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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도 유통 ‘오프라인의 귀환’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12.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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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소매판매액은 부진했다. 전년에 비해 1%대의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약 479조원 규모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 오프라인 채널들이 일제히 부진했던 결과다.

시장에서는 내년은 다를 것으로 본다.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상황에 익숙해지다 보니 팬데믹 초기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근거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극도로 낮은 기저까지 감안할 때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온라인 채널보다는 오프라인 채널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한 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여파는 컸다. 증권가의 추산을 종합하면 롯데쇼핑, 이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 12개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5%, -70.3% 감소했다.

‘어렵다는 말로도 충분하지 않았던 한 해’라는 게 올해 유통가를 보는 일반적인 진단이다. 올해 유통가의 영업상황은 이례적이었다. 코로나19라는 변수는 시장과 유통업계의 예상을 넘어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은 외출 수요 자체를 급감시켰다. 유통매장들이 방역을 이유로 종종 멈춰 섰다. 면세점의 경우는 더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졌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없었다.

주영훈 연구원은 “외부 활동이 제한됐기 때문에 관련된 카테고리들은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며 “소비지출전망 CSI를 살면 여행비, 의류비, 외식비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이겠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유통 업종 최대 변수는 코로나19였다”며 “올해 9월 누계 자동차 및 연료 소매를 제외한 국내 소매 판매액은 274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올해 국내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하는데 그친 479조원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합의된 관측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부진했던 채널은 백화점, 면세점이다. 백화점의 경우 다중 이용시설 기피 현상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면세점은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 피해가 컸다.

매출액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편의점도 부진했다. 오프라인 매장 중 유일하게 출점 수요가 뒷받침되는 채널인데, 신규 출점을 더한 산업 매출액이 거의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나마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상황이 개선되었다고까지 보는 분석도 있다.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식품 구매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채널은 e커머스였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라는 소비 트렌드 변화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현상이긴 하다. 올해에 속도가 더 빨라졌다. 올해 e커머스 시장의 매출 증가폭은 다른 모든 유통채널들을 합산한 것보다 월등히 규모가 크다는 진단이다.

내년은 다르다…기저효과의 역습

시장에서는 내년 주요 상장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도 코로나19의 영향권에 있겠지만 최소한 올해에 비해서 나빠질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다.

올해 유통업체 12개사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9년도 대비 각각 -4.5%, -70.3% 감소했다. 내년에도 지속될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유통업의 어려움을 감안해도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내년은 다르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유통 채널 중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컸던 백화점과 편의점의 실적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면세점의 경우 국가 간의 이동이 회복돼 하는 만큼 영업여건 개선의 폭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보따리상 매출 회복으로 올해 대비 개선이 가능해 보인다는 예상이 보태졌다.

백화점, 하락만큼 ‘빠른 반전’

백화점은 면세점을 제외하고는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유통채널이다.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던 올해 3월 백화점 매출액은 무려 40.3%나 감소했다.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하락폭이다. 물론 개별 백화점 업체마다 기존점신장률에는 일부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양호한 신세계백화점조차도 -28.7% 수준의 매출액 역성장이 불가피했다. 백화점 채널 부진의 원인은 구매건수가 급격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 수 자체가 절반 가깝게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다만, 백화점의 부진은 방문을 하지 못해서 일시적으로 생긴 현상이지 결코 백화점 자체의 경쟁력이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신규 확진자수 증가세가 둔화되기만 하면 바로 백화점 업체들의 기존점신장률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시장의 진단이다. 백화점 핵심 고객층들의 구매력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보면 기존점신장률은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의 순서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채널 성장을 이끌고 있는 카테고리가 명품인 만큼 명품 라인업을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는지가 기존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명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 트렌드가 변하지 않는 이상 업체별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면세점, 바닥 지났다…이젠 회복

올해 코로나19 관련 피해가 가장 컸던 채널은 면세점이다.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고객이 중심일 수밖에 없어서다.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은 치명적이었다. 지난 몇 년 간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국내 면세점 산업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위축됐다.

면세점 수요는 여전히 거의 발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 면세점 매출액은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보따리상(따이공) 관련 매출 때문이다.

외국인 면세점 매출액을 이용객수로 나누게 되면 외국인 면세점 객단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보면 코로나19 발생 직전, 평균 900달러 수준이었던 외국인 면세점 객단가는 올해 9월 기준 1만8511달러까지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구매 금액이 낮은 관광객 수요가 사라지자 나타나게 된 현상이다.

실제로 보따리상들의 주요 구매처인 서울 시내 면세점 매출액은 올해 하반기 들어서 이전 년도와 유사한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보따리상들에게 지급되는 매출할인이 커지면서 수익성 자체는 예전만하지 못하기는 하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다. 면세점은 직매입 구조를 가져가기 때문에 판매에 따른 재고 회전이 이뤄지지 못하면 막대한 재고 손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면세점의 수익이 크게 늘지는 않겠지만 더이상 적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대비 수익성 자체는 낮아졌으나 시내점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이 된 가운데, 공항점의 대규모 적자 원인으로 작용하던 임대료 구조가 내년 12월까지 변경됐기 때문이다.

