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요즘 어수선하다. 남양유업에 이어 GS25가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려 했기 때문이다. 신뢰, 공정, 투명성을 잃었다.
유통가에서는 이제 호환마마(虎患媽媽)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소비자’라는 말이 나온다. 그야말로 유통업계의 일거수일투족이 소비자들의 눈을 피할 수 없는 시대다. 
이번 사태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자면 기업들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눈을 살짝 가린 채 ‘보여주기식’의 쇼를 하고, “이렇게 해도 모를걸?”하며 부적절한 이미지와 문구를 사용해 광고를 한 기업들의 죗값인 셈이다.
흔히들 ‘네티즌 수사대’라는 말을 자주 언급한다. 경찰, 검찰이 해결하지 못하는 단서도 방대한 정보를 접하고 서로 교류하는 네티즌들이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번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나 GS25의 남혐 논란 역시 ‘소비자 수사대’에 의해 불거졌다. 소비자를 쉽게 본 기업들에게 불어 닥친 후폭풍은 상상 이상이었다. 막대한 매출 손실은 물론 오너 마저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소비자들의 응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불매운동은 사방으로 번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 지금의 소비자들의 힘이자 무서움이란 것을 유통가는 다시 한번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사례들은 과거에도 수없이 많았다. 작고, 큰 과장을 섞어 여론을 조성하거나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사례들을 찾아보자면 사례는 넘쳐난다.
그래도 조용히 수습이 되거나 논란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의 소비자 역시 감성적인 면이 많았다. 그래서 작은 실수는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는 다르다. 
가치소비를 최우선으로 따지는 MZ세대가 이제는 소비계층의 주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가치를 위해서 고가의 제품을 선뜻 구매하지만, 가치에 어긋한 제품은 불매운동을 벌이는 세대가 바로 MZ세대이다. 이들은 가장 강력한 충성도를 가진 소비자이면서도 반대로 가장 똑똑하고 무서운 소비자다. 기업의 ‘눈가리고 아웅’을 받아주지 않는 냉철한 소비자임을 유통가는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이번 일련의 사태를 통해 유통업계는 MZ세대 소비층에 대해서 다시한번 각성하는 기회가 됐으리라 생각한다. 가치소비를 꿈꾸는 가장 감성적인 소비자이기 전에 공정, 정직, 투명성을 최우선하는 소비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온라인 유통, 오프라인 유통, 직판 유통 할 것 없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의 결과는 이제 불보듯 뻔한 시대이다. 기업을 위한 소비자는 없다. 소비자를 위한 기업만이 살아 남고 충성도 높은 MZ세대의 소비자를 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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