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냉방가전을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냉방가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전체 냉방가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5%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써큘레이터는 6월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17.9%의 큰 폭으로 늘었고, 1~5월 97.3%의 매출신장률을 보인 데 이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써큘레이터는 지난 2017년 전후로 보급이 시작돼 냉방가전 업계에서 갑작스럽게 떠올랐다. 일반 선풍기 대비 2~3배 이상 비싼 가격임에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는 ▲편의성 ▲공간효율성 등이 꼽혔다.

일반 선풍기가 바람의 세기를 미풍·약풍·강풍 등 3~4단계 내외로 조절할 수 있는데 반해 써큘레이터는 필요에 따라 단수를 최대 26단까지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또 일부 써큘레이터의 경우 상하좌우로 가동이 가능한 ‘3D’ 기능이 탑재돼 있어 좌우 회전 기능만을 갖춘 선풍기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높은 공간효율성도 써큘레이터의 장점으로 꼽힌다. 선풍기는 일반적으로 헤드 부분의 크기가 14인치부터 시작하지만, 써큘레이터는 헤드가 8~10인치 정도로 작다. 덕분에 여름철에 사용할 때도, 사용하지 않고 창고에 보관할 때도 편리하다. 이에 최근에는 공기청정 기능을 추가한 프리미엄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이동식·창문형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도 대폭 늘고 있는 추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6월 들어 이동식 에어컨 매출은 전월 대비 5배 늘었으며, 같은 기간 창문형 에어컨 판매도 9배 증가했다.

선풍기에 대한 고정관념도 바뀌고 있다. 써큘레이터, 창문형 에어컨 등 후발 냉방가전들의 공세가 거세지며 설 자리가 좁아진 선풍기 역시 변화를 꾀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냉방가전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2018년을 전후로 선풍기 제조업체들이 BLDC(Brushless Direct Current motor) 모터를 탑재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등, 선풍기도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양상이다. 과거 선풍기라고 하면 3개·4개의 날개를 가진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근래 들어서는 5개·7개의 날개가 달린 다엽 선풍기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날개 수가 많아지면 바람이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지만 소음이 커지기 마련인데, 최근에는BLDC 모터를 이용해 이를 해결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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