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라이브커머스’에 진심이다. 그 동안 유통업계는 신성장동력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주목해 왔다. 이에 따라 영역을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현재 유통업계는 이커머스 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까지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한 판매를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기존의 온라인 채널, 홈쇼핑까지도 라이브커머스 판매를 더욱 확대하는 추세다. 또한 제조사들 역시 자체적인 유통망으로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명품’을 라이브커머스로 사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들은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 명품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다양한 명품들을 실시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롯데온은 명품 전용 라이브방송 ‘럭셔리 톡(Talk)파원’을 시작한다. 롯데온이 명품전문관 ‘온앤더럭셔리’ 오픈에 맞춰 새롭게 선보이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할 뿐 아니라 명품 관련 트렌드와 상황에 어울리는 명품을 설명하는 등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다.

11번가도 중고명품 플랫폼 ‘구구스’와 협업해 고가 명품 라이브방송을 선보였다. 방송에는 2100만원대 에르메스 아웃스티치 켈리백, 400만원대 샤넬 트위드 재킷, 1700만원대 롤렉스 다이아 콤비 시계 등 초고가 명품 15점을 판매했다. 국내 매장에서도 구하기 힘든 명품이어서 명품족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CJ온스타일은 지난 9월 명품 전문 라이브커머스 ‘머스트잇 라이브’ 첫 방송을 진행했다. CJ온스타일은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과 손잡고 월 1회 머스트잇 라이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조회수 3만 900회에 매출은 1억 1000만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의 티커머스 계열사인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명품은 아니지만, 신세계 백화점 판매 상품만을 모아 방송하는 ‘신세계나이트라이브’를 론칭하기도 했다. 제품소싱에 강점이 있는 백화점 계열사 시너지를 살려 라이브방송에 활용한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과 관련해선 ‘가품’ 논란이 이어지며 신뢰도가 떨어지는 사례도 있지만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해 라방으로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며 “객단가가 높은 명품은 온라인쇼핑몰 매출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 한동안 업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홈쇼핑 업계, 라이브커머스로 활로 모색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매출이 감소한 홈쇼핑 역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TV홈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MZ세대를 새로 유입시키고, TV 판매 전 시장 조사 창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TV홈쇼핑사 매출 중 방송 매출액 비중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업계의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 매출액 비율은 2017년 63.7% 수준에서 매년 1∼4.1%씩 하락해 지난해 51.4%를 나타냈다.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을 통한 매출 비중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TV홈쇼핑의 전통 고객층이 아닌 MZ세대를 유입시키기 위해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이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지난 8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김씨네 과일가게’ 티셔츠 방송을 진행했는데 방송 시작 15분 만에 준비 물량 4700장이 완판됐다. 주문 고객의 72%가 10, 20대였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TV 방송과 달리 모바일 앱 라이브커머스에서는 동시에 여러 방송을 송출할 수 있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도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전국 지역 축제 현장에서 지역 특산물 등을 소개하는 라이브커머스 ‘쇼라트럭’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 TV홈쇼핑의 틀에서 벗어나 현장 상인, 방문객과의 인터뷰 등 축제 현장을 전하고 여행 코스를 소개하는 등 TV 예능 프로그램 느낌을 살려 제작한다. 지난달에는 충북 괴산의 ‘세계 유기농 엑스포’에서 방송했고, 이번 달부터는 충남 ‘공주·부여 백제문화제’와 강원 ‘강릉 커피축제’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GS샵은 최근 자사 라이브커머스 ‘샤피라이브’에서 ‘에코벡스 T10 로봇청소기’를 먼저 판매한 뒤 TV 방송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김민수 GS샵 가전팀MD는 “100만 원대 고가인 데다 앱을 별도로 조작해야 하는 상품이라 TV홈쇼핑의 주 고객층인 4050세대가 구매할지 확신이 없었다”며 “라이브커머스에서 10대 정도가 판매되는 것을 보고 TV홈쇼핑에도 선보였는데 현재까지 약 500대가 판매되는 등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골프레슨에서 랜선여행까지

홈쇼핑 업계는 라이브커머스부문과 라이프스타일, 엔터테인먼트 연계 미디어커머스를 기획하는 미디어사업부문으로 조직을 확대하고 세분화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 서비스 전략 등을 해당 부문들에서 전담하며 모바일TV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골프, 아트테크, 랜선여행 등 최신 유행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연이어 선보이며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1월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골프족이 증가함에 따라 ‘골린이의 싱글 성장 프로젝트’를 콘셉트로, 예능형 골프 콘텐츠 ‘위드 정길환 골프’를 업계 최초로 론칭했다.

세계 골프레슨의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PGA(미국프로골프협회)의 지도자 자격증 '클래스 A' 멤버십을 보유한 정길환 프로가 직접 출연해 게스트들의 수준 진단과 눈높이에 맞춘 전문적인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 20만 회를 넘어서며 전문성과 재미를 모두 갖춘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9월 17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랜선여행이 새로운 여행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겨냥해 국내 유명 여행지를 직접 방문해 현장에서 체험 상품, 먹거리 등을 판매하는 ‘더 힐링 라이브’를 선보였다. 쇼호스트가 현지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며 상품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첫 방송은 강원도 춘천에서 원데이 특집으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