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랑했어요>

세상 어디에도 마음 붙이지 못하고 오직 음악에만 몰두하는 체질적 아웃사이더 준혁. 음악적 재능과 집안 배경 등 모든 것을 다 가진, 좌절 경험이 없는 밝은 기철. 기철의 주선으로 음악 유학을 떠난 준혁은 비엔나 음악학교에서 은주를 만난다. 음악이 세상의 전부였던 준혁에게 찾아온 사랑은 그의 음악 세계마저 뒤흔든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깊어지던 두 사람에게 뜻밖의 시련과 이별이 닥친다.

은주에 대한 그리움으로 노래를 만들며 스타 싱어송라이터가 된 준혁. 그러나 은주의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자칭 현실주의자 기철 역시 겉보기와는 다르게 남모를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세 사람의 엇갈린 여정 속에 세월은 속절없이 흐른다. 아무도 원하지 않았고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故 김현식의 명곡들의 향연

한 시대의 획을 그은 음유시인 故 김현식.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린 입지전적한 인물로 뜨겁게 사랑을 노래하고 훌쩍 세상을 떠나버린 그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바로 뮤지컬 <사랑했어요>를 통해서 말이다.故 김현식(1958∼1990)의 명곡을 엮은 창작뮤지컬 <사랑했어요>가 9월 처음 무대에 오른다. 1990년 11월 1일 32세의 나이에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 故 김현식은 정해진 형식 혹은 틀을 벗어난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감미롭게 표한 가수로, 그에겐 언제나 ‘사랑의 가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생전 마음을 두드리는 거친 음색으로 숱한 히트곡을 낳았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이러한 김현식의 명곡들로 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공간에 속한 세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제목과 동명인 히트곡 ‘사랑했어요’를 비롯해 ‘비처럼 음악처럼’, ‘당신의 모습’,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추억 만들기’,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가수 김현식의 수많은 명곡들이 27개의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했다. 아름다운 서사를 가지고 있는 그의 곡들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된 각본과 만나 촉촉한 감성을 선물한다.

음악에 관해서는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준혁 역으로는 송창의와 나윤권이 출연한다. 2017년 뮤지컬 <레베카> 이후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송창의는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아 일견 고집이 세고 시니컬해보이지만 여린 감정과 감성을 지닌 이준혁을 맡아 다시 한 번 여심을 사로잡는다. 마음을 녹이는 감성 발라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나윤권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섬세한 감성 표현으로 故 김현식의 사랑 노래를 아름답게 풀어낸다.

또한 준혁의 절친한 후배로, 준혁을 친형처럼 따르고 좋아하는 윤기철 역은 이홍기와 문시온이, 사랑을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직진하는 김은주 역에는 김보경, 신고은이 캐스팅됐다.

여기에 직관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는 베테랑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와 뛰어난 상상력과 안정적인 스토리로 인정받는 이희준 작가, 꾸준한 대작 뮤지컬 작업을 통해 그 실력을 입증한 원미솔 음악감독, 자타공인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 그리고 정태영 연출이 합류하면서 세련된 감각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정보>

 

  • 공연기간 9월20일~ 10월37일
  • 공연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 공연시간 화, 목, 금 8시 | 수 3시, 8시 | 토, 일, 공휴일 2시, 6시30
  • 티켓가격 6만원~1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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