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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폭우에 엇갈린 유통가제습기·건조기, 여름 가전 새로운 강자로 ‘부상’
  • 신범수 기자
  • 승인 2020.09.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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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길어진 장마가 유통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7월이 최고 대목으로 꼽히는 빙과류와 에어컨은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고,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채소와 과일 역시 폭우로 인해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반대로 긴 장마로 인해 제습기와 빨래건조기는 오히려 매출이 급반등한 모양새다. 기록적인 폭우로 흔들린 유통업계 전반을 살펴봤다.

길어진 장마로 인해 빙과업계에서는 무더위 특수를 노리지 못하고 울상을 짓고 있다. 당초 기상청은 올여름 무더위가 전년보다 열흘 정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고, 6월에는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기대감이 관련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7월에 들어서면서 기온은 기상청의 예상과 달리 낮아진데다 장마 역시 길어지면서 수요가 급감하게 됐다. 이와 관련 대표 브랜드인 빙그레의 7월 빙과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롯데푸드 역시 같은 기간 1%, 롯데제과도 5% 가량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빙과업체 관계자는 “7월 내내 선선한 날씨가 이어진 데다가 장마까지 길어지면서 매출이 좋지 않다”며 “지난해 여름도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았던 터라, 올해는 역대급 폭염이 예상된만큼 코로나19로 줄었던 매출이 다시 늘 것이라 기대했는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개 숙인 에어컨

긴 장마로 인한 매출감소는 여름 시즌의 대표가전인 에어컨에서도 나타났다. 폭염이 예상된 6월까지는 각 브랜드의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는 모양새였으나 7월에 접어들며 돌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7월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7% 줄었으며, 롯데하이마트도 이를 상회 하는 수준으로 에어컨 판매량이 감소했다.

전자랜드 역시 에어컨 매출이 같은 기간 33%가 줄었다. 온라인에선 매출 감소폭이 더욱 컸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7월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줄었으며, 특히 가격대가 높은 스탠드형은 판매가 81% 하락했다.

보통 에어컨 판매는 5월부터 서서히 늘다가 6, 7월에 최절정을 맞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는 만큼 ‘홈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져 에어컨 판매가 부쩍 늘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장마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변수가 발생했다.

이처럼 에어컨의 판매실적은 부진한 양상이나 반대로 장마 특수로 인해 제습기나 건조기의 판매량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제습기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었으며,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의류관리기, 건조기, 제습기 등 장마 가전 3종의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의류관리기가 110%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건조기 60%, 제습기 20%로 뒤를 이었다.

온라인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G마켓에서는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제습기 판매량이 무려 472% 늘었다. 폭우로 인해 외출이 불편했던 점과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해 온라인 구매가 용이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습기의 인기는 홈쇼핑으로도 이어졌다. 신일전자가 지난 8월 6일 롯데홈쇼핑에서 진행한 23리터 대용량 제습기 기획전에선 준비한 물량 2700대가 43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코웨이 역시 고효율 제습기가 초장기 장마 특수로 지난 6~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습기 시장은 지난 2013년 130만대 규모까지 성장했다가 수년간 마른 장마와 폭염으로 지난해 2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환경 변화에 따른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배추·상추 두 배 이상 올라

길어진 장마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시장은 단연 농산물이다. 평년보다 훨씬 길고 많은 양의 비가 이어지면서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거나 출하가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가격이 급상승한 것이다.

일부 채소들은 도매가격이 불과 일주일 새 2~3배 가량 뛰었고, 소매가격도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상청에 따르면 피해 농가들의 복구가 미뤄질 수 있어 추석 가을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염려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채소류의 가격은 연일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 9일 기준 고랭지 배추는 전일에 비해 22.5%나 오른 10㎏당 15440원을 기록했다. 1년 전 858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나 오른 셈이다.

적상추 가격 역시 크게 올랐는데, 지난 7일 기준 4㎏당 6만원에 육박했는데 이는 전일보다 24.0% 오른 것이고, 1개월 전 2만 8916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 밖에 오이 역시 37.3% 오른 10㎏당 3만 1300원을 기록했고, 쥬키니 호박 역시 하루 만에 32.1%가 올라 10㎏당 3만 5980원으로 도매가격이 매겨졌다.

과일류도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지난 8월 3일 기준 사과 부사 한 상자(10㎏)의 도매가격은 7만 1000원으로 전주 대비 66% 상승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복숭아 월미 한 상자(10㎏)는 2만 9000원으로 전주보다 33%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윤종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팀장은 “비가 많이 내리면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과일류 작황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수박과 참외 등은 시설 재배가 대부분이라 외부 환경에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복숭아와 배는 올해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감소한 데다 지난 4월 냉해 피해를 입어 단위당 수확량이 줄어든 상태이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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