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self-esteem)은 스스로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인생의 파도와 역경에 맞서 이겨낼 수 있는 자신의 능력과 힘을 믿으며,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삶의 과정에서 사회적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일종의 자기 확신이다.

자존감, 지나치면 독이 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여길 뿐만 아니라, 자신을 개방하는 정도가 커 다른 사람들과도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학교나 직장에서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더불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수행능력이 높은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하면 성적이 좋고 일을 잘하는 것이다. 자신을 지탱해주는 감정의 심지가 굳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험담이나 비난, 불가피한 실수나 실패를 경험해도 무너지지 않고 초지일관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에 대하여 자존심(pride)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보고 평가하느냐와 관련된다. 따라서 자존심이 높은 사람은 남에게 잘 보이고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애쓴다. 그러니까 자존감의 주체는 자기인 반면, 자존심의 주체는 다른 사람이다. 따라서 자존심을 내세우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하여 신경을 많이 쓰며, 다른 사람들의 평가기준에 맞추기 위해 애를 쓴다. 다시 말하면 자존심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의 눈을 의식하면서 거기에 맞도록 행동을 한다. 따라서 삶 자체가 매우 피곤하다.

자존감이 높은 것은 좋을 일이라고는 하나 그것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자존감이 지나쳐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을 더 높이 평가하면 문제가 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더 뛰어난 존재라고 느끼며, 자신이 특별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자존감이 아니라 독선이고 자만심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예나 지금이나 진리이다.

균형잡히고 건강한 자존감 길러야

와는 대조적으로, 지나치게 자존감이 낮은 것도 큰 문제이다. 이런 경우 자신의 아이디어나 업적을 낮게 평가하고, 자신의 장점보다 약점이나 못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남들이 더 능력이 뛰어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과공비례(過恭非禮)라 했다. 지나치게 자신을 낮추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건강하고 바람직한 자존감은 양극단을 피하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말로 하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중용의 도를 지키는 것이다. 그러면 균형 잡힌 자존감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존감을 기를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명언처럼 너 자신을 알라가 자존감을 기르기 위한 첫 단추이다. 진실로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객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객관화란, 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쿨리(Charles H. Cooley)가 말한 거울자아이론(looking-glass self)에 잘 나타나 있다.

거울자아이론은 거울 속의 나를 보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나 나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모습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어린 시절에는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강다가 점차 사회화되어간다. 따라서 사회 속에서 타인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는 나의 거울이 된다. 그 거울을 통해 나의 외모, 성격, 태도, 행동, 실력, 습관, 장단점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이때 나의 장단점,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발전시켜야 할 점과 고쳐야 할 점등을 알게 된다.

긍정적 생각, 셀프칭찬·격려해줘야

내가 누구인가를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이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보는 시각에 따라 태도는 전혀 달라진다. 긍정적인 생각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자들에 의해 이미 학문적으로 수없이 증명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하버드 대학교 사회학 교수였던 로버트 머튼(Robert K. Merton) 박사의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이론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하면 정말 그렇게 된다는 원리이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해주기이다. 해 아래 완벽한 인간은 없다.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도 할 수 있다. 이때 자신을 비하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잘한 점이나 좋은 성과를 올린 점은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해주라는 것이다. 가령 시험을 잘 치러 좋은 점수를 받았을 때 시험이 쉬워서 점수가 좋았다고 자신의 노력과 성과를 폄하할 것이 아니라 그런 훌륭한 성과를 낸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스스로 칭찬해 주라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하는데 마케팅 성과가 좋았다면 역시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칭찬해주라는 것이다. 경기가 좋았다거나 운이 좋았다는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돌려버릴 게 아니라, “역시 실력을 기르고 열심히 노력하니 되는구나!”라고 자신의 수고와 실력을 스스로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건전한 자존감을 갖게 된다.

조직의 리더나 부모 또는 교사 등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긍정적인 피드백이 건전한 자존감을 키우는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질책이나 꾸중 등과 같은, 사랑이 결핍된 냉혹한 피드백은 자존감이 결핍된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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