왕을 보필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러나 후사문제를 빌미로 원의 무리한 요구는 계속되고, 정체불명의 자객들이 왕의 목숨을 위협하자, 왕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바로 고려의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해 홍림에게 왕후와의 대리합궁을 명한 것. 충격과 욕망이 엇갈린 그날 밤, 세 사람의 운명은 금기의 사랑과 역사의 광풍에 휘말린다.

 

본래 ‘쌍화점’은 고려 충렬왕 때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고려속요. 몽고의 병화(兵火)이후 원나라의 간섭과 왕권의 동요로 인해 사회가 혼란하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해 향락적이고 퇴폐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이 노래를 남녀상열지사의 대표적인 노래로 지목하여 배척하기도할 정도였다.
이 때문일까. 영화 ‘쌍화점’은 개봉 전부터 수위 높은 성 묘사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것도 남자 주인공인 조인성, 주진모의 동성애 장면이다. 이미 기존의 출연작들에서 뭇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두 남자의 동성애 장면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단순히 화제가 된 동성애 장면만으로 이 영화를 보기에는 뭔가 아쉽다. 감독, 출연진, 시놉시스, 스케일까지 영화 전체적으로 눈여겨 봐야할 부분들이 너무도 많다.

시인이기도 한 유하 감독은 ‘결혼은 미친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등의 전작에서 숱한 화제를 뿌리며 현재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대표적인 감독 중 한 사람이다.

특히 이번 ‘쌍화점’은 그가 처음으로 맡은 시대극이면서 또한 여태까지의 작품들 중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개봉에 앞서 미리 공개된 메이킹 필름이나 예고편 등에서 이미 뛰어난 완성도의 영상을 선보여 연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항할 한국영화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2006년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단순히 많은 인기를 얻는 꽃미남 스타에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 조인성과 그간 남성미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만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던 주진모의 연기대결,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서 엇갈린 로맨스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은 송지효의 연기까지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영화 ‘쌍화점’은 고려의 31대 왕인 공민왕과 그의 제위시절 존재한 특별관청 ‘자제위’에 얽힌 비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

특히 자제위는 공민왕의 개혁정치를 뒷받침하는 친왕 세력이었다는 설부터 궁중의 풍기문란을 조장한 주역이라는 가설까지 역사적으로 많은 논란과 호기심을 불러온 소재. 쌍화점은 공민왕과 자제위들 간의 관계 속에 숨겨진 역사적 공백을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재구성하여 완성한 운명의 대서사극이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화제의 영화 ‘쌍화점’. 알려지지 않은 격정의 역사의 현장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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