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저조’ 막장 가격경쟁 속출

주요 유통채널들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유통사들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헌데 이러한 경쟁이 초저가 경쟁으로 흘러가면서 유통간 ‘제 살 깎아먹기식’의 과잉경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딱히 다른 전략을 찾아볼 수 없어 당분간 유통사간의 초저가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형마트, 우울한 실적에 초저가 고수 중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4조5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697억원으로 44% 줄어들었다. 이마트의 경우 온라인 부문이 판촉비 증가 등으로 적자 폭을 확대했다. 온라인 부문의 1분기 순매출과 영업적자는 각각 1765억원, 10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마트의 국내 순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2450억원, 9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50% 증가했다. 하지만 K-IFRS 1116호 리스 회계 효과를 제외한 실제 영업이익은 27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이처럼 대형마트 실적이 부진하면서 연초부터 진행된 마트 간 초저가 가격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 달에 두 번 선보이고 있는 ‘국민가격’ 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하반기부터는 근본적인 유통 구조 혁신을 통한 초저가 상품 출시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블랙이오’, ‘국민가격’ 등의 행사를 진행하면서 초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달 온·오프라인 최저가인 ‘극한가격’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에는 ‘통큰 한달 행사’를 진행했다. 통큰 한달 행사는 낱개 구매할 때보다 30%가량 저렴한 ‘통큰 담기’ 행사다. 홈플러스도 이달 가정의 달을 맞아 쇼핑 혜택을 한 데 모은 ‘메가위크(MEGA WEEK)’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기념일이 몰려있는 5월 고객 부담을 낮추기 위해 ‘5월은 매일이 쇼핑기념일’이라는 슬로건으로 기획됐다.

 온라인 유통, 경쟁사 저격 진흙탕 할인 싸움
온라인 유통 역시 초저가를 내세운 극한 경쟁은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유통보다 다양한 마케팅 미끼를 내놓으며 과열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다. 오픈마켓 위메프는 지난달부터 ‘최저가 보상제’를 내놓고 경쟁에 나섰다. 생필품 카테고리 제품 중 쿠팡보다 가격이 비싸면 차액의 200%를 보상해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자사의 상위 매출 제품을 경쟁사 동일 제품과 비교, 분석해 상당수가 경쟁사 보다 가격이 싸다는 내용의 자료를 내보낼 정도로 공격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

티몬 역시 기존 타임특가와 별도로 ‘퍼스트데이(매달 1일)’, ‘리워드데이’(2일), ‘무료배송데이’(8일), ‘리퍼데이’(24일) 등을 추가해 최대 90%까지 상품을 할인하는 마케팅을 연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초저가 막장 경쟁이 얼마나 많은 집객효과와 지속성이 있을지에 대해서 유통가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정책이 집객 효과를 보장하거나 지속가능한 구조인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한 유통전문가는 “일시적으로 경쟁사에 비해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단순한 가격비교 외에 배송의 속도 등을 배제한 비교라는 점에서 초기에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특정 상품에 대한 목적성 구매를 지향하는 스마트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유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편의점도 뛰어든 ‘초저가 전쟁’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서 촉발된 초저가 경쟁은 이제 편의점으로까지 번지는 분위다. 과거 정찰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저가형 상품과 자체브랜드(PB), 각종 할인을 통해 할인마트, 온라인쇼핑몰 등과 경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24는 민생도시락김(200원)`을 시작으로 `민생라면컵(580원)`, `민생황사마스크(KF94·470원)` 등 ‘민생’ 시리즈의 저가형 상품을 연이어 출시한다. 이들 제품은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대비 가격이 40~50% 이상 저렴하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출시한 `민생라면`의 경우 가격을 1봉지당 550원에서 390원으로 낮춰 판매해 3주만에 100만개를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CU는 일반 제품보다 50~60% 저렴한 `스팸김치 덮밥(2500원)`, `원조 김밥(1700원)`, `소고기 고추장 삼각김밥(700원)` 등을 판매한다. 또한 GS25도 가격대를 낮춘 다수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1+1, 2+1 등의 프로모션과 다양한 통신사 멤버십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조금씩 심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좀 더 다양한 프로모션과 저가형 알뜰상품 개발을 통해 높은 접근성과 합리적 가격을 동시에갖춘 유통채널로 더욱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