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이어 오프라인까지 ‘구독경제 시대’

월정액제. 아주 흔한 서비스 중 하나다. 온라인상의 월정액제는 매월 일정 금액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정 기간에 맞춘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양과 수에 상관없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이러한 서비스를 ‘구독경제’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월정액 서비스가 온라인 상의 콘텐츠 서비스 외에 오프라인 매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새로운 구독경제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유’ 원치 않는 현대인 선택은 ‘구독’
과거 산업 시대의 핵심은 소유였다. 좋은 기업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소비자는 이 좋은 물건들을 사서 소유해며 만족감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더 빠르고 더 새로운 것들이 하루에도 수천, 수만가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유는 곧 새로운 것에 대한 포기이기도 하다.

매번 새로운 것을 소유하지 않아도 더 좋은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서 더 이상 소유에 집착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필요한 정보나 필요한 상품에 대해 필요한 시기에 접속하고 임시적으로 소유하거나 경험하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일시적인 소유욕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바로 ‘구독경제’라 할 수 있다.

월정액을 내고 내가 원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느끼거나 먹거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구독이기에 소유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이 우선시되는 밀레니얼 세대의 현대인들에게는 구독경제가 각 분야로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현대의 구독시대를 연 것이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드라마, 영화 등 스트리밍 영상을 월 구독료를 내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과거에는 돈을 내고 디지털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 저장기기에 소유하는 구조였다. 이제는 온라인에 접속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낀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1억40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아마존과 애플도 구독경제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의 ‘프라임 서비스’는 연회비 99달러를 내면 회원들에게 반품 서비스, 익일 배송, 디지털 콘텐츠 무제한 스트리밍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2017년 기준 97억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애플은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영화와 드라마 등을 볼 수 있는 ‘애플 TV+’,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신문과 300개 이상의 잡지가 제공되는 ‘애플 뉴스+’, 다양한 게임을 자유롭게 구독할 수 있는 ‘애플 아케이드’를 선보였다. 커피·차부터 스테이크도 월정액서비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월정액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월 9.99달러에 뉴욕 맨해튼의 수백개 술집에서 매일 칵테일 한 잔씩 마실 수 있도록 한 스타트업 후치가 2017년 200만달러(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도 월정액제 오프라인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커피마피아는 한달에 3000엔을 내면 매장 방문시 300엔 상당의 커피를 무제한 제공한다. 또한 월 6500엔의 정액 요금제에 가입하면 음료 뿐 아니라 저녁식사 메뉴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도쿄의 라멘 프렌차이즈 야로라멘은 앱을 통해 8600엔을 결제하면 하루 한번 매장에서 라멘 한그릇을 먹을 수 있는 구독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도 아카하바라의 이자카야 유유는 맥주 등 인기주류를 월정액제로 제공하고 있으며 롯본기의 ‘더 스테이크 롯본기’는 스테이크를 무제한 제공하는 월정액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미국의 포워드는 지난 2017년 미국 타임즈가 선정하는 최고의 발명 중 하나에 선정됐다. 포워드는 최첨단 장비가 갖춰진 예방의료 클리닉으로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뉴욕 등 6개 지점을 두고 있다. 한달에 149달러를 내면 유전자 검사, 혈액검사, 체중관리, 의료상당 등 건강관리 관련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다. 진단실 벽에 부착된 바디 스캐너를 통해 고객의 몸을 3D로 스캔하고 그 정보를 데이터해 분석한다. 검사 결과는 실시간으로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포워드를 방문해 의사를 직접 만나 진료를 보는 것도 가능하며 횟수제한도 없다.

한국도 구독경제 동참
국내도 월정액제 서비스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구독경제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자동차 분야다. 현대자동차는 올초부터 구독형 프로그램 ‘현대 셀렉션’을 운영하고 있다. 한달에 72만원을 내면 이용기간 동안 주행거리 제한 없이 ‘쏘나타’ ‘투싼’ ‘벨로스터’ 3개 차종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와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중 한 가지를 매월 1회에 한해 48시간 무료로 타 볼 수도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구독 서비스 ‘제네시스 스펙트럼’은 매달 구독료 148만원을 내면 ‘G70’ ‘G80’ ‘G80 스포츠’ 중 차종을 최대 두 번 바꿔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는 프리미엄 커넥티드카 플랫폼 서비스업체인 에피카와 함께 구독 서비스 ‘올 더 타임 미니’를 운영 중이다. 멤버십 종류에 따라 2주 또는 한달 단위로 요금을 내고 미니 3도어, 미니 컨버터블, 고성능 모델 JCW 등 다양한 종류의 차를 타볼 수 있다.

자동차 업계 뿐 아니라 이러한 월 정액제 구독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위메프의 W카페 등에서는 월 2만9900원에 199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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