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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식품 업계, 천조국을 잡아라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시장 정조준
  • 전진용 기자
  • 승인 2019.05.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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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유통, 식품업계에서 가장 많은 신경을 쓴 시장이 있다면 아마 중국일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대형 유통사와 식품사들은 또 다른 더 큰 시장을 노려보고 있다. 바로 인터넷 상에서 일명 천조국으로 불리는 미국시장이 그 곳이다.

이러한 현상은 방판소년단 등 K팝의 인기와 더불어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가 미국시장에서 매우 호의적으로 바뀐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갤럭시나,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제품들이 꾸준히 미국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에서 이제 한국의 제품이 과거 일본의 제품처럼 기술력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의 미국시장 진출에 강한 동기 부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업계,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시장 공략
미국시장에 대해서 가장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곳이 식품업계다. 특히 미국 현지화 전략으로 맞춤형신제품 개발과 함께 미국 전역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결과 지난해 풀무원·CJ제일제당·농심 등 주요 식품기업들은 미국시장 매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두부·만두·라면 등 한국을 대표하는 K푸드가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매출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식품의 기본 맛을 유지하되 주류 미국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면서 현지 입맛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소비자 니즈, 식문화트렌드 등을 분석해 현지 소비자를 겨냥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로 매출 2400억원을 올렸다. 지난 2010년 진출한 이후 2년 만에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냉동식품 전문기업 ‘쉬완스 컴퍼니(Schwan’s Company)’를 전격 인수한다고 밝혔다. 쉬완스 컴퍼니 인수로 CJ제일제당은 미국 전역에 걸친 식품 생산·유통 인프라 및 R&D 역량을 갖춘 ‘K-Food 확산 플랫폼’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풀무원USA는 지난해 두부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11.1% 증가한 8800만 달러(약 988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풀무원USA가 미국 두부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두부가 가진 우수한 영양소와 웰빙먹거리라는 점을 부각시킨 미국 전역의 현지화 마케팅이 이제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두부는 교민과 아시아계 뿐 아니라 미국 모든 인종의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풀무원은 미국 LA에 있는 R&D 연구소에서 현지인 취향에 맞는 20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두부의 단백질 함량을 1.8배 이상 높인 ‘하이 프로테인 두부’ △경도를 국내 두부보다 2~4배 높여 물성이 단단한 ‘슈퍼 펌 두부’ △비린 콩냄새를 없애고 소스를 넣어 구운 시즈닝 두부 △토핑용 두부 △햄버거에 넣는 패티 형태의 두부 등으로 세분화 시켜 미국인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제품들이다.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미국시장에 연착륙했다. 지난 2017년부터 미국 전역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하고 있으며 코스트코, 크로거 등 현지 대형마켓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지난해 농심은 미국시장 매출 2억25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유통기업들도 내년 성장 정체기를 돌파할 탈출구로 해외시장을 보고 있다.

유통업계, 프리미엄 전략으로 미국 공략

식품업계와 맞물려 유통업계도 미국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은 국내 최대 유통사인 신세계 이마트다.

신세계 이마트는 중국과 동남아 등의 시장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진국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 중심이 미국시장이다. 신세계는 프리미엄 식품 슈퍼마켓인 'PK마켓' 미국 1호점을 올해 하반기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지역 번화가인 사우스 올리브 스트리트에 열 계획이다.

이 매장은 미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한국·중국·일본·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 음식을 주력상품으로 하는 프리미엄 식품 매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미국 서부지역을 거점으로 운영 중인 ‘굿푸드 홀딩스 (Good Food Holdings)’를 인수했다. 이마트가 해외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굿푸드 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 ‘레이지 에이커스(Lazy Acres)’,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한 지주회사로, 로스앤젤레스(LA)와 시애틀, 샌디에고 등 미 서부지역에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에 오픈 예정인 'PK마켓'을 포함해 총 4개의 유통 브랜드를 미국에 보유하게 됐다.

CJ그룹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지난해에만 미국에 기반을 둔 물류기업 DSC 로지스틱스, 냉동식품회사 슈완스를 인수하는 등 미주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DSC 로지스틱스는 미국 전역에 네트워크를 갖춘 식품과 소비재 특화 물류 기업이다.

CJ제일제당이나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등 그룹 주력인 식품 및 프랜차이즈 사업에 물류 인프라를 더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DSC로지스틱스 인수도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발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CJ그룹은 지난해 냉동식품업체 카히키(Kahiki)에 이어 최근 미국 대형 냉동식품기업 슈완스(Schwan’s) 인수를 통해 냉동식품 생산기지를 22곳으로 늘리는 등 미국 내 식품 생산 유통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중국이나 동남아시장의 경우 까다로운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은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의 문화와 음식에 대해 미국인들의 인식이 많이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향후 국내 식품 및 유통 기업들의 시장진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전진용 기자  bretisla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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