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브랜드 론칭, 줄줄이 도전장

장기적인 코로나19 여파가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며 빵식이 대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몸집을 불리는 베이커리 시장을 잡기 위해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전략을 내세워 줄줄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조7319억 원이던 국내 베이커리 시장은 지난해 4조2812억 원으로 늘었다. 향후 2023년에는 4조5374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도 ‘빵 및 떡류’의 가계당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2019년 2만2000원에서 작년 2만5000원으로 10% 늘어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만6000원을 기록했다.

유통업계는 베이커리 시장이 새로운 매출 창출이 가능한 블루오션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신규브랜드 론칭 등으로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세우며 전문 베이커리 업체들과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 프리미엄 전략으로 다크호스로 부상

베이커리 시장에 가장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곳은 바로 편의점이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유통채널 중 하나인 편의점은 신규 브랜드를 내놓고 베이커리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기존의 브랜드 외에 신규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를 내놓으면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올해 초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 THE FRESH(GS더프레시)가 새로운 빵 브랜드 ‘BREADIQUE (브레디크)’를 선보였다. 이어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프리미엄 브랜드 ‘브레다움’을 론칭하고, 곡물을 넣어 만든 건강식빵 등 4종의 상품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연내 총 20여종의 브레다움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였고, CU는 6월 고품질의 자체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뺑 드 프랑(Pain de franc)’을 론칭했다.

이같은 시도는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디크’를 론칭한 GS25는 5월까지 누적 판매량 750만개를 기록했고, CU도 ‘뺑 드 프랑’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전용 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8% 상승했다. 6월 36.2%, 7월 49.2%, 8월 52.3%로 매월 매출 상승폭을 확대하는 추세다.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 업체간 베이커리 경쟁이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레 편의점의 빵 브랜드의 고급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문 베이커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품질과 구성으로 향후 베이커리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며 “일례로 일본 편의점 시장의 경우도 제품의 질과 다양한 구성 등 프리미엄 전략으로 전체 베이커리 시장에서 적지 않은 포션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이커머스 역시 베이커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빵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명 ‘빵지순례 리스트’의 유명 빵집들을 입점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신규 점포 오픈이나 리모델링에 유명 빵집 입점은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빵지순례’ 리스트에 손꼽히는 삼성동 ‘르뱅룰즈’를 강남점 지하 1층에 유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천연발효 베이커리 전문점 ‘여섯시오븐’의 본점과 잠실점 매장을 ‘블랑제리11-17’로 유명한 윤문주 셰프에 맡겼다.

대형마트도 자체 베이커리 품질 강화에 나섰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서 유일하게 베이커리 100% 직영 공장을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2008년부터 운영한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몽블랑제’ 사업 규모를 올해부터 더욱 확장하고 나섰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몽블랑제 제품을 판매를 넘어 지난 6월부터는 온라인몰에 몽블랑제 전용관을 만들어 온라인 판매 채널을 추가했다.

이외에도 매달 이달의 빵을 선정하고, 몽블랑제 빵을 활용한 요리 레시피를 제안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이커머스 업계는 새벽배송 등 배송차별화를 통해 베이커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SG닷컴은 시간 지정대 배송 쓱배송으로 ‘새벽빵’ 배송 서비스 시범운영에 나선다. 이마트 베이커리 코너에서 매일 아침 7시부터 총 10종의 새벽빵을 직접 생산해 오전 9시부터 배송에 나선다. 이미 SSG닷컴은 2019년 12월 김포에 세 번째 온라인 스토어 ‘네오(NE.O)’를 열며 베이킹센터를 만들고 직접 빵을 생산해 새벽배송으로 판매해왔다.

기존 베이커리 업계, 협업·특화상품으로 맞불

편의점, 백화점, 마트 등 유통기업들의 베이커리 시장 공략에 기존 베이커리 업계는 다소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이에 여러 협업을 통해 이색 상품을 개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방어 태세에 돌입한 상태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교촌과 어몽어스, 디즈니와 협업해 신상품을 내놓고, 최근에는 ‘카레부부’ 김재우·조유리 부부와 협업해 ‘요술카레빵’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품목 확대에 나섰다. 최근 배달 매출이 3배 이상 치솟자 주문 앱 요기요와 협업해 할인 행사도 열었다.

SPC삼립의 파리바게뜨는 지난 6월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 델리(deli) 제품군을 아우르는 브랜드 ‘델리셔스’를 론칭했다. ‘식빵 언니’로 유명한 배구 레전드 김연경 선수를 모델로 선정하는 등 재미 요소를 부각한 마케팅을 통해 제품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민초반 쿠키반’ 케이크와 ‘팔도비빔빵’, 풍기 인삼 케이크’, ‘가평맛남샌드’, 무안양파빵’ 등 지역 특산물이나 기존의 제품과 협업을 한 이색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베이커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정부의 출점 제한 때문에 매장을 더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수만개에 달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들이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를 통해 시장진출 꾀하는 것이 당혹스럽다”라며 “하지만 베이커리 전문 업체로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보다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사장 내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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