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경제적 효과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열기가 뜨겁다. 그런데 올림픽 열기보다 더 뜨거운 것이 있으니 바로 올림픽 뒤에 감춰진 경제 효과다. 개최국 중국은 막대한 돈을 들여 올림픽 효과를 노리고 있다. 올림픽에 참여한 기업들은 선수들의 메달경쟁 못지않게 뜨거운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인의 화합을 다지는 올림픽 이면에 숨겨진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살펴본다.

가장 비싼 축제, 올림픽
베이징 올림픽은 역대 올림픽중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은 대회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장과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총 400억달러(42조원)을 투자했다. 기존의 올림픽과도 비교할수 없는 수준이고 4년후에 열리는 2012년 런던올림픽과도 비교할수 없는 엄청난 돈을 투자했다. 올림픽 개최는 해당국에 커다란 경제효과를 안겨준다는 게 통념이다. 경기장 및 도로건설에 따른 고용유발이나 관광 수입 등 눈에 보이는 효과뿐 아니라 개최국 대외이미지 개선, 국제적 행사 개최 경험과 같은 무형의 효과까지 챙길 수 있다.
실제로 1988년 개최된 서울올림픽은 대회 기간 30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다녀갔고 방영권 수입도 4억만달러에 달했다. 한국은 올림픽 개최로 총 26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고 직간접적인 고용효과도 33만6000명에 달했다.
일본도 지난 64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통해 패전의 어려움을 딛고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다. 일본은 당시 건설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신칸센 등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했다. 소니·캐논 같은 일본 IT 기업들도 올림픽 마케팅을 통해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상업주의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은 35억달러,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65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번 베이징올림픽 개최로 사상 최대인 300억~70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림픽이 중국 경제 구조의 선진화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린시안펑 중국 국가체육총부 정보센터 부부장은 “올림픽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71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올림픽 개최로 내수가 살아나 매년 0.3%씩. 향후 10년 동안 7~8%에 이르는 경제 성장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꽤 구체적이다. 이 정도 성장률이라면 중국이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우뚝 설 날도 멀지 않다. 중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실질적으로 얻고자 하는 ‘올림픽 효과’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례 없는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중국은 과도한 투자로 인해 반대급부의 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올림픽 개최국들이 대회가 끝난 후 경기 하락을 겪는 일명 ‘계곡 효과(Valley Effect)’를 겪었다. 한국 역시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10%대에 육박하던 경제 성장률이 이듬해 6%대로 하락한 바 있다. 바르셀로나. 시드니. 아테네 등도 올림픽이 열리는 해 반짝 상승세를 타다 거품이 꺼지듯 순식간에 상승폭이 둔화되는 경험을 했다. 실제로 올림픽 개막식이었던 지난 8월 8일 중국 증시는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계곡효과가 이미 시작됐다는 방증일 수 있어 중국 정부를 크게 긴장시켰다. 

성공한 올림픽과 실패한 올림픽
올림픽의 상업화가 진행된 후 올림픽의 성공과 실패는 돈을 얼마나 버느냐로 구분지어졌다. 최초의 ‘상업 올림픽’으로 불리는 23회 LA 하계올림픽은 연방정부의 지원 없이 순수하게 2억 달러의 흑자를 내 현재까지도 가장 성공한 대회로 꼽히고 있다. LA올림픽의 성공에는 대회 조직위원장 피터 위버로스의 혜안이 크게 작용했다. 위버로스는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큰 경기장이 아니다. 문제는 경기장에 몇 대의 TV를 설치할 수 있는 가다”라며 올림픽 마케팅에 변화를 가져왔다. 위버로스가 불러온 가장 큰 변화는 과거 수백 개에 달하던 스폰서 기업을 102개로 대폭 줄인 점이다. 스폰서가 소수정예화 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올림픽 관련 권리를 주는 대신 더 많은 후원금을 거둬들였다. 이밖에도 위버로스는 중계권료를 대폭 인상했고, 대회 마스코트와 로고의 상품화에도 성공했다. 미국 언론들이 LA올림픽의 흑자를 ‘위버로스의 매직’이라고 부를 만큼 대성공이었다.
올림픽 마케팅의 걸음마 시기였던 84년과 현재를 비교하긴 무리다. 그러나 중국은 당시 LA 올림픽이 시도한 마케팅 전략을 그대로 승계해 지금 베이징에서 상업 올림픽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모든 올림픽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년 사이에 열린 올림픽 중 성공한 대회보다 실패한 대회가 훨씬 많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미국 스포츠비즈니스가 베이징올림픽 개막에 맞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림픽을 통해 빚더미에 앉은 개최국들은 숱하다. 역대 올림픽에서 최악의 적자를 본 대회를 꼽으라면 단연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다. 대회가 열리기 6년 전 올림픽을 유치한 몬트리올 시는 대규모 흑자를 자신했다. 그러나 결과는 수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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