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들의 나라. 아니 섬들의 천국이다. 1025개의 보석 같은 섬들이 바다를 수놓은 곳 신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신안은 천사(1004)의 섬으로 불린다. 섬이 많으니 섬과 섬을 잇는 다리도 많다. 수십 개의 연도교(連島橋) 가운데 지난해 놓인 천사대교가 신안의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다. 반가운 마음에 천사를 찾아 떠난다.

신안의 자랑, 한국 건축기술의 쾌거

‘진주가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던가. 지난해 4월 보석 같은 섬을 연결하는 천사대교가 놓였다.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와 암태면 신석리를 잇는 이 다리는 2010년 9월 착공해 지난해 4월에 개통했다. 신안 중부권 4개의 섬(자은, 안좌, 팔금, 암태)이 육지와 연결된 셈이다.

천사대교는 해상 연결 구간만 7.2km(총연장 10.8㎞), 너비 11.5m(왕복2차로)로 규모다. 길이로만 따지면 영종대교, 인천대교, 서해대교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긴 교량이다. 특징적인 것은 국내 최초로 단일 교량 구간에 사장교와 현수교 공법이 동시에 적용된 점이다.

사장교는 건설 구조물을 떠받치는 보를 연결함으로써 자체 중량을 분산·감량하고 휨이나 비틀림 등에 대해 입체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다리이며, 현수교는 케이블에 의해 중량을 지지하는 형식의 다리이다. 특히 195m 높이의 사장교의 주탑은 세계 최대 높이라는 점에서 자랑할 만하다.

길이는 암태도 방면으로 1004m이다. 천사대교라는 교량 명칭은 이 구간 거리에서 따왔다. 현수교는 압해도 방면으로 놓였고 길이는 1750m이다. 자랑할 만한 것은 세계 최초로 해협을 횡단하는 주탑이 3개인 다경간(多徑間) 현수교라는 점이다.

천사대교는 교각 기술면에서만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 아니다. 섬 주민들의 생활권확대와 관광인프라 증대 등 접근성이 개선됨으로써 얻게 될 경제·사회적 가치는 물론이고 정서적 가치도 매우 높다. 그중 빠질 수 없는 것이 자동차로 10분이면 오갈 수 있다는 것인데, 과거 배를 타고 이동할 때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다.

천사가 도와다. 섬에서 맞이하는 매직아워

천사대교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두 곳이다. 천사대교 압해도 기점 관광안내소에선 눈높이로 교각을 조망하고, 암태면 기점 오도계류장에선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교각을 마주한다. 해상 교각인 탓에 해무가 자주 발생해 7.2km 전 구간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날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천만다행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로 다소 부족하지만 천사대교를 감상할 수 있었다. 천사의 도움이라 믿으며 다리를 건넌다. 7.2km를 시속 60km 이하로 달려야 한다. 속도를 즐기기보다는 풍경을 그리고 바람을 즐긴다.

천사대교는 주경보다 야경이 매력적인데 특히 매직아워 때가 으뜸이다. 매직아워는 하루 중 하늘이 가장 변화무쌍하며 신비로운 색감을 발하는 시간이다. 낮과 밤이 교차하고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만색이 교차하는 색의 향연이 하늘에서 펼쳐진다. 매직아워에 휘영청 보름달까지 떠오른다면 금상첨화다. 조망 포인트는 오도계류장이 좋다.

여행정보

▲주변여행지

▷천사섬분재공원에는 지난 겨울에 핀 동백꽃이 꽃샘추위 속에 아직 건재하다. 공원은 분재원과 야생화원, 수목원, 삼림욕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공원의 분재는 우리나라 분재계의 거목인 고(故) 최병철 박사가 기증한 것이다. 그의 이름을 딴 최병철분재기념관에는 각종 분재 관련 유품과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안좌도와 연결된 반월도와 박지도는 섬 전체가 퍼플(보라) 색으로 덧칠된 독특한 섬이다. 주차장의 주차선, 도로 표지판, 교회의 지붕, 심지어 개집의 지붕까지 보라색이다.

▷자은도에는 분계해수욕장을 비롯해 양산·내치·외기·산돌해수욕장 등 10여 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이들 가운데 해넘이가 아름다운 곳은 분계해수욕장이다. 울창한 송림에서 우각도를 배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선홍색의 태양을 마주하는 것은 섬 여행의 백미다. 송림 가운데 군계일학처럼 고고하게 선 ‘여인송’은 남편을 기다리다 소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아내의 애달픈 전설을 품었다.

▲ 찾아가는 길 : 내비게이션 주소 검색(전남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 441-8)

▲ 문의 : 천사대교 관광안내소 061-261-6004,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061-240-83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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