주영훈 연구원은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보따리상의 수요를 감안할 때 한국 면세점 업체들이 지닌 경쟁력에는 변함이 없다”고 판단했다. 바닥을 지났다는 관점에서는 조금씩 회복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편의점, 실적 회복 가시성↑

편의점도 코로나19 관련돼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편의점 입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유동인구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른 긍정적 요소들보다도 유동인구의 감소라는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편의점의 월평균 1인당 구매건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고 추정됐다. 물론 한 번에 구매하는 금액이 커지면서 평균 구매단가가 상승하기는 했지만 구매건수 감소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이보다 훨씬 더 크게 작용한 상황이다.

매출 구성비도 좋지 못했다.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던 신선식품과 음료 및 가공 카테고리의 성장률이 좋지 못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 및 학원가 인근 점포들의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담배 판매는 꾸준하게 증가하며 매출액 구성비가 올라갔다. 하지만 담배는 마진율이 가장 낮은 항목이기 때문에 담배 구성비 증가는 편의점 업체들 입장에서 매출총이익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편의점 업체들의 실적 회복 가시성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올해에 비해서 나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다 보니 올해 9월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가 시행되었을 당시에도 편의점 업체들의 매출액에는 특별히 변화가 없었다.

학교와 학원가 인근 점포들의 매출액이 정상화되며 담배를 제외한 일반상품 카테고리 매출 정상화도 예상된다. 올해 편의점 업체의 외형과 수익성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할인점, 온라인 부문 ‘부쩍’

최근 몇 년 동안 할인점 채널에 대한 전망은 항상 어두웠다. 오랜 기간 동안 주요 할인점 채널들의 기존점신장률은 역신장이 이어졌고, 빠르게 커나가는 e커머스와 대조적으로 미래가 불투명해 보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올해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대표 할인점 업체인 이마트가 2년만에 기존점 역성장세를 멈추는 등 긍정적인 신호들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영향도 크게 받지 않았다. 오히려 발생 초기에는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혜를 보기도 했다. 이후 긴급생활지원금이 대형마트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수혜가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인점은 반등에 성공했다. 배경으로 크게 두기지 요소가 부각됐다. 우선은 자체 온라인 마켓의 고성장에 따른 할인점 매출 기여도가 늘었다. 여기에 부진 점포 및 카테고리 구조조정에 따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경우 현재 SSG.COM 거래액 중 절반가량이 P.P(Picking & Packing)를 통해 발생된다. 이 부분이 할인점 매출액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유통가에서는 온라인 마켓이 할인점 기존점신장률 미치는 영향도를 2% 전후로 본다. 앞으로는 P.P센터 매출액이 할인점 기존점신장률에 미치는 영향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할인점들이 온라인 마켓의 취급 물량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이마트의 경우 1일 배송 용량을 2025년까지 현재 12만건에서 36만건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추가되는 물량 절반에 해당하는 12만건을 P.P센터가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1~2년 내로 온라인전용물류센터(NEO센터)의 추가 확장이 없기 때문에 늘어나는 물량은 온전히 P.P센터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구조인만큼 할인점 기존점신장률에 미치는 영향도는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P.P센터를 효율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일례로 이마트 청계점은 고객들이 덜 찾는 비식품 매장 공간을 활용해 자동화 물류 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1일 평균 3500건의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3500건이라는 주문량은 이마트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NE.O)의 1일 평균 처리량의 10%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청계점과 같은 매장으로 10개 점포를 리뉴얼한다면 온라인전용 물류센터가 하나 더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주영훈 연구원은 “오프라인 할인점 회복은 단기 실적 측면에서의 우려를 완화시켜주는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 할인점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부문의 성과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혜채널 ‘홈쇼핑’ vs 기저부담 ‘e커머스’

올해 홈쇼핑은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았다. 주요 홈쇼핑 4개사의 전년 대비 취급고를 살펴보면,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목표로 외형을 축소하고 있는 CJENM을 제외하면 일제히 좋은 성과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홈쇼핑 산업에게 유리한 영업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효과는 올 3분기에 극대화됐다. 애초 3분기는 여름휴가철이어서 홈쇼핑 산업 비수기였다. 올해에는 해외여행 및 국내여행 수요가 모두 감소하면서 홈쇼핑 수요가 줄지 않았다. 카테고리별로도 코로나19에 따른 변화가 있었다. 의류와 화장품, 잡화 등의 카테고리 매출액은 감소한 반면,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은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비중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도 동반될 수 있었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코로나19 수혜를 받으며 올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물론 올해는 이에 따른 기저 부담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올해도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그 배경으로 ▲판관비 효율화 작업 진행 결과 비용구조 개선 ▲PB비중 확대를 통한 마진율 개선 기대 등을 꼽았다. 홈쇼핑과는 별도로 e커머스도 여전히 올해 영업성적은 좋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올해 기저효과에 따른 부담은 홈쇼핑에 비해서는 e커머스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내년 e커머스는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내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라는 소비트렌드 자체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제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선식품 카테고리가 전체 시장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봤다.

다만 올해 대부분 업체들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만큼 기저가 높은 관계로 내년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마케팅 경쟁이 적었던 올해와 달리 관련 비용들이 다시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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