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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해지는 경계, 유사 편의점 확대 논란헬스앤뷰티숍의 상품군 확대로 이상 경쟁
  • 전진용 기자
  • 승인 2020.01.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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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의 오프라인 매장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같은 상권내 마찰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H&B(헬스앤뷰티) 숍들의 변형이 심상치 않다.

최근 헬스앤뷰티숍 랄라블라에서는 편의점의 주 상품이었던 삼각김밥과 도시락, 캔 맥주 등을 파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주변의 편의점과 상품이 겹치면서 편의점들은 눈에 띄게 매출이 하락하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분쟁도 일어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자율규율 편의점 업계 직격탄

편의점 업계가 과밀출점에 따른 자율규약을 시행하면서 신규 출점이 제한된 가운데 최근 이른바 ‘유사 편의점’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편의점들에게는 직격탄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율규약을 앞둔 편의점 업계가 ‘변종 편의점’을 두고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것.

유사편의점은 편의점이 아닌 매장에 편의점과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도입한 형태를 띠고 있다.

GS리테일은 최근 H&B 스토어 랄라블라에 식음료 상품 코너를 강화한 테스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슈퍼도 테이블과 전자렌지 등 취식·조리 공간을 마련한 테스트 매장인 델리카페를 시범 운영 중이다. 편의점처럼 매장 안에서 즉석식품과 볶음밥, 컵라면 등 간편식품과 도시락 삼각 김밥을 판매 중이다. 이는 기존의 편의점과 정면으로 상충되는 모습이다. 헬스앤뷰티숍의 경우 편의점과 비교해 보다 쾌적한 인테리아와 다양한 제품 구색으로 편의점 고객을 오히려 유인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자율규제 사각지대 이용 비난도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유통업계가 과밀출점에 따른 자율규약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편의점 업계의 과밀화 해소를 위해 승인한 자율규약 제정안으로 편의점 신규 출점 길도 막혔다. 개정안은 출점 단계에서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규정이 핵심이다. 50~100m 내에 다른 편의점이 있으면 신규 출점이 제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랄라블라는 해당 규제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편의점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편의점 업계의 경우 출점 제한 자율 규약을 통해 무분별한 업계간 경쟁을 완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헬스앤뷰티숍들이 이런 자율규제의 사각지대에 슬그머니 침투하면서 시장을 혼란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는 편의점과 유사한 제품을 파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이는 과밀출점을 막기 위한 편의점 출점 자율규약 제도에 벗어난 결과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유통업계가 편의점과 겹치는 상품 카테고리를 넓히는 와중에도 편의점 업종이 아니라서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며 “이러한 상황을 방치할 경우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피해는 더 커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경계 무너지며 대기업과 소상공인 마찰

이들 유사 편의점은 드럭스토어처럼 보이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아이스크림 냉장고부터 전자레인지,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좌석까지 편의점인지 마트인지 헬스앤뷰티숍인지 쉽게 구분이 안 되는 곳이 있다.

일종의 변종 매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점포는 우장산역점과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 위치한 랄라블라 매장이다. 드럭스토어와 GS25가 한 지붕 아래 동거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변종 편의점은 규모가 대형화 돼 있고 거리 제한을 받지 않아 기존 편의점과 같은 건물이나 바로 옆에 들어와도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는다.

최근 등장한 랄라블라는 그동안 화장품 등을 주력으로 내세워 왔지만 지난 10월 매장 레이아웃을 변경하며 식품 구색을 강화하고, 식품 매대를 매장 출입구로 전진 배치하면서 주변 편의점들과 정면으로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편의점 업계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소상공인과의 마찰로도 확대되고 있다. 랄라블라 우장산역점과 구로디지털단지역점은 직영점인 반면 바로 옆에 위치한 CU 편의점은 가맹점이다.

이런 추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여러 유통사들로 확대되고 있다. 롯데슈퍼도 ‘롯데슈퍼999 델리카페점’과 ‘델리카페 대치2점’을 직영점으로 운영 중이다. 롯데슈퍼 건너 편에는 CU편의점과 GS25편의점 가맹점이 위치해 있다. 두 곳 델리카페 매장은 편의점처럼 도시락, 삼각김밥 등 식음료 상품 판매 매대를 설치하고, 취식 공간을 마련한 테스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 가맹점주들도 노브랜드 전문점이 변종 편의점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가맹점주들은 이마트가 자사의 PB제품인 ‘노브랜드’를 전문점으로 확대하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례들도 헬스앤뷰티숍과 편의점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성향이 있지만 국내 매장과 같이 직접적으로 상품군이 상충되지는 않는다”며 “이러한 매장들이 늘어날 경우 편의점 업계가 올 들어 과밀출점을 막기 위해 마련한 근접 출점제한 ‘자율규약’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H&B스토어는 수년전부터 식음료를 판매하고 있었고 편의점만 먹거리를 팔아야한다는 법도 없다”면서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은 얼마든지 팔수 있는데 특정 매장만을 보고 유사 또는 변종 편의점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무리한 시각”이라고 말했다.

전진용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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