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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범죄의 온상, ‘다크웹’이 뭐길래암호화폐와 다크웹의 결합, 익명 범죄에 악용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0.06.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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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이 힘든 인터넷의 음지에서 온갖 불법적입 거래가 횡행하는 이른바 ‘다크웹’이 사이버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n번방 등 보다 광범위한 범죄 창구로 이용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다크웹 접속자가 하루 평균 약 1만 3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범죄에 대한 수사가 촉구되고 있다.

 

다크웹의 존재는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 영상물 웹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인 손정우씨가 지난 2018년 구속되면서부터 국내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웰컴 투 비디오 사건은 2015년 다크웹에 개설한 웹사이트로 32개국의 약 128만명에 달하는 회원이 아동 성 착취 영상물을 거래해 큰 파장을 낳았다. 알려진 다운로드 횟수만 36만 건이며, 회원 중 유료회원 수는 4000여명에 달했다. 해당 사건은 다크웹을 활용한 범죄 용의자를 적발한 대한민국 최초의 사례로 큰 화제를 모았다. 32개국의 국제 공소 수사를 통해 운영자인 손정우씨를 비롯 총 310명의 아동 음란물 소지자를 검거했다. 손정우씨는 1년 6개월의 형기가 확정됐고, 지난 4월 27일 만기 출소했다. 이에 최근 미국 법무부에서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근거로 한국 정부에 손정우씨의 송환을 요청했으며 이에 손씨의 아버지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의 파렴치한 태도를 보여 다시금 논란을 낳고 있다.

기술 악용이 낳은 참극

그렇다면 다크웹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러한 대규모 사이버 범죄가 가능했을까. 다크웹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웹사이트가 아닌 단어 그대로 ‘어둠의’ 경로를 통해야 접속 가능한 웹사이트를 총칭한다. 즉 일반적인 주소 입력 방식이나 회원 가입으로는 들여다볼 수 없는 음지의 공간인 셈이다. 이처럼 고도화 된 폐쇄성과 익명성은 다크웹만이 가진 매력적인 요소로 자리했고, 암호화폐가 대중화된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양성화될 수 없는 각종 거래들이 이뤄지는 암시장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다크웹의 탄생은 1970년대, 미국이 민감한 군사 및 의료 정보를 담은 네트워크를 운영하기 위해 개발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다크웹의 주소는 기존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수신할 수 있지만, 네트워크 목록에는 나타나지 않고, 기타 어떤 신호에도 응답하지 않도록 구현됐다.

그러다 90년대에 이르러 미국해군연구소에서는 완벽한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기술인 ‘어니언 라우팅’을 개발했다. 그러나 익명 시스템의 특성상 이를 미 정부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결국 민간에 기술이 공개되면서 다크웹 전용 접속 프로그램인 ‘토르’로 불리며 대중화됐다.

이후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가 등장하면서 전자화폐 거래 간에도 익명성이 보장됨에 따라 다크웹은 당초의 목적을 잃은 채 본격적인 사이버 범죄의 온상으로 역할이 변질됐다. 현재 다크웹에서는 성 착취 영상물은 물론, 마약 거래, 개인정보의 거래, 무기 거래, 군사기밀의 거래, 불륜 알선, 살인 청부 등 광범위한 범죄가 이뤄지고 있다. 기술의 악용이 낳은 참극인 것이다.

다크웹은 미국에서 출발했다곤 하지만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의 이용율 또한 세계에서 3번째로 높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2015년 보안관련 회사인 트랜드마이크로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한국어로 만들어진 다크 웹사이트가 전체의 3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 조차 운영되는 페이지의 수를 특정한 것 뿐, 전체 이용자는 제외된 것을 감안할 때 실제 국내 이용률은 그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웰컴 투 비디오 사건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다크웹과 연계된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유형이 마약 유통이다.

지난해 검찰이 적발한 마약류 사범의 수는 역대 최다인 1만 6600여 명으로 확인됐으며, 검찰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는 전년 1만 2613명 대비 약 27% 증가한 것으로서 검찰은 인터넷과 SNS, 다크웹 등을 이용한 온라인 마약거래 방식이 유행하면서 그 수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최근 인터넷으로 구매가 용이해 젊은 층과 외국인들 사이에 지속적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문 후에는 가상화폐로 결제, 배송까지 용이하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다 보니 젊은 층을 대상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최근 다크웹에서는 한국 대중가요의 전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불법 성인 영상물에 국내 연예인의 얼굴을 정교하게 합성해 만든 ‘딥페이크 포르노’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다크웹의 폐해가 성인은 물론, 정보에 대한 분별력이 낮은 미성년자에게까지 열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각종 범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과 수사기관의 역량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경찰에서는 지난 6월, 마약 관련 수사 인원 100명을 증원하고 다크웹 전문 수사팀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다크웹의 익명성을 파훼할 수 있는 추적 시스템의 개발과 인터폴과의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에는 디지털 성범죄나 마약 수사 이외에 다크웹 상의 총기, 테러 정보 등 분야까지 추적하는 체계를 마련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여러 측면에서 머리를 맞대고 선제적 대응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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