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트로트 마케팅 열풍

침체된 유통가에 뽕필 가락이 넘쳐 나고 있다. 미스터트롯의 열풍과 함께 트로트 음악과 트로트 가수가 재조명 되고 큰 인기를 끌면서 유통가를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유통가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 요소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트로트 가수들은 친근한 이미지와 심금을 울리는 노래실력으로 전 연령층의 호응을 받으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어 마케팅 효과는 극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트로트 가수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제품의 이미지 부각과 인지도 상승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패션, 식음료, 전자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패션업계, 임영웅 효과 입증

패션업계 세정은 미스터트롯 우승자인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해 트로트 마케팅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세정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웰메이드’를 미스터트롯의 협찬사로 참여시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온라인 단발 광고 모델로 임영웅을 기용했다. 온라인 광고를 통해 웰메이드의 브랜드송인 ‘트롯웰송’을 공개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임영웅의 이름을 따서 ‘트롯 영웅 스타일 기획전’을 하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마케팅 효과는 바로 입증됐다. 브랜드송 영상을 공개한지 22일 만에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152만회에 달했다. 특히 트롯웰송 영상에서 임영웅이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 판매량은 직전 3주간 대비 510.4% 뛰었다는 세정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판매효과는 요즘 같은 불황속에서 흔치 않은 일이라는게 유통가의 반응이다.

유통업계, 트로트 가수 모시기 경쟁

식품, 음료 등의 업계는 너도 나도 트로트 가수 모시기에 분주하다. 매일유업도 RTD(Ready to drink) 커피컵 제품 '바리스타룰스' 광고 모델로 임영웅을 기용했다.

임씨가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제품을 애용한다고 밝히면서 이를 눈여겨본 팬들의 모델 기용 요청이 회사에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실제로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해 달라는 고객 요청 전화가 하루에도 수 십 건 씩 접수됐고, 바리스타룰스를 ‘영웅커피’로 알고 구매했다며 인증하는 고객들도 있었다”며 모델 광고 계약 배경을 전했다.

지난해 방영된 ‘미스트롯’의 파급력도 여전하다. 우승자인 가수 송가인을 발탁한 브랜드들은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실제로 보해양조는 잎새주의 모델로 송가인을 기용한 뒤 지난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나 상승했다.

일화는 보리탄산음료 ‘맥콜’의 광고 모델로 미스터트롯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가수 남승민을 발탁했다. 남승민은 앳된 외모의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을 능가하는 가창력과 표현력으로 미스터트롯 상위 20위까지 진출한 바 있다. 일화의 맥콜 광고에서는 트로트 버전의 맥콜송을 직접 불러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일화 관계자는 “전 유통분야에서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으며 실제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맥콜 역시 특유의 시원함을 강조하기 위해 남승민의 시원한 가창력과 표현력을 살려 봄, 여름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빙그레도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을 ‘슈퍼콘’ 모델로 발탁하고 새로운 CM송을 공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산슬은 방송인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에 도전하면서 새로 만든 캐릭터로, 지난해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 등의 노래를 발표했다. 빙그레 슈퍼콘은 2018년 4월에 출시해 꾸준히 매출신장을 이어온 제품이다. 이번 유산슬 기용으로 성장세에 더 힘이 실릴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동후디스도 성인건강영양식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의 새 모델로 가수 장민호를 발탁했다. 장민호는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결승 무대까지 진출하며 뛰어난 가창력과 외모로 사랑받고 있다. 죽 프랜차이즈 ‘죽이야기’를 운영하는 대호는 트로트 가수 요요미(본명 박연아)를 모델로 기용했다.

가전제품 양판점 전자랜드도 미스터트롯의 참가자 ‘태권 트롯 보이' 나태주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됐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전자랜드 유튜브채널 구독자수가 한 달 여 만에 약 3000여 명 늘었다”며 “나씨의 광고영상을 통해 총 구독자수 중 90%가 발생한 셈으로 팬덤에 의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트로트가수와 협업…다양한 마케팅 기획

현재 유통가에서는 단순히 모델을 기용하는 것 외에도 트로트 가수와의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이 기획되고 있다.

달콤커피는 트로트 가수 강예슬을 ‘달콤의 아티스트’로 선정하고, 강에슬의 히트곡 ‘퐁당퐁당’을 개사한 뮤직비디오 ‘달콤달콤’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편의점 GS25는 출범 30년을 기념해 공중파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유명해진 이건우 작사가, 박현우 작곡가와 손잡고 트로트 음원 ‘진심’송을 내놓았다. GS25는 해당 인물들과 협업한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상품도 출시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공식 유튜브 채널인 ‘현대백화점TV’를 통해 ‘온라인 문화센터 특강’을 진행한다. 마련된 온라인 문화센터 특강에는 인기 강좌인 ‘정자매쇼, 안방노래교실’이 포함됐다. 이 강좌는 트로트 가수 박현빈의 어머니 정성을 씨와 배우 이윤지 어머니 정진향 씨가 강사로 참여해 트로트와 팝송, 인기가요 등을 가르쳐주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인식과 달리 트로트가 이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가 되었다는 점에 활용도가 높다”며 “여전히 트로트 열풍이 식지 않아 유통업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요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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