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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한다”, 세포마켓이 대세‘N잡러’시대 신유통으로 각광…소비자 신뢰 확보는 과제
  • 전진용 기자
  • 승인 2019.05.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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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란 말은 이제 옛말이다. 청년실업난이 최고조에 달하고 고용은 불안정하기만 하다.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정년을 맞이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사회 분위기속에서 하나의 직장생활에 얽매이지 않은 이들, 요즘 흔히들 일컫는 혼자서도 여러 일을 하며 즐기는 ‘N잡러’시대와 1인마켓(세포 마켓) 시장이 열리고 있다.

‘N잡러’는 본업 외에 부업과 취미 활동을 즐기며 언제든지 전업 혹은 겸업이 가능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이전의 투잡족과는 조금 개념이다. 본업만으로 수입이 부족해 생존을 위해 또 다른 직업을 갖는 게 아니라,
본업에서 채워지지 않는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퇴근 후 취미로 시작한 활동이 전문성을 띠면서 또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는 식이다.

이런 흐름속에서 ‘N잡러’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1인 마켓이 유통업계의 중요한 축으로 급부상했다.

C2C 시장 연 20조원…세포마켓의 반란
유통 업계에 따르면 1인 마켓을 포함한 국내 소비자간 거래(C2C) 시장은 연간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정도로 유통시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1인 마켓이 활성화되면서 '셀슈머(셀+컨슈머)'들이 운영하는 마켓이 세포 단위로 분화되고 있다는 뜻의 '세포마켓
(Cell Market)'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1인 마켓은 유투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등장하면서부터 더욱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1인 마켓의 가장 큰 장점은 유통 시장의 핵심 소비층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모바일로 옮겨감에 따라 SNS에 친숙한 2030 세대와의 소통을 통한 자유로운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1인 마켓을 주도하고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경우 온라인 상에서 많게는 수십, 수백만명의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흔히 팬덤 중 최소 1%는 실구매자로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은 이제 대기업으로 까지 확산될 정도로 큰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홈쇼핑에서는 인플로언서 쇼호스트로 초빙하고 면세점에서는 중국의 유명 인플러언서를 억대의 출연료를 주고 모시고 올 정도다. 또한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헬스앤뷰티(H&B) 스토어도 인플루언서 화장품 입점으로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하게 보고 있다.

中 왕홍으로 보는 1인 마켓의 잠재력

국내의 1인 마켓들의 향후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상이 있다. 바로 중국의 ‘왕홍’이다 왕홍이란 '왕뤄홍런'의 줄임말로 온라인상의 유명인사를 말한다. 이들은 주로 웨이보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며 최소 50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파워블로거', '1인 인터넷방송 진행자(BJ)', 해외의 '유튜버(Youtuber)' 등과 유사하다. 대부분의 왕홍들은 정규 훈련을 받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취미를 바탕으로 방송 콘셉트를 잡고 진행했다. 이들은 자신의 작품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영향력 있는 전문 웹 사이트에 올려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역시 대부분이 SNS를 통해 본인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후기를 독자들과 공유하면서 팬덤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1인 마켓을 운영한다. 현재 중국에서의 왕홍을 통한 시장규모는 1000억위안(한화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왕홍 중 화장품 리뷰를 통해 온라인 1인 마켓을 운영하는 무야란은 연간 매출이 한화 65억원에 달하며 주로 패션쪽을 다루는 장다이의 경우 연매출이 무려 500억원이다. 이처럼 1인 마켓이라고 취미와 더불어 소액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최근에는 왕홍 장다이가 자신의 브랜드로 알리바바로부터 투자를 받아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할 정도로 규모는 커지고 있다. 특히 왕홍+SNS+전자상거래가 결합되고 여기에 거대자본이 투자되면서 기업형 왕홍그룹도 생겨나고 있다. 세포마켓으로 시작해 메머드 마켓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1인 마켓으로 취업시장 지각변동
1인 마켓이 가능한 커머스 환경이 조성되면서 청년실업률이 10%에 달했던 취업시장도 활기를 띄는 분위기다. 인스타그램, 유투브, 각종 온라인 방송을 통해 간편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일반화되면서 20~30대의 젊은이들이 1인 마켓 창업에 대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제품 수급, 물류 배송, 결제 등 진입장벽이 낮고 오프라인 사업과 비교해 고정비와 운영비가 크게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SNS를 통해 판매자와 고객이 직접 연결되면서 1대1로 소통할 수 있는 커머스 환경이 된 점은 젊은이들에게는 창업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또한 직장이라는 조직에서의 통상적인 얽매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전문성과 취미, 성향, 개성을 반영한 창업을 통해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며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룰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창업인들에게 더 없이 매력적인 아이템인 셈이다.

국세청에 다르면 2014년 12만8342명이던 통신판매업 사업자는 2017년 18만7809명으로 증가했다. 1인 마켓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인스타그램에서만 해시태그 #마켓을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160만건에 달한다.

또한 네이버와 같은 온라인 대기업들이 이러한 1인 마켓을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는 플랫폼까지 선보이며 1인 마켓 창업의 문턱은 더욱 낮아지고 쉬워지고 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는 SNS상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아닌 일반인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제품만으로 쉽게 1인 마켓을 오픈할 수 있다. 2016년 17만명이었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는 2018년 3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밋빛 환상 금물…소비자 신뢰 확보가 관건
이렇든 1인 마켓이 증가하면서 젊은이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창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무조건 적인 장밋빛 환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명 인플루언스들은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경우는 찾아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 1인 마켓의 경우 매출이나 고객대응이 구멍가게 수준이라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창업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제대로 된 관련법안이나 규제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소비자 피해사례 역시 창업증가의 속도와 맞물려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기망광고,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점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정부에서도 관련법안 발의나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안정화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법과 규제 마련에도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도 왕홍을 비롯해서 따이공, 웨이샹 등 소규모 개인 유통들의 관련법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규모가 확대되어 여러 문제점을 야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속속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인플루언서 임지현씨가 운영하는 SNS 마켓 '임블리'가 미숙한 소비자 대응과 제품 관라 소홀로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직후 임씨가 SNS 댓글창을 막아버리고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전량 환불 방침을 알렸지만, SNS 마켓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렇든 SNS 마켓에 대한 소비자 피해는 점차 증가세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SNS 마켓, 평생직업교육학원, 상조업 등 3개 분야에서 소비자 관련 법 위반 행위를 감시한 결과 1713건의 제보 중 절반이 넘는 879건이 SNS 마켓 관련 내용이었다.

또한 서울시가 지난해 11월~12월 전자상거래 이용자 4000명을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쇼핑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 55.7%가 쇼핑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명 중 1명 꼴로 환불·교환 거부 등의 쇼핑 피해를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유통가 관계자는 “1인 마켓의 증가는 청년층의 실업률을 낮추거나 영세상인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하는 등의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 반면 아직 법, 제도적으로 미완의 시장인 것도 사실”이라며 “쉬운 창업이 가능한 만큼 실패 사례나 확률 또한 높은 것도 간과해서는 안되며 1인 마켓이지만 엄연히 직업윤리나 기업가 정신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경우 1인 마켓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인해 다시금 신뢰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침체나 정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진용 기자  bretisla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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