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전,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한자성어 ‘임중도원(任重道遠)’이 문득 떠오른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지금 겪고 있는 직판업계의 현실이 투영된다.
코로나19는 정말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언택트, 온택트... 등등. 
이 속에서 우리 사회의 기업들과 구성원들은 나름 적응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유독 코로나19 정국에서 소외받는 곳이 다단계와 방판업계라는 점이 씁쓸할 뿐이다.
1단계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외면 당한 곳은 다단계와 방판 뿐이다.
춤추고 노래하고 마스크를 내리고 술과 음식을 먹는 클럽, 유흥주점보다도 더 위험한 곳으로 낙인 찍힌 직판업계는 기댈 곳 조차 없어 보인다.
어떠한 지자체도, 어떠한 정부기관도 직판업계를 대변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힘든 직판업계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청원이 하나 등장했다. 이 청원은 불과 이틀만에 6,400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민청원은 한 달내 20만명이 동의하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그러면 직판업계의 목소리를 다시금 경청하게 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10일이 되어 가는 시점인 22일 현재 참여자는 고작 9,600여명 뿐이다. 실망스런 결과다. 840만이 넘는 직판업계 종사자 수가 무색하다.
일각에서는 “직판업계 종사자들의 연령층이 높아 동의 인증절차를 잘 못하는거 같다”고도 한다. 그렇다치더라도 실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청원 한 달이 되는 11월 12일까지 20만명의 동의를 얻기는 지금으로서는 만무해 보인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집회도, 시위도 할 수 없는 지금. 정부로부터, 지자체로부터 소외 아닌 소외를 받아왔던 직판업계로서는 하나된 목소리를 들려줄 유일한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직판업계가 좀 더 단결되고 하나된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각자 지르는 외침은 그저 메아리도 돌아올 뿐이다. 하지만 모두가 다 함께 목놓아 외친다면 더 먼 곳까지 도달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직판업계는 하나의 큰 목소리를 낼 때가 아닐까?
그렇지 못하면 지금의 ‘임중도원(任重道遠)’은 끝을 기약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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