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구독 서비스’ 강화…지속적인 수익 보장과 함께 충성고객 확보 전략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업체들이 제품 개발이 아닌 구독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 소비자가 특정 기간 동안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원하는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해주는 ‘구독 서비스’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우유, 야쿠르트 등 전통적인 제품을 넘어 밀키트, 제과, 침대 매트리스까지 구독할 수 있는 제품군도 다양하다.

과자부터 매트리스까지 ‘풍성’

CJ제일제당, 롯데제과 등 식품업계는 자사몰 활용과 상품 차별화 등을 통해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자사몰 ‘CJ더마켓’의 프리미엄 멤버십 ‘더프라임’을 개편했다. 언택트 소비 확대로 온라인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이 지속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가입 장벽 완화와 구매혜택 확대, 독점 행사 강화 등 멤버십 회원들의 실질적인 혜택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더프라임’ 유료 멤버십은 자동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매월 회원비를 결제하는 불편함을 덜었으며, 첫 달 무료 체험 기회까지 제공한다. 고객의 선택 없이 정해진 상품을 제공하던 웰컴 기프트를 폐지하는 대신, 매월 3천원 할인 쿠폰을 제공해 가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회원 대상 독점 행사도 늘린다. 전용 할인 행사를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하고 대용량·묶음 상품, 전용 단량을 판매하는 이벤트도 격월로 진행한다. 더불어 신제품과 주요 제품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멤버십 회원 전용 체험단’을 운영하는 등 차별화된 혜택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공식 자사몰 ‘롯데스위트몰’을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상시 운영한다. 월간 과자는 작년 3차례 한정판으로 출시, 모두 완판을 기록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또 한정판으로만 선보였던 뉴트로 패키지 제품을 ‘햇님 상회’ 코너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지금 신상’ 코너를 통해 롯데제과의 다양한 신제품들을 한눈에 보고 구매할 수도 있다.

제빵업계도 구독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해 월간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뚜레쥬르 구독 서비스 상품은 프리미엄 식빵, 커피, 모닝세트 총 3종이다. 식빵 구독은 월 7900원으로 주 1회 프리미엄 식빵(생생 생크림 식빵, 통우유식빵, 고메버터식빵, 흑미찹쌀식빵) 1종을 수령할 수 있다. 커피 구독은 월 1만9900원으로 매일 아메리카노 1잔을 즐길 수 있다. 모닝세트는 월 4만9500원으로 커피와 샌드위치로 구성된 세트를 평일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월간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독권은 카페 아다지오 시그니처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는 ‘커피 구독권’과 12종의 포카챠·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 세트를 즐길 수 있는 ‘파리의 아침 구독권’ 등 2가지다. 가격은 각각 1만9800원, 4만8900원이다.

주류 구독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술담화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전통주와 안주로 구성한 구독 박스를 배송하고 배상면주가는 ‘홈술닷컴’을 운영하며 ‘월간홈술’이라는 이름의 주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독서비스의 영역은 매트리스와 침대, 소파 등 가구로도 확대되고 있다. 한샘이 가구 구독 서비스 사업을 개시한 것.

한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는 카카오톡 ‘한샘몰’ 채널에서 한샘의 구독 서비스 운영 상품을 확인하고, 모바일로 간편하게 원하는 상품 구독할 수 있다.

서비스 론칭에 맞춰 구독 서비스 전용 매트리스 브랜드 ‘EAZY8’도 선보였다. EAZY8 매트리스는 60개월 동안 월 9900원에 구독 가능한 일반 스프링 타입 EAZY8 LFK와 월 2만8900원 구독 포켓스프링 토퍼형 타입 EAZY8 토퍼형 포켓 2가지로 구성됐다.

한샘은 매트리스 구독 서비스를 시작으로 침대, 소파 등 품목군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고객과 기업 신뢰 장기적으로 유지돼야

이러한 구독 서비스는 이미 많은 소비자가 활발히 이용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시행한 식품 구독경제 이용실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량이 이미 식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구독경제가 지속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비자 이탈 방지를 위한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식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의 30% 이상이 3개월 이내에 구독을 취소했으며 간편식의 경우 6개월 내의 이탈률이 60~70%를 기록한 것. 구독 상품의 낮은 품질과 구성품에 대한 불만족, 정기결제 금액에 비해 낮은 가성비와 구독 초기에 비해 줄어드는 사용량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업체들이 그동안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반복 구매 비중이 높은 식음료를 대상으로 구독경제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면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만큼 고객과 기업의 장기적인 신뢰가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