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아이돌 문화 넘어 새로운 문화·경제적 가치 창출하며 진화 중

단순히 아이돌 문화라고만 여겨졌던 팬덤(Fandom)이 이제는 어엿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기업은 소비자를 하나의 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소비자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고 팬덤 경제를 성장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0년 국내 10대 트렌드’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팬덤, 아이돌 문화 넘어 전방위로 확산

BTS(방탄소년단)가 또 한 번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BTS가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7)’으로 미국 빌보드에서 네 번째 1위에 등극한 것. K팝 가수로서 처음으로 네 장 앨범을 연이어 빌보드 정상에 오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룹으로는 영국의 비틀스 이래 최단기간에 4개 앨범 1위를 달성한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 같은 BTS의 기록적인 성공은 그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지지하는 팬클럽 ‘아미(Army)’가 있어 가능했다. BTS는 한국은 물론 미주, 아시아 등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팬들이 있었기에 비영어권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빌보드 차트에서 당당히 정상에 오르며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이돌 문화라고만 여겨졌던 팬덤(Fandom) 현상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 및 적용되면서 새로운 문화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진화하고 있다. 팬덤은 광신자를 뜻하는 Fanatic의 Fan과 영지를 뜻하는 접미사 dom의 합성어로, 연예인 또는 특정 한 분야에 열정적으로 몰입해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일컫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예인 활동지지, 줄서는 맛집 열과, 기업의 서포터즈 등 팬덤 현상의 활동 영역이 매우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이로 인해 다양한 분야에서 팬덤 현상이 나타나고 새로운 소비 및 문화 트렌드로 정착하면서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팬덤 경제(Faodon Economy)’가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에 대한 관점 전환 필요

실제 팬덤 현상은 단순한 추종자 입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성장의 핵심요소, 혁신의 주체, 팬들 간 및 유저와 생산자 간의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먼저 팬과 소비자를 합친 단어인 ‘팬슈머’는 상품,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기획, 유통 등 기업 활동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연예인, 브랜드, 기업 등의 성장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품질과 가격 이상으로 브랜드에 대한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는 현재,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신념과 애정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BTS의 팬덤 아미는 자신의 스타뿐만 아니라 소속 기획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이먼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각각 2016년 352억원, 105억원에서 2018년 2142억 원, 641억원으로 약 6배 이상 성장했다.

EBS 연습생 ‘펭수’와 ‘탑골 GD’ 양준일이 최근 광고계 스타로 떠오른 것 또한 팬슈머의 열성적인 지지와 홍보가 큰 역할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팬슈머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팬심’ 즉 자발적 소비자라는 측면에서 연예인, 기업, 브랜드 등 측면에서 중요한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팬(Fan)과 혁신가(Innovator)가 합쳐진 ‘팬노베이터’는 기업의 혁신 원천이 기업의 팬들에게서 나온다는 의미다. 최근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팬이라고 생각하고 기업의 기술과 소비자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 기존과 다른 혁신적 접근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리뷰를 적극 활용하거나 별도 전담팀을 운영해 팬덤 니즈에 부합하는 이종업계 협업 제품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팬(Fan)과 유대(tie)를 단어인 ‘팬타이’는 동일한 팬들 간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됨은 물론 기업들은 팬들로부터 정보, 투자 등 생산요소를 공급받는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팬덤 집단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제품, 연예인, 기업 등을 지지하거나 간섭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면서 응집력이 강화되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또 팬덤의 지식 및 정보 제공 등은 경제적 보상보다는 제품이나 스타들의 명성이나 인기를 얻는 것으로 만족하는 자발적 무료 노동을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관심있는 사업 아이템이나 기업에 투자금을 공급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러한 팬타이로 성공한 크라우드 펀딩 규모가 2016년 174억원에서 2019년 37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업은 소비자를 하나의 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소비자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팬덤 경제가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영 전략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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