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모여들며 성장세…2023년 시장규모 9조2000억 전망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대부분의 산업이 위축됐지만 오히려 코로나 특수를 누린 산업이 있다. 바로 ‘골프산업’이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골프에 젊은 세대가 모여들면서 관련 수요가 늘고 있는 것. 갓 골프에 입문한 젊은 골퍼를 뜻하는 ‘골린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에도 국내 골프산업은 활황

코로나19 여파로 실외스포츠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골프장 이용자 수와 활동인구가 증가하는 등 골프는 스포츠 및 산업적 가치가 확대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골프장 예약건수는 19만8000만 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7만5000건 대비 약 13.2% 증가했다. 특히 국내 코로나 19 영향이 본격화된 3월 이후 예약 건수 역시 동기준 전년대비 약 8.1% 증가하면서 골프 스포츠 활동이 활발한 모습이다.

특히 골프장을 포함한 골프 관련 장소의 방문객 수도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올 2월~9월 전국 이동데이터에 따르면 골프장, 스크린골프장 방문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 4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만 13세 이상 이구 중 1년 동안 골프장을 방문한 골프 활동인구는 지난 2017년 약 439만명에서 2019년 약 515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국내 골프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7000억원에서 2023년 9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골프여행 수요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발생하는 내수진작 경제적 효과가 최소 2조2000억원에서 최대 3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국 프로골퍼들의 활약으로 골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과 함께 여가시간이 증가하면서 생활체육 및 스포츠 활동으로써의 골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해외골프 활동인구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골프장 운영업은 타 스포츠 서비스업 생산 대비 코로나19 타격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 골프산업의 발전은 여행수지 개선 효과 및 고용, 건설, 유통 등 연관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지역경제와 내수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2030 골린이를 잡아라!

이처럼 골프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통업체들의 골프 매출도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일명 ‘골린이’로 불리는 2030 젊은 골퍼들이 앞다퉈 지갑을 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신세계 골프샵 매출을 살펴보면 39.7%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골프웨어 역시 같은 기간 30.2%로 두 자리 수 신장 중이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는 와중에도 고무적인 숫자다.

무엇보다 젊은 골퍼들의 의류 매출 신장률이 특히 두드러졌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골프웨어 매출을 분석해보니 30대 신장률이 21.1%로 가장 높았다. 특히 2030대 매출 신장률을 더하면 26.9%로, 4050대 신장률인 26.0%보다 0.9%포인트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4050의 스포츠로 여겨지던 골프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의류 편집숍 ‘S.tyle Golf’를 런칭하는 등 영 골퍼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대표 브랜드로는 프로 골퍼 출신 인플루언서 이수진 대표가 운영하는 ‘고엑스오’, 러블리한 골프웨어로 유명한 ‘제이제인’, 골프와 테니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캐주얼 라이프웨어 ‘클로브’, 프렌치 스타일의 섬세한 감성을 더한 ‘마이컬러이즈’ 등이 있다. 젊은 여성골퍼 타깃인 만큼 브랜드들의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여성 골프 티셔츠 5~12만원대, 골프 치마 7~12만원대이다. 이를 통해 오픈 한 달만에 목표 매출 대비 60%의 초과 달성하며 순항 중이며 향후에는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CJ ENM 오쇼핑은 PB ‘장 미쉘 바스키아’의 기능을 강화해 프리미엄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필드라인 제품은 골프 프로선수가 착용하고, 필드 테스트를 마쳤다. 경기에서 퍼포먼스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고기능성 제품이다. 그동안 TV채널 위주로 판매됐으나 필드라인 제품은 고객 니즈에 맞춰 출시한 다품목을 소량으로 제작해 CJ몰과 스타일온에어에서도 판매한다. 의류 업체들도 젊은 골퍼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LF는 지난달 2030 남녀 골퍼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 ‘더블 플래그’를 론칭하며 무신사에서 처음 공개했다. 스트릿 캐주얼 감성을 담아 맨투맨, 후드티 등 캐주얼 아이템에 골프웨어의 기능성과 디테일을 더했다.

닥스골프는 이번 가을·겨울 시즌부터 3040 젊은 골퍼를 위한 ‘닥스 런던’ 라인을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코오롱FnC는 지난 5월 골프 온라인 셀렉숍 ‘더 카트 골프’를 론칭하고, 지난달 젊은 골퍼를 타깃으로 한 자체제작 브랜드 ‘더 카트’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를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젊은 층의 유입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의 적극적인 투자는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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