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경제뒤집기 칼럼
터키의 인구는 얼마나 될까?
  • 이성연 경제학 박사
  • 승인 2020.02.10 16:24
  • 댓글 0

인간의 심리현상에 고정관념이라는 게 있다. 고정관념(fixed idea)이란 심리학 용어로써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의식이나 표상(表象)에 거듭 떠올라 그 사람의 정신생활을 지배하고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관념을 말한다. 고정관념은 주로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을 통해 형성되는데, 잘 변하지 않으며 어떤 현상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고정관념은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사고와 같이 조직차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학자들은 고장관념이 의사결정의 오류를 범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즉 고장관념의 함정(anchoring trap)에 빠져 올바른 판단을 못하는 것이다. 학자들이 말하는 고정관념의 함정이란 맨 처음 입수한 정보, 첫인상,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나 추측 혹은 자료 등이 그 후의 새로운 생각을 제약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다양한 형태로 형성된다. 예를 들면 동료가 무심코 던진 말이나 아침에 신문에서 본 통계수치, TV에서 보도한 특정문제나 인물에 대한 평가 등이 고정관념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전형적으로 고정관념을 형성시키는 것은 과거의 경험과 기존의 지식이다.

학자들은 고정관념이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참여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을 하고 그들의 대답을 검토하였다. 즉 50% 사람들에게는 A와 C를 묶어 질문을 하고 나머지 50%에게는 B와 C를 묶어 질문을 하였다.

  • A: 터키의 인구는 3500만명입니까?(50%)
  • B: 터키의 인구는 1억명 이상입니까(50%)
  • C: 터키의 인구는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결과 1억이라는 숫자를 제시받은 실험 참여자들은 3500만이라는 숫자를 제시받은 사람들보다 C 질문에 대하여 모두 수백만명이나 더 많게 터키의 인구를 제시했다. 이러한 간단한 실험을 통해 우리는 고정관념이 어떻게 형성되며, 그것이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사람들은 맨 처음 입수한 정보에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정보가 새로운 정보나 다양한 생각을 제지하는 것이다.

심리학자로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네만(Daniel Kahneman)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어느 고등학교 학생들을 A반과 B반으로 나누고 A, B반에 똑같은 답이 나오는 곱셈 문제를 순서를 바꾸어서 내주고 5초 안에 그 값을 추정해보도록 했다. 즉, A반에게는 8×7×6×5×4×3×2×1=?, 그리고 B반에게는 1×2×3×4×5×6×7×8=?의 문제를 출제했다.

물론 두 곱셈의 값은 같다. 단지 곱하는 순서만 바꾸어 문제를 제시했을 뿐이다. 그럼 A, B반 학생들의 추정치는 어떻게 됐을까? A반 학생들의 추정치는 2,250이었는데, B반 학생들의 추정치는 512로 현격한 차이가 났다. 똑같은 값이 나오는 문제인데 왜 이렇게 추정치가 다를까? 처음 나오는 숫자가 무엇이냐에 따라 그 추정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A반 학생들은 ‘8×7=56, 56×6=336 ...’과 같은 식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B반 학생들은 ‘2×3=6, 6×4=24 ...’와 같은 식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그런데 5초 안에 암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초기 값으로 추정을 하게 된다. A반 학생들이 산출한 초기 값이 B반 학생들이 산출한 초기 값보다 훨씬 크므로 A반 학생들이 더 큰 값을 추정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왜 고정관념의 함정에 빠질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고정관념의 함정에 빠지는가? 이것은 인간의 생존본능과 관련이 있다. 인간 뇌의 질량은 몸 전체의 2%밖에 안 되지만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도 에너지의 20%를 소비한다고 한다. 심장은 10%, 허파 2개는 10%, 신장 2개는 7%의 에너지를 소비하므로 이런 주요 장기들보다 무려 2배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따라서 만일 머리를 쓰게 되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 몸은 뇌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소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 설계의 하나가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이다. 즉 어떤 사물이나 일에 대해 한 번 판단하고 나면 그와 유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시 생각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 전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네트워커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심하는데 있어서도 고정관념이 크게 작용하리라고 본다.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에 대한 우리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바로 고정관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을 처음부터 긍정적으로 봐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금도 매스컴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도 불법적인 행위를 보도하고 있으니 부정적인 고정관념은 더욱 굳어지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정관념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즉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네트워크마케팅 기업을 도매금으로 넘겨 집지 말고 하나하나 실체적 진실을 따져봐야 한다. 어떤 조직에서든지 일탈적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듯이 같은 산업이라도 정도경영을 하는 양심적인 기업이 있고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 기업이 있다. 선입견을 일단 보류하고 개방적인 태도로 의견을 청취하고 정보를 수집하여 판단을 하는 게 현명한 의사결정 방법이다.

이성연 경제학 박사  nexteconomy@nexteconomy.co.kr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성연 경제학 박사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