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상장… 네이버-SSG닷컴 연합전선 구

유통가에 연일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이 화제다 지난 3월 11일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쿠팡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기대반 우려반 속에서 첫 거래를 시작해 성공적으로 장을 마감했다. 첫 거래일 공모가인 35달러에서 40.71%(14.25달러) 오른 49.25달러로 거래가 마감됐다. 이는 올해 미국 IPO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장 시작과 함께 63.50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쿠팡은 이날 결국 49.25달러에 마감했다. 장 시작가에서 떨어진 금액이지만 공모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성공적인 첫 거래일을 보냈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100조 기업…5조원 자금조달

49.25달러로 마감하면서 시가총액은 무려 886억5천만 달러로 한화로 약 100조원에 이른다.

쿠팡은 공모가를 35달러로 책정했다. 당초 예상치인 32~34달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다. 이날 쿠팡은 첫 거래를 시작하자마자 주가가 80% 폭등하면서 시초가 63.50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조금씩 하락하면서 결국 49.25달러로 뉴욕증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상장 후 9거래일째인 지난 19일(현재시각)의 주가가 43.89달러로 조금 떨어진 상태지만, 일부 직원들의 보호예수 해제 등의 이슈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의 이번 IPO는 올해 뉴욕증시 최대 규모다. 또 시간을 과거로 확대하더라도 2019년 우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쿠팡은 이번 IPO를 통해 45억5천만달러(약 5조2천억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을 통해 국내시장에서 더 많은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며 보다 과감한 시장전략 구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쿠팡의 성공적 뉴욕증시 상장은 국내 유통기업들의 미국증시 상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몸집을 불리고 자금 실탄을 장전한 쿠팡과의 경쟁을 위한 국내 유통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5조 실탄 쿠팡 vs 네이버-신세계 연합

이번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에 가장 예민한 곳은 바로 네이버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2020년 거래액 기준 16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중 네이버와 쿠팡이 각각 17%와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12%의 이베이코리아가 뒤따르고 있다.

이번 쿠팡의 상장으로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크게 3파전의 양상이 예상된다. ‘네이버와 신세계’ , ‘쿠팡과 해외자본’, ‘11번가와 아마존’이 큰 축을 이루며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지분 맞교환을 통한 소위 ‘동맹’을 맺었다. 상장으로 5조원의 실탄을 확보한 쿠팡에 맞서기 위해 ‘반(反) 쿠팡’ 연대라는 해석이다.

지난달 16일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갖고,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약식에는 신세계그룹 측에선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차정호 신세계 대표가, 네이버 측에선 한성숙 대표와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은 서로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보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네이버의 검색 및 온라인 플랫폼 관련 기술과 빅데이터 등을 지원받고 네이버는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이마트 등의 상품과 오프라인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다.

양측이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받던 부분에 대한 보완을 통해 큰 시너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네이버와 협력관계인 CJ대한통운까지 합쳐서 3자 연합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5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쿠팡이지만, 파워게임의 가장 우위에 있는 그룹은 네이버와 신세계쪽이라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쿠팡을 견제하겠다는 양측의 뜻이 확고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통적인 유통대기업으로서의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신세계와 이커머스 1위 기업인 네이버의 영향력이 합쳐지기 때문이다.

마켓컬리 연내 국내 또는 미국 증시 상장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은 여러 유통기업들의 미 증시 상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쿠팡에 자극받은 마켓컬리가 연내 증시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쿠팡이 미국 상장으로 자금 실탄을 확보하고, 네이버와 SSG닷컴이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생존하기 위해 추가 자금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에 따르면 김슬아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마켓컬리 측은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되 아직 국내와 미국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증권가와 유통가에서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이 더 유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마켓컬리가 약 8억8000만 달러(약 1조원)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5년 문을 연 마켓컬리는 국내 ‘새벽배송 서비스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다. ’샛별배송‘으로 불리는 새벽배송과 다른 곳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독점 ’프리미엄‘ 상품으로 젊은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탄 마켓컬리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며 신선식품 분야에서 국내 주요 유통업체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2015년 29억원 수준이었던 연매출은 2019년에 4289억원으로 급증했다. 적자도 매년 늘어나 2019년 순손실 975억원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이달 현재 7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문을 연 김포 물류센터를 포함 총 4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쿠팡의 성공적인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국내 증시시장보다 오히려 기업가치를 더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향후 미 증시 상장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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