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옳다>

공감 받으면 마음에 봄이 온다.
강물이 꽁꽁 얼었을 때 얼음을 깨겠다고 망치와 못을 들고 나선다면 어리석다.
망치와 못을 들고 나서는 것은 판단, 평가, 설득 같은 계몽을 하는 일이다.
힘만 들지 온 강의 얼음을 다 깰 수는 없다.
봄이 오면 강물은 저절로 풀린다.
공감은 봄을 불러오는 일이다.

-본문 중에서-

지난해 한 기업의 행사 취재를 갔다가 우연히 저자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저자의 강연에 너무 인상 깊었던 탓에 바로 주문해서 읽게 된 책이 바로 <당신이 옳다>이다.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1만2000여명의 속마음을 듣고 나눈 저자 정해신 박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라우마 현장에서 피해자들과 함께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집단상담을 이끌었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심리치유공간 ‘와락’을 만들었다.

또 세월호 참사 직후 안산으로 이주해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고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에 힘썼다. 또한 서울시와 함께하는 힐링프로젝트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감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사실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부응하려 발버둥치고, 갑질하는 조직에서 억지 미소로 참아내고, 성공과 효율을 좇는 사회의 기준에 허덕이고, 관계의 고단함 속에 내 마음은 뒷전이 될 때 ‘심리적 CPR(심폐소생술)’이 절실했다. 그 때 내 마음을 어루 만져준 것이 바로 <당신이 옳다>는 이 한 마디였다.

이 책은 사람의 마음에 대한 통찰과 치유 내공을 밀도 높게 담고 있다. 이론과 통계, 정형화된 사례에 의존하는 기존의 심리학 책과 달리 풍부한 현장 경험과 육성을 통한 사례로 뒷받침한다. 또한 단호하면서도 깊숙이 마음을 움직이는 저자 특유의 언어는 읽는 과정 자체를 진한 공감의 순간으로 만든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상처 입을 때, 이 책에 마음과 눈 맞춰보자. ‘당신이 옳다’고 세심하고 과감한 지지를 전해줄 것이다. 또한 주변 사람과 삶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집밥’ 같은 힘을 실어주고 우리 사회에 공감의 중요성과 방향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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