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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을 선점하라” 불붙는 유통가 물류전쟁대대적 ‘풀필먼트 시스템’ 강화…기업간 합병·제휴도
  • 전진용 기자
  • 승인 2020.12.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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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만들어낸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사회가 유통가에도 빠르게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온라인 유통을 통한 쇼핑이 소비자들에게 보편화하고 확대되면서 기존 온라인 유통과 온라인 시스템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자연스레 배송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빠른 배송을 위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한 거점 물류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결국 물류의 승자가, 배송의 승자가 되고 곧 유통의 승자가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의 유통가는 그야말로 온라인 쇼핑 시장을 두고 모든 유통이 경쟁을 하는 구도다. 오프라인 유통을 이끌어 왔던 거대 유통사들과 기존의 온라인 유통, 그리고 새롭게 온라인 쇼핑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들까지 합세하면서 시장 경쟁을 더욱 복잡해지고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로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업간의 전략도 다양해지고 과감해지고 있다. 기업간 합병이나 제휴를 통한 시너지 창출로 한발 앞서나가겠다는 전략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온라인 쇼핑사업에 뛰어든 네이버와 CJ대한통운과의 제휴다.

이커머스 플랫폼 1위 기업과 물류시장 1위기업의 제휴인 만큼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네이버, CJ 손잡고 물류에 날개를 달다

이커머스 플랫폼 최대 기업인 네이버가 올해 온라인 쇼핑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분야가 바로 물류다.

이번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제휴는 기존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네이버에게는 단번에 경쟁우위에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날개를 다는 형국인 셈이다. 이번 양사의 동맹이 국내 온라인 쇼핑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CJ대한통운의 제휴는 배송과 물류 분야에 대한 엄청난 시너지가 계산에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6000억원 규모 주식을 교환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한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CJ 계열사와 포괄적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경우 이번 제휴를 통해 최대 약점으로 평가받아 왔던 물류분야에 큰 힘이 실릴 전망이다.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방식인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 결제액 규모는 20조9249억원으로 쿠팡(17조771억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는 12조5000억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 검색을 통해 가격비교가 장점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CJ대한통운의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택배 및 물류 인프라가 더해진다는 점에서 시장 내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이 부유하고 있는 곤지암 메기허브는 설계 단계부터 풀필먼트 서비스를 고려해 건설된 것으로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향후 활용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곤지암 메기하브는 2~4층이 국제규격 축구장 16개와 맞먹는 연면적 11만5500㎡ 규모의 대형 풀필먼트 센터로, 택배 허브터미널과 연동돼 언제든 주문 즉시 배송이 가능한 구조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 입장에서도 물류업체가 재고관리와 배송까지 모두 처리하기 때문에 상품 판매에만 전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LG생활건강, 애경 등이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네이버쇼핑과 CJ대한통운의 협력이 본격화되면 배송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는 당일배송을 넘어 새벽배송, 즉시배송 등 배송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단번에 전국구 물류망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현재 대부분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체 배송망 구축에 대규모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CJ대한통운 등 물류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이번 제휴를 통해 단번해 해결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거대한 플랫폼의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했던 물류 부분이 이번 CJ대한통운과의 제휴를 통해 많은 부분 해소되는 계기가 됐다”며 “CJ대한통운 뿐 아니라 몇몇 계열사와 제휴를 추진하는 만큼 단순한 협력 관계 이상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GS리테일·GS홈쇼핑의 합병, 결국은 물류

GS리테일·GS홈쇼핑은 지난 1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내년 7월 양사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양사는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의 결합을 통해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양사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GS홈쇼핑은 GS리테일로 합병되며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하루 거래 600만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커머스 기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개 편의점을 비롯해 수퍼마켓, 호텔 등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갖고 있고, GS홈쇼핑은 업계에서 모바일 비중이 가장 높아 양사 합병으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품 측면에서도 패션과 리빙, 건강 카테고리에 강한 홈쇼핑과 신선식품에 강점을 가진 편의점, 슈퍼마켓 사업은 상호 보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GS리테일이 1400만명, GS홈쇼핑이 1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합병 시 중복 고객을 제외하고도 약 2600만명으로 고객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채널 인프라와 고객 규모를 감안하면 롯데온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한한 롯데와 쓱(SSG)닷컴을 앞세운 신세계에 이어 초대형 온라인 유통공룡이 하나 더 탄생하는 셈이다.

GS홈쇼핑이 GS리테일과 합병해 얻게 될 시너지 효과 중 가장 중요한 분야가 물류다. 편의점을 배송 및 반품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편의점을 라스트마일(최대한 가까운 곳)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GS그룹 관계자는 “홈쇼핑은 그동안 물건을 배송하고 반품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전국에 1만5000여 개에 달하는 GS25를 물류 거점으로 삼는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송혁명 꿈꾸는 롯데…마트 절반 물류센터로

오프라인 위주의 유통사에서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사로 탈바꿈한 롯데 역시 배송혁명을 위한 물류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롯데마트도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풀필먼트 시스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이는 대형마트에 자동화 포장 설비를 도입해 배송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이달 말까지 잠실점과 구리점을 배송 거점 매장 ‘세미다크스토어’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세미다크스토어는 배송 직전 단계인 ‘패킹’(포장)에 특화한 온·오프라인 융합 매장이다. 점포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배송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기존 ‘스마트 스토어’만으로는 매장의 배송 거점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세미다크스토어’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세미다크스토어는 스마트 스토어에 들어가는 투자비를 5분의 1 수준으로 절약하면서 거점을 빠르게 넓힐 수 있다.

롯데마트는 잠실점과 구리점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총 29개의 세미다크스토어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롯대마트 관계자는 “29개 대형마트가 세미다크스토어로 전환되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이 현재보다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롯데마트는 세미다크스토어 구축 사업과 함께 ‘새벽 배송’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서울 서부권과 경기도 일부에서만 서비스하는 새벽 배송을 오는 12월부터 서울, 부산 전체와 경기 남부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 유통에서 불붙는 물류경쟁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사에서 온·오프라인 유통사로 변모를 꾀하고 있는 롯데, 이마트, 홈플러스와 기존의 온라인 쇼핑 유통사들 역시 물류 경쟁력 확대를 통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141개 매장을 물류거점화 했으며 홈플러스 역시 전국 매장 140개를 물류거점화 한 상태다. 이마트는 월계점 등 기존 점포를 새 단장하면서 P·P(피킹&패킹)센터를 설치하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또한 ‘올라인’이란 개념으로 온·오프라인 통합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으로 혁신을 불러온 쿠팡은 택배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직고용, 주5일, 52시간 근무 등으로 택배사업의 새 표준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택배사업자 자격을 정부에 스스로 반납했었지만 이번에 다시 사업자 신청을 한 것이다. 언택트 소비를 통한 온라인 쇼핑의 확대로 택배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사업전환인 셈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확대를 위해 지난달 14일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택배사업이 시작되면 택배사의 배송기사도 기존 쿠팡친구(쿠친)와 동일한 근로조건이 적용된다. 기존 택배사들은 직고용이 아닌 지입제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쿠팡은 이미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수혈받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전국에 170여개에 달하는 물류시설을 구축한 상태다. 이번 택배사업을 통해 전국의 뮬류시설과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티몬, 마켓컬리 등도 도심과 가까운 외곽에 물류시설을 확대하며 물류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비대면 시대를 맞아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며 이커머스의 경쟁력은 물류와 배송에서 나온다”며 “따라서 오프라인에서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사로 변모한 유통대기업들이 기존의 온라인 유통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물류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태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진용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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