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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색 생명 물결이 휘감아 돌다 대청호 오백리길
  • 글· 사진_ 여행작가 임운석
  • 승인 2020.06.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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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깊어갈수록 대청호 오백리길은 더욱더 싱그러워진다. 대전에서 차로 30분이면 도착하는 이곳은 도시민에게 사막의 오아시스다. 짙은 피톤치드와 경쾌한 새소리에 잠자던 뇌가 기지개를 켠다. 도시민들은 항상 지치고 피곤하다. 이때마다 대자연은 너른 품으로 우리를 품어준다. 이곳은 보고, 듣고, 만지며 쉬어가기 좋다.

대청호 주변에는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충청북도 청원군에는 수몰 지역의 가옥과 문화재, 민속자료 등을 모아 조성한 문의문화재단지와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때까지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한 청남대가 있다. 옥천군에는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문학여행과 맥을 같이 하는 장계국민관광지가 유명하다. 대전광역시 대덕구에는 지역 사진애호가들의 출사 포인트 1번지로 소문난 로하스길이 있다. 이처럼 대청호를 따라 이어지는 ‘대청호 500리길’은 물결 따라 이야기 따라 여행의 재미를 더하는 곳들이 무궁무진하다.

왕버들 군락지가 뿌리를 깊게 드리우다

새벽 5시, 시계가 힘차게 아침을 깨운다. 밝아오는 여명 속에 금강이 청아한 아침을 연다. 금강에 자생하는 왕버들 나무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는지 작은 움직임도 없다. ‘짹짹’ 참새가 부르는 거부할 수 없는 아침 노랫소리가 정적에 빠진 호수를 깨운다. 물에 뿌리를 내린 나무는 거울처럼 반질반질한 물에 반영되어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오간다. 왕버들 군락지의 몽환적인 풍경은 이미 유명한 사진 촬영 포인트다. 가지를 위로 뻗고 있는 나무가 수면에 비친다. 땅에 갇혀 보이지 않는 뿌리가 드러난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하늘을 향한 만큼 물속 깊이 뿌리를 내렸겠구나. 겉으로 드러난 가지와 나뭇잎의 풍성함이, 사실은 보이지 않는 뿌리의 힘이었구나. 겉모습만 보는 아둔한 인간에게 왕버들나무는 조용히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사진가들보다 먼저 이곳을 제 집 드나들 듯 한사람들은 지역주민들이다. 주변에 토속음식점과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고급카페가 줄지어 있어 연인들에게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두 팔을 힘차게 저으며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잦아지자 놀란 물고기가 중력을 거부하고 힘차게 공중 부양한다. 겉으로는 유리알 같은 호수지만 그 속에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깨닫는다. 생명과 근원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곳, 대청호수이다.

장밋빛 산책명소, 금강 로하스 대청공원

왕버들나무 군락을 지나서 조금만 가면 예쁜 공원을 만난다. 가족 나들이로 부족함 없는 곳이다. 주차장은 편안한 나무 산책길로 둘러싸여 있다. 키 큰 나무가 시원스레 뻗어 있는 나무 데크길이 이어진다. 한여름 뙤약볕을 피하도록 만들어 놓은 소중한 숲 그늘이다.

붉은 장미꽃 터널을 따라 들어서니 조망언덕, 암석식물원, 대청문화전시관 등 볼거리가 소소하게 있다. 소풍 나온 아이들이 장미터널을 지나면서 한바탕 왁자지껄하게 꽃동산을 뒤흔들어 놓는다. 꽃길과 정원이 잘 가꿔져 있어 지역 유치원에서 소풍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생수 한 병과 돗자리만 있으면 자연 속에서 반나절은 충분한 보낼 수 있겠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대전의 허파다. 구불구불 호반을 따라 걸으면 회색 매연으로 팍팍했던 가슴에 신선한 공기가 밀려온다. 가슴이 트인다. 왕버드나무 군락지에 도착하니 나무와 호수가 설치예술품처럼 반겨준다. 대청호 오백리길에서 힐링을 경험하고 왔다.

 

여행정보

■ 찾아가는 길 : 내비게이션검색 : 금강로하스대청공원(대전광역시 대덕구 미호동)

■ 대중교통 : 대전복합터미널에서 2번 급행버스이용(30분 안팎소요) 남경마을 정류장 하차 -> 72번 외곽버스로 환승 후 금강 로하스 대청공원 정류장 하차(25분 소요), 공원까지 200m 도보로 이동한다.

■ 문의 : 대전마케팅공사 042-273-5550, 250-1236-7

글· 사진_ 여행작가 임운석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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