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예술작품과의 콜라보 확산

리바트 아트앤디자인프로젝트
리바트 아트앤디자인프로젝트

상품과 예술이 만나서 예술을 입은 상품들이 탄생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상품에 입히거나 예술가와 협업을 통해 상품을 탄생시키는 등 예술작품을 모티브로 해 제작하는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서 먹고, 쓰고, 마시는 데에서 더 나아가 보는 즐거움을 소비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는 더 많은 판매 수익을 내고 있으며, 이 판매 수익이 기부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예술과 협업한 상품 잇따라 선보여

롯데칠성음료는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간송재단이 보유한 미술품과의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첫 번째로 한글날(109)을 앞두고 국보 제294백자초충문병이미지를 라벨에 입힌 주류 제품인 마주앙 스페셜 2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 협업 제품을 직영 와인샵 오비노미오와 주요 백화점 등을 통해 2400명 한정 판매한다.이 밖에도 롯데칠성음료는 비슷한 콘셉트의 청주 제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우리 문화재 수집·보전에 전 재산을 털어 넣은 간송 전형필 선생의 유지를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런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최근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소장 컬렉션 일부가 경매에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국내 문화재단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협업이기 때문에 롯데칠성음료의 협업 제품 출시가 더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상품에 예술을 접목하는 시도는 가구업계에서 먼저 시작됐다. 앞서 지난 8월 현대그룹의 가구 브랜드 현대리바트는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한 디자인 가구를 대거 선보였다. ‘아트앤디자인프로젝트 2022’로 이름 붙인 이 프로젝트는 영국을 비롯해 폴란드·우크라이나·스페인·핀란드·스위스 등 해외에서 영향력 있는 글로벌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7명이 참여해 소파·침대·테이블 등 아티스트별 가구 컬렉션 총 22종을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컬렉션은 영국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유니버설 에브리띵과 협업한 퍼니처 인 모션이다. 국내 브랜드 가구 최초로 미디어 아트를 가구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며,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렌티큘러 렌즈를 활용해 전력 공급 없이도 가구 전면에 입혀진 미디어 아트 작품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제작되었다.

엘지(LG)생활건강은 자사 기능성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론칭 5주년을 기념해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을 담은 닥터그루트 애딕트 키스에디션 찬란한 절정 319일 출시했다. 세계적 명화인 클림트의 키스를 생활용품 샴푸·컨디셔너·트리트먼트에 담아 특별함과 새로움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엘지생활건강은 26일까지 진행되는 키스에디션 사전 예약 판매 기간 발생하는 수익금의 7%를 현물로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엘지생활건강 관계자는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등 응원하는 기부처를 선택해 기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과 건물에 예술을 입히기도

성남산업진흥원은 2018년부터 성남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제품에 예술적 감성을 넣은 아트 콜라보를 진행해오고 있다.

전라북도 역시 예술과 상품이 만난 아트상품을 통해 출시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전주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도내 예술가들과 협업해 만든 아트상품 43종을 전시하기도 했다. 건물에도 예술이 입혀졌다. 롯데건설은 서울 용산구에 지어진 청년주택용산 원효 루미니에 아티스트275c의 예술작품을 건물 외벽에 입혔다. 275c는 팝아트와 레트로 감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MZ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비주얼 아티스트다. 그는 작품에 대해 건물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삶의 균형에 대한 고찰이라는 작품을 완성했으며, 각자의 다양한 취향, 꿈꾸던 이상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시각화 해 감각적이고 활기찬 모습을 묘사했다고 말했다.

상품의 희소성 구매욕 불러 일으켜

오늘날 우리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아트상품의 근원지는 전시를 개최하는 미술관의 아트숍이다. 아트숍에는 전시 도록 외에 전시장에 소개된 예술가의 작품이 새겨진 에코백, 쿠션, 포스터, 책받침 등이 있다. 고객은 전시를 보고 난 후, 작품에 대한 여운을 아트상품을 통해 재차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왜 예술을 마케팅 전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일까?

먼저, 상품에 대한 희소성 때문이다. 소비자는 전시가 끝나면 다시는 아트숍에서 관련 상품을 살 수 없다. 그리고 아트숍도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소비자는 전시 기간에 아트상품을 사고 싶다면 다시 전시장으로 와야 한다. 따라서, 상품의 가격이 비싸도 아트숍에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일상생활 제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작품을 볼 수 있어 소비자의 심미성도 충족되고, 자신의 문화인이라는 것도 SNS를 통해 자랑할 수 있다. , 오늘날 예술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주는 수단이 된 것이고 기업은 이러한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아트상품은 기존의 완성된 디자인에 새로운 디자인을 첨가하여 독특한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라며 이러한 전략은 기존의 아트상품의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개성을 중요시하는 현대사회의 소비자의 심미성을 극대화하는 차별화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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