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상품·다이어리 등 구매욕 자극하는 굿즈 열풍

#회사원 김모양은 얼마 전부터 ‘펭수’에 푹 빠져있다. 항상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펭수는 어디서든 당당하게 ‘사이다’를 선사하는 촌철살인 멘트를 날리는가 하면 인생의 선배 같은 조언도 해준다고. 그는 펭수의 모습을 영상에서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펭수 관련 물품들도 구매하고 있다.

김 씨는 “얼마 전 예약구매를 통해 펭수 에세이를 손에 넣었는데 너무 기뻤다”며 “앞으로도 펭수 관련 다양한 굿즈들을 구매하고 싶다”고 전했다.

위의 사례처럼 2030 밀레니얼 세대들을 중심으로 ‘굿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굿즈는 본래 상품 또는 제품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로 최근에는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액세서리 등을 아우르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굿즈에 열광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한정판 굿즈를 구하려고 여러 점포를 돌거나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타벅스 다이어리다. 스타벅스가 지난 2003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다이어리 증정 행사는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11월 29일부터 2020 스타벅스 플래너와 펜 세트 중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는 ‘e-프리퀀시 이벤트’를 시작했다. e-프리퀀시를 통해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제조 음료 17잔을 구매해 e-스티커 적립을 완성한 고객은 스타벅스 플래너 1권 또는 펜 세트 1개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이어리의 가격이 3만원대임을 감안하면 이 제품을 얻기 위해 사실상 2배 이상 웃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일부 지점에선 플래너가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인기에 커피전문점을 비롯한 아이스크림, 쇼핑몰 등 외식업체들도 앞다퉈 다이어리를 출시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자사 멤버십 앱을 통해 ‘2020 플래너 세트’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0 플래너 세트는 파우치와 다이어리·캘린더·볼펜·와펜 등으로 구성됐다.

이디야커피 멤버십 앱인 이디야 멤버스에서 ‘이디야카드’를 7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총 5000개의 플래너 세트가 한정 수량으로 제공되며 중복 수령을 피하기 위해 멤버스 계정당 1회만 수령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bhc치킨도 모던함을 강조한 ‘2020 다이어리’를 선보이고 ‘블랙올리브’ 치킨을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증정 이벤트를 펼치고 있으며 ‘배스킨라빈스’도 ‘2020플래너 세트’를 출시하고 ‘쿼터’ 사이즈 이상 구매 시 39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겨울왕국· 펭수 등 캐릭터 굿즈도 인기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개봉한 ‘겨울왕국 2’ 캐릭터 상품을 꼽을 수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액세서리 브랜드 팝소켓코리아는 디즈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겨울왕국2 팝그립’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거치 및 스탠드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그립에 겨울왕국 주요 캐릭터들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숲 속에 엘사와 안나의 모습을 담아 한층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영화의 감초 캐릭터로 꼽히는 올라프의 장난기 가득한 익살스러운 표정을 포착해 겨울왕국 마니아층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EBS가 내놓은 캐릭터 펭수 역시 ‘직통령(직장인 대통령)’으로 급부상하면서 캐릭터 굿즈도 인기다. 첫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된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오픈 직후 하루 만에 판매 인기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EBS 캐릭터 펭수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11월 28일 예스24에서 예약판매 개시 3시간 만에 1만부가 팔려나갔고, 여전히 출시 전임에도 이후 3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잘 만든 굿즈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해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실제 SPC삼립은 겨울을 맞아 호빵 찜기 모양의 ‘삼립호빵 미니 가습기’와 호빵 12개가 포함된 삼립호빵 스페셜 에디션을 지난 11월 한정 판매했다. 호빵 찜기를 형상화한 미니 가습기를 갖겠다는 사람이 몰리면서,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품절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던킨도너츠 역시 ‘토이스토리4’에 나오는 버즈 캐릭터 소품을 주는 ‘버즈 먼치킨’ 행사 후 5만 개에 달하는 판매 수량이 3일 만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매출이 지난 2018년 같은 기간 대비 200%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굿즈는 특정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출시되기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줄 뿐 아니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들도 굿즈 개발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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