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공감 스토리텔링 ‘콘텐츠’ 인기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달래기 위한 백화점들의 다양한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백화점들의 온라인 상품 홍보 전략은 단순한 상품 나열이나 할인행사 소개 수준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감성 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

상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아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이 소비자 이목을 더 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모바일 앱에서 월별, 계절별로 어울리는 영화, 도서, 상품을 소개하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도입했다.

가령 신세계백화점 앱에 접속하면 첫 화면에서 각각 ‘책 속에서 발견한 인생을 바꾸는 리추얼’과 ‘습관이 만들어낸 행복 영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반복된 의식이나 행동이 인생에 가져온 변화를 다룬 책과 영화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게 어울리거나 독자가 이 인물을 따라 해볼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한다. 집에서 즐기는 스파용품이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필름 카메라, 홈베이킹 용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이런 접근법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앱 개편 전 월평균 100만 명 수준이던 접속자는 작년 11월과 12월 모두 150만 명을 돌파했다.

연말에 어울리는 음식, 영화, 음악 콘텐츠를 소개했을 때는 전체 클릭 수 중 연말 음식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달하며 쇼핑 정보를 한데 모은 ‘핫 쇼핑 뉴스’(19%)를 제쳤다.

소비자 위로하는 ‘감성 공감 서비스’ 도입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신개념 ‘감성 공감 서비스’를 도입해서 운영중이다.

최근 백화점들은 단순한 상품과 서비스 판매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의 감정을 이해하고 케어해 심리적 만족감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혼자 쇼핑하고자하는 고객을 배려한 ‘혼쇼 서비스’, 앱으로 사전 예약을 하면 샵 매니저가 쇼핑을 도와주는 ’1 :1 상담 서비스’,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마음을 위로해주는 ‘감성 방송’ 을 진행한다.

‘혼쇼서비스’는 MZ세대 신입사원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매장 직원의 밀착 응대를 부담스러워하는 일명 ‘혼쇼족’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함이다. 안내데스크, 에스컬레이터 주변 등 고객 접점에 비치된 ‘혼쇼’ 스티커나 가방고리를 부착하면 혼자서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본점, 본점 영플라자, 잠실점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됐다.

‘디지털쇼퍼’는 MVG, VIP 등 우수고객이 롯데백화점 앱을 통해 1:1 쇼핑 도우미(컨시어지) 서비스를 사전 예약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콘텐츠다. 디지털 콘텐츠의 장점을 활용해 에비뉴엘 매거진 내 상품 상세 이미지와 가격, 색상, 소재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고, 관심 있는 브랜드의 상품에 대한 오프라인 매장 1:1 상담을 사전 예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감성 방송’은 일상에 대해 공감하고 위로하는 ‘고객 감동 프로젝트’다. 백화점은 흔히 상품을 구매하는 곳으로 인식되지만, 이러한 물질적 가치 충족에 공감과 위로라는 비물질적 가치 충족을 더했다.

오후 시간 두차례에 걸쳐 이뤄지는 이 방송은 실제 고객의 사연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칠순 잔치를 포기해야했던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마음, 뛰어나가 놀고 싶은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 등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이야기가 포함돼 있어 고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롯데백화점 마케팅 담당자는 “롯데백화점은 고객이 백화점에 들어선 순간부터 구매, 출차까지 모든 여정에서 느끼는 경험과 감정을 연구하고 있다”며, “일방향성 행사 홍보에서 벗어나,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져주는 ‘감성 공감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코로나19로 인해 어두어진 소비자들의 감성을 보다 밝게 만들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의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먼저 한발짝 다가가서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순한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아닌, 함께 소통하고 마을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감성 마케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식품관 투홈의 ‘새벽시장 리포트’

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부터 식품 전문 쇼핑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에 잡지 형식의 콘텐츠인 ‘새벽시장 리포트’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바이어들이 매일 새벽 4시 가락시장과 노량진 수산시장에 출근해 직접 검수한 신선식품 중 가장 품질이 좋은 상품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청과바이어는 “오늘 새벽에 측정한 대저 짭잘이 토마토 당도는 10.8브릭스(Brix)로 기준 당도 8브릭스를 뛰어넘는 달콤한 맛을 자랑한다”면서 “짭짤이는 대저 토마토 중에서 상위 상품에만 붙는 특별한 이름”이라는 식으로 설명을 올린다. 이렇게 올린 글을 읽은 소비자들은 청과바이어의 추천 글을 보고 상품을 선택하는 식이다.

현대백화점은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요리법이나 국내외 식문화 트렌드를 소개하는 ‘매거진’카테고리를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이처럼 바이어와 소비자의 소통을 통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소비심리를 높일 수 있다는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프로모션보다 프리미엄 상품을 프리미엄답게 소개해주길 원한다”며 “소비자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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