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수강생 급증…고급화·다양화로 맞춤강좌 진행

주춤한 성장세와 불경기로 침체기를 맞고 있는 유통가가 가격경쟁이 아닌, 고급화·다양화 경쟁으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유통사 문화센터가 그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처음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처음 생겨나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유통사 문화센터다.

초기에는 마트를 찾는 주부들을 위한 소소한 강좌를 열어 잠재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면 이제는 가장 트렌디하고 핫한 교육과 강좌로 남녀노소 모든이들에게 관심을 모으는 곳이 됐다. 과거 주부들이 주 이용고객이었다면 이제는 20~30대 학생, 직장인들이 주부 수강생의 수를 넘어서고 있을 정도로 수강 열기가 뜨겁다. 분기별 계절학기는 마치 대학 수강신청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젊은 이들로 북적인다.

진부한 교육 NO, 최신 트렌드 OK
현재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사들의 문화센터가 핫 플레이스로 부상한데에는 유통사간의 경쟁도 한몫했다. 수강생이 늘면 자연스레 매출로 이어지고 교육, 강좌의 질에 따라 유통사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강과 방문은 자연스레 구매와 매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고객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서는 이들이 가장 원하고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신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이를 문화센터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유통사간 교육의 고급화·다양화는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블록체인, 4차산업혁명, 암호화폐, 유튜브 등 IT 분야는 물론 문화예술, 건강, 음식, 뷰티, 취미 등 현대인들의 관심사들은 모두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진부한 교육은 찾아 볼수 없을 뿐더러 가장 최신의 트렌드를 가장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되어 버렸다. 백화점 문화센터의 행보는 프리미엄, 고급화를 지향하는 유통채널 성격에 맞춰 유명인사와 고퀄리티 강좌로 화제가 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최초로 선보이는 ‘아카데미 라이브러리’를 통해 다양한 작가들과 함께 일상 속에서 책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선 ‘살인자의 기억법’ 등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하를 직접 만날 수 있다. 블로그 ‘루나파크’로 인기 있는 카투니스트 겸 카피라이터 홍인혜, 시인 최대호 작가 등도 함께 한다. 이밖에도 현직 방송작가와 함께하는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다’, 출판사 에디터와 함께하는 ‘내 책 내는 글쓰기’, 여행 에디터에게서 배우는 ‘허니블링의 여행으로 먹고살기’는 작가와 수강생이 함께 체험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체조요정 손연재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여름 문화센터 여름학기에 ‘체조요정 손연재의 리듬체조 클래스’ 강좌를 만들었다. 이번 리듬 체조 강좌는 손연재 대표가 운영하는 리프스튜디오와 현대백화점이 연계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강좌로 총 4회로 진행된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한 전문가 강좌를 마련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홍보대사인 외국인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선택’ 이라는 이름으로 강좌를 진행한다. 또 친환경 업사이클링 회사 ‘러블리페이퍼’의 기우진 대표의 ‘폐박스 페이퍼 캔버스를 이용한 냅킨 아트’와 친환경 회사인 ‘더피커’의 송경호 대표가 진행하는 ‘허브를 우려서 만든 친환경 모기퇴치제’ ‘무방부제 여름피부 진정팩’ 등도 눈길을 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독도 알림이로 유명한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의 ‘한국 문화와 역사 홍보, 왜 중요한가?’, 심용환 역사N 교육연구소 소장의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의 화두’ 등의 역사 강연을 준비했다. 

이밖에도 롯데백화점은 애슬레저(athleisure·운동과 여가의 합성어) 인기를 반영해 ‘요가복계의 샤넬’로 불리는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과 공동기획한 강좌를 선보였다. 대표 강좌로는 신유정 룰루레몬 강사의 ‘인앤 양 요가’, 김섬주 룰루레몬 강사의 ‘하이킹’, 딘 마이어스 룰루레몬 강사의 ‘프리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있다. 대구백화점은 시니어를 주제로 한 ‘활력 충전 실버라이프’ 강좌를 선보였다. 해당 강좌는 50~60대 중·장년층을 위한 혼자 떠나는 국외여행 필수 영어, 빈야사 요가, 힐링 댄스, 내 인생의 수필 써보기 등으로 구성됐다.

할인마트, 주부·직장인 위한 강좌로 인기
대형마트도 문화센터를 통해 쇼핑과 문화를 함께 접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1997년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문을 연 이마트 문화센터는 일 반 학 원 수업료보다 30~50% 저렴한 수강료로 연 이용객이 약 1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그동안 1만여개의 강좌를 진행해 왔으면 낮에는 주부를 위한 강좌, 저녁에는 직장인을 위한 다양한 강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 68개 문화센터에서 평균 400~500여개의 강좌를 운영 중이다. 한국무용, 발레스쿨, 성인발레, 생활영어, 생활중국어, 수채화, 유화, 제철요리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전국 125곳에 서 약 2500개의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7000여명의 전문 강사진과 연간 140만명의 회원이 다양한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가, 필라테스 등 피트니스 강좌는 물론, 드럼, 바이올린, 캘리그라피, 수채화 등 다양한 고객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강좌로 주부뿐 아니라 직장인도 크게 증가했다.

대형마트 문화센터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한 쇼핑만으로는 온라인과 다양한 유통채널과의 경쟁에서 차별화 될 수 없다. 문화센터라는 공간을 통해 잠재고객들에게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인지도 제고와 이미지 상승이 가능할 뿐 아니라 직접적인 고객관리가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문화센터는 고객관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마케팅툴로써의 기능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화생활에 있어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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