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FA 4000개 점포 유치 경쟁…코로나발 실적 부진 점포 확대로 상쇄 전략

편의점 업계가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오는 4000여개 점포를 잡기 위한 쟁탈전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이 줄어든 편의점 업계가 신규출점을 통한 양적 성장을 꾀하는 것. 특히 편의점 근접 출점 자율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힘든 상황이라 타사 간판 뺏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코로나發 실적 부진, 점포 확대로 상쇄

편의점 본사들의 ‘간판 경쟁’이 뜨겁다. 편의점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기존 가맹점을 빼앗는 식의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수는 2014년 1161개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2974개, 2016년 3617개가 증가했다. 통상 본사와 5년 주기로 계약을 맺는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올해 재계약을 앞둔 점포는 4000여개로 추산된다.

지난해 편의점 업체들의 실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개학이 지연되고 재택근무가 계속되면서 학교·학원가 상권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622억원으로 전년보다 1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1813억원으로 전년보다 4% 늘었지만 순이익은 1227억원으로 18.9% 줄었다. 특히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55억원으로 동기 대비 20.2% 줄었다. 순이익도 262억원으로 23.6% 감소했다.

GS25도 비슷하다. GS리테일 편의점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22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6% 감소한 수치다. 다만 매출은 6조97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는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등 인구 밀집지역의 유동인구가 줄어든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매출은 1조727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6% 감소한 374억원에 그쳤다.

편의점 본사들은 이 같은 코로나발 실적부진을 점포 확대로 상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근접 출점 제한으로 사실상 신규 출점이 어렵기 때문에 타사 가맹점주를 유치하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간의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협약을 체결하면서 신규출점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에 재계약 시점의 편의점 점주를 대상으로 엄청난 물밑작업이 행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 점포 확보 위한 상생안 ‘다양’

편의점 본사들은 다양한 상생안을 전면에 내세워 신규 점포 확보에 나섰다. 먼저 CU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사업환경에서 가맹점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지원제도를 대폭 강화했다.

전국 점포를 대상으로 냉동·냉장보상보험과 생산물책임보험에 가입한다. 이에 대한 보험료는 전액 가맹본부가 부담한다. 냉동·냉장보상보험은 풍수해 등으로 인해 냉동·냉장집기의 전력 공급이 중단돼 상품 손실이 발생할 경우, 피해 금액을 실비로 보상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노무관리 솔루션을 위한 투자도 늘렸다. BGF리테일은 노무통합솔루션 앱(App) ‘퇴근해CU’를 전국 1만 5000여 점에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밖에도 ▲브랜드 광고 및 점포환경개선 비용 전액 본부 부담 ▲장기운영 장려금 지급 ▲상생 펀드 등 가맹점 운영 지원제도도 운영한다.

GS25는 수익부진·매출재난·자연재해 등 피해 점포를 적극 지원하고, 인프라 투자와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해 점포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익부진점 및 매출재난지역 매출 활성화 지원 ▲자연재해 피해 위로금 지원 ▲차별화 카테고리 지원 ▲모바일신분증 확인 서비스 운영 지원 ▲점포 운영 효율화 비용 지원 ▲뉴컨셉 점포 투자 증대 및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위한 투자 ▲플랫폼 비즈(사업) 강화 등 7대 지원책을 신설했다.

또한 매출이 오르고 있는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의 정기점검 서비스를 도입하고 장비 수리비를 지원한다. 모바일신분증 애플리케이션 이용료를 지원하고, 경영주들에게 프리미엄 노무 서비스도 도입한다. 아울러 배달과 택배, 자동발주 시스템, 지역화폐 시스템 등을 고도화해 편의점 운영 환경을 개선한다.

세븐일레븐은 점포 운영에 필요한 제반업무의 간소화 및 효율화를 통한 편의 증진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카운터에 있는 포스(POS)에서 모든 점포 관리 업무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 점포관리용 컴퓨터와 POS의 시스템 연동(일원화)을 통해 발주, 매출·재고 관리, 상품 조회, 각종 데이터 확인 등의 업무를 카운터에서 바로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도 도입한다. PDA 장비를 통한 관리업무의 디지털화로 상품 검품이나 재고관리가 정확하고 빨라지며 소요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그리고 배달, 라스트오더 등 온라인서비스 운용도 더욱 편리해진다.

이 밖에 심야 미운영 점포에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 모델을 적극 적용해 가맹점의 추가수익 창출 및 이익개선에 나서며, 사설 보안업체를 통한 점포 보안솔루션 프로그램도 마련해 가맹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마트24는 모든 가맹점에 재물·현금도난보험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이와 더불어 가맹점주 누구든 이용 가능한 법률·노무 자문 서비스를 신설, 임대차 관련법 등 점포 운영에 필요한 상담뿐 아니라 개인적인 법률·노무 자문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셀프계산대를 순차적으로 전점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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