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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과 고샅길이 마주하는 곳, 예천금당실마을
  • 임수아 여행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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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한 돌담사이로 초가와 기와집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 봄볕이 좋다. 고샅길이 미로처럼 이어진다. 유유자적 걷다보면 문이 활짝 열린 집들을 만난다. 문을 꼭꼭 걸어 잠근 도시와는 달리 환영하듯 두 팔 벌린 대문이 반갑다. 여유란 이런 걸까. 회색도시에서 온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지 않는 마을주민들의 환한 미소에 마음의 빗장이 스르르 열린다. “멀리서 온다꼬 고생 했니더”

돌담 따라 이어진 옛사람의 정취
서울을 떠난 지 3시간여. 금당실마을에 도착했다. 누가 쌓았을까. 차곡차곡 정성스럽게 쌓은 돌담길 따라 어여쁜 장미꽃들이 한창이다. 나지막한 돌담위에 정갈하게 기와장이 놓여 있다. 담장은 안이 궁금해 까치발을 들지 않아도 될, 허리춤 높이다. 담장 안에는 집주인의 성정을 그대로 닮은 가지런한 밭이랑이 보이고 볕 좋은 냄새가 날 것 같은 광목천 이불이 바람에 날린다.

대청마루 아래 놓인 흰 고무신의 주인은 어디로 간 걸까. 인기척이 없다. 돌담길을 걷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다. 이정표에 고택길, 금당실길, 은행나무길 등 방향이 적혀있다. 길을 찾아 기웃대는 여행자에게 어르신들은 외할머니댁에 놀러온 손자를 대하듯 구수하게 말을 붙인다. “어데서 왔니껴?”

돌담길은 대부분 걷기 좋게 정비되어 있지만 ‘지게나뭇길’이라 불리는 좁은 흙길과 담장은 옛 모습 그대로다.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이내면 충분하다.

충효의 고장, 예천 금당실전통마을은 소백산을 배경으로 금곡천과 선동천이 사이좋게 흐르는 곳에 자리한다. 마을 앞을 흐르는 금곡천에서 한때 사금이 채취된 덕에 ‘금당실’이라 불렀다.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청동기 시대 이후인데 지금은 500여 가구로 시골마을치고는 꽤나 큰 마을이다.

고려시대에 출간된 <정감록>에는전쟁이나 천재지변에도 안심할 수 있는 열 곳의 땅을 ‘십승지’라고 했다. 남원 동점촌, 안동의 화곡, 단양의 영춘 등과 함께 예천 금당실마을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예천 금당실마을은 조선 태조가 도읍지로 정하려고 했을 정도였다.

마을의 최고 자랑거리는 100년이 넘은 고택과 기와를 얹은 돌담의 조화다. 7400m에 달하는이 담장은 미로처럼 마을 곳곳을 연결한다. 옛날 새우장수가 골목에서 길을 찾지 못해 그냥 돌아갔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다.

불편함은 다른 이의 삶을 이해하는 시간이다

한옥에서의 운치 있는 하룻밤을 느껴보고 싶어 덕용재를 찾았다. 덕용재는 봉화 금씨 금성락의 종택이다. 사대부가의 격식에 따라 1920년에 지어졌으니 낼모레면 100살이 된다. 특히 이 집은 마을에서 옛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집으로 꼽힌다. 그 덕분에 TV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장소로 여러 번 등장했다. 장혁과 이나영이 주연한 영화 <영어완전정복>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민박들이 현대식 화장실과 온돌시설을 갖추고 있음에도 덕용재만은 예외다.
“새벽이 되면 추워요. 그래서 한여름 외에는 항상 방에 군불을 지펴야 해요. 그런데도 아름아름 찾아오는 분들이 계세요.” 주인은 포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불혹의 나이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지 이제 5년차다.

마당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재잘거림, 지붕을 지나가는 구름, 강아지의 하품, 어미닭의 분주한 발놀림 등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시골만의 매력이 있다고 한다. 덕용재에는 주인 식구가 살고 있다. 그래서 체험객도 가족을 선호한다. 그것도 하루에 한 가족만을. 아침식사를 원할 경우 사전에 문의(010-7530-0233)해야 한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방법 :
승용차 : 내비게이션 검색(금당실전통마을, 금당실정보화마을)
버스 : 서울 기점 센트럴시티터미널~예천시외버스터미널(2시간30분소요)~농어촌버스(50분소
요)~상금곡정류장 하차
■문의 : 금당실전통마을 054-655-0225, http://ycgds.kr, 예천군청 문화관광과 054-650-6032

임수아 여행 칼럼니스트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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