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타임 마케팅 봇물…시간만 잘 맞추면 초특가 구매 가능

#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 과장(38)은 얼마 전부터 유명 브랜드의 무선청소기를 사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 검색해보지만 확 와 닿는 가격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평소에도 초저가에 제품을 잘 구매하는 이 대리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자정인 12시에 보다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추천했다. 또한 출근 준비로 바쁜 오전 시간 때도 ‘득템(아이템을 얻음)’할 기회도 많다고 조언했다.

위의 사례처럼 최근 시간대만 잘 맞추면 인기상품을 득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타임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서다. 시간대만 잘 맞으면 인기 상품들을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득템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점심세트 메뉴, 대형마트의 마감 임박 세일처럼 오프라인에서 주로 활용됐던 것이 이제는 온라인 유통과 통신, 금융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시간대별 특가 행사
티몬은 매일 자정(0시)와 정오(12시)에 시작해 단 12시간 동안만 시중 최저가보다 최대 50% 더 저렴한 파격가로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판매량에 제한이 없는 타임특가 기획전 ‘1212타임’을 올 1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자정에 한 번, 정오에 한 번 오픈하고 12시간 동안 판매되기 때문에 일정이 바쁜 직장인, 주부, 학생 모두 편리하게 티몬에서 파격가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해당 상품들은 별도로 가격 비교하지 않아도 무조건 온라인 최저가보다 낮은 가격의 상품만 판매하며, 최저가 대비 최대 할인율은 50%에 달한다. 더불어 해당 상품들은 보여지는 대표가격과 모든 옵션가격이 동일한 균일가로 판매되고 무료 배송의 혜택도 제공된다. 이밖에도 매주 월요일은 ‘티몬데이’, 오전 6시부터 10시에는 ‘모닝타임’,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심야타임’ 등을 진행하고 있다.

11번가도 매일 타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7시·11시에 2~3개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80%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고 위메프도 매월 숫자가 겹치는 날짜에 특가상품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블랙 1111데이’를 11일간 진행한 데 이어 12월 1212데이, 1월 리프레시 특가, 2월 22데이 등 매달 특가 이벤트 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파크 또한 매월 17일 단 하루 동안 타임딜을 통해 쇼핑부터 도서·투어·티켓 카테고리의 인기 상품을 특가로 선보이는 ‘인생날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인생날 프로모션은 저렴한 가격은 물론 디지털 제품부터 도서, 호텔 숙박·항공권, 뮤지컬 공연 티켓 등 인터파크만의 특색 있는 상품 구성을 통해 기존 타임딜 이벤트들과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 2시간마다 최대 96% 파격적인 특가로 타임딜 제품을 선보이며, 프로모션 전용 할인 쿠폰을 더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보다 큰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정태근 인터파크 세일즈프로모션팀 팀장은 “타임딜 프로모션은 최근 온라인 쇼핑은 물론 유통가 전반에 하나의 쇼핑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며 “인터파크의 ‘인생날 프로모션’은 차별화된 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테마 타임딜 프로모션으로써 소비자들의 니즈를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호텔부터 금융업계까지 전방위
이커머스 업체들이 주도했던 타임 마케팅이 호텔·여행·편의점 업계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GS25는 ‘나만의 냉장고 앱 쿠폰’을 사용하면 조리면 전상품을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50% 할인하는 타임 세일 행사를 진행해 높은 매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부터 1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8%나 올랐다. 같은 시간 제휴카드 구매 시 주먹밥과 김밥을 25% 할인해 전년 동기 대비 김밥 매출은 19.5%, 도시락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25% 할인해주는데 매출이 14.4% 증가했다.

하나투어는 지난 14일 하루 오전 10시부터 30분마다 다낭·방콕 등 인기여행 도시 5개 지역의 호텔 1박 상품을 1만원 특가로 구매할 수 있는 ‘하나투어 만원절’ 행사를 시행했고 모두투어도 지난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다낭·장가계·하노이·보라카이·태항산 등 인기 여행지를 50% 할인하는 타임딜 ‘모두투어 메가세일’을 진행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은 ‘가격’”이라며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며 가격 경쟁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어 이러한 타임 마케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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