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의 저자이자 도가(道家)의 창시자인 노자(老子)는 상용(商容)이라는 인물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었다 한다. 상용이 중병이 들어 세상을 뜨려하자 노자가 마지막으로 가르침을 청했다. 그러자 상용이 입을 쩍 벌리며 말했다. 
“혀가 있느냐?” “예, 있습니다.” “이는 있느냐?”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자 상용이 말했다. “알겠느냐?” 노자가 대답했다. “강한 것은 없어지고 부드러운 것은 남는다는 말씀이군요.” 노자의 유약겸하(柔弱謙下), 즉 부드러움과 낮춤의 철학이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소설가였던 허균(許筠)의 한정록(閑情錄)에 있는 이야기이다.  
강태공(姜太公)과 황석공(黃石公)이 쓴 것으로 알려진 육도삼략(六韜三略)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부드러운 것은 굳센 것을 제압하고(柔能制剛), 약한 것은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다(弱能制强)고 했다. 부드러우면서 덕이 있으면 강자도 굴복시킬 수 있다. 
약자는 사람들이 도아주지만 강자는 원망을 산다. 부드러움도 쓰일 바가 있고, 굳셈도 쓰일 바가 있으며, 약함도 쓰일 바가 있고, 강함도 쓰일 바가 있으니, 이 네 가지를 겸하여야 마땅하다. 부드러움에 능하면서 굳셈에 능하면 그 나라는 빛을 발하고, 약함에 능하면서 강함에 능하면 그 나라는 크게 발전한다. 그러나 순전히 부드럽고 약하기만 하면 그 나라는 줄어들고, 순전히 굳세고 강하기만 하면 그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기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역설 같지만 엄연한 진실이다. 이것은 자연법칙이고 인간세의 법칙이다. 이것을 법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성립하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이빨[齒]은 강하고 혀[舌]는 부드럽다. 굳세고 강한 이빨과 부드럽고 약한 혀가 조화를 이루어야 음식을 제대로 씹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드러운 혀가 이빨보다 더 중요하다. 이빨이 없어도 음식도 먹을 수 있고 말도 할 수 있으나 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또 부드러운 혀가 강한 이빨보다 생명력이 길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강한 이빨은 약해지거나 망가져 버리지만 부드러운 혀는 본체와 생명을 같이 한다. 오늘날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망가진 이빨은 인공으로 만들어 넣을 수도 있지만 부드러운 혀는 불가능하다. 그만큼 부드러운 혀가 중요하다.
어린아이의 몸은 매우 유연하다. 관절이 매우 부드러워 머리가 다리에 닿고 어지간히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든 사람의 몸은 매우 굳세어 유연하지 못하다. 머리가 다리에 닿기는커녕 허리가 잘 굽혀지지도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이 떨어져 넘어지면 골절상을 입는 등 크게 다치게 된다. 
운동선수도 몸이 부드러워야 다치지도 않고 스타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또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에서는 제 기량이 발휘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그렇다. 경험에 의하면 온몸에 힘을 잔뜩 주고 볼을 차면 볼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또 야구를 할 때 잘 치려는 마음으로 긴장하여 몸에 힘이 들어가면 오히려 잘 맞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방망이를 부드럽게 휘두르면 잘 맞아 나간다. 만일 김연아 선수가 몸이 부드럽지 않다면 그런 우아한 연기가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몸을 푸는 운동을 하는 것은 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이다.
강하게 몰아붙이면 반발력과 원심력도 커진다
부드러운 것은 충격을 흡수하지만 강한 것, 굳센 것은 충격에 반발한다. 이와 같은 원리는 인간관계에도 적용된다. 부드러운 사람은 상대방의 충격을 흡수하므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굳세기만 한 사람은 상대방의 충격을 강하게 퉁겨내므로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게 된다.  
모든 물체 중 가장 부드러운 게 물이다. 그래서 가장 연약하게 보이는 게 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물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가를 일본의 동부해안을 강타한 쓰나미에서 분명하게 목도하였다. 연약한 것처럼 보이는 물이 산을 무너뜨리고, 제방을 무너뜨리고, 바위와 집을 굴려버린다.
물은 매우 부드럽고 약한 것처럼 보이지만 합해지면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한다. 유능제강이라는 말처럼 부드러운 물이 아무리 강한 둑, 벽, 바위, 나무, 집이라도 무너뜨리고 쓸어가 버린다.
따라서 옛 사람들은 민심을 물과 같다고 했다. 백성들이 말을 못하게, 즉 위정자를 비판하지 못하게 억누르면 마치 흐르는 물을 막아버리는 것처럼 당분간은 매우 조용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반대하는 자도 없이 매우 평화로운 시대가 열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둑이 무너지면, 곧 임계점에 다다른 민심이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네트워크 리더들도 유능제강의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강하게 몰아붙이면 빨리 성공할 것 같으나 반발력과 원심력도 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육도삼략에서 말한 것처럼, 리더가 부드럽고 덕이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지만, 순전히 굳세고 강하기만 하면 그 조직은 반드시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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