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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 연간 일자리 40만개 감소파이터치연구원, 노동 수요 감소시켜 연속 부작용 일으킬 가능성 높아
  • 이남훈 기자
  • 승인 2019.04.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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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고용과 생산, 소득이 모두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주당 최고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제한해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여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겠다는 것과 정반대되는 분석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민간 연구기관인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의 보고서 ‘주 52 근로시간 단축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실질 GDP가 10조 7000억원, 연간 일자리가 40만 1000개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외에도 임금소득은 5조 6000억원, 기업 수는 약 7.7만개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파이터치연구원은 반복 노동(비숙련공) 시간만 단축할 경우 자동화에 의해 정보통신기술(ICT) 자본이 0.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비반복 노동(숙련공) 시간만 단축할 경우 반복 노동시간만 단축할 때 보다 고용감소가 약 6배 클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으로는 근로시간 단축 시 23.5만개의 비반복 노동 일자리가 사라지는데 이는 비숙련공 일자리 감소량보다 약 1.4배 많다. 이를 두고 파이터연구원은 숙련공 일자리의 감소폭이 유난히 큰 이유는 숙련공은 부족한 근로시간을 짧은 시간 안에 신규 고용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도미노 현상 전망
파이터치연구원은 근로 시간 단축이 단순 일자리 감소로 그치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성급한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의 노동 수요를 감소시켜 경제에 연속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의 부담이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고용 축소가 가계의 소득감소로 이어지면 가계의 경제적 부담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산업들은 제조업과 ICT 산업 등 대체적으로 긴 시간의 근로시간이 요구되는 산업들로 최근 해당 산업에서 자동화에 따른 고용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결국 현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2팀장은 “주 52시간 근로제도가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인지, 기업과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높여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미칠 것인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터치연구원은 현재 주 52시간 근로제도는 국내 경제상황과 중소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행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상시근로자 수 300인 미만의 사업장에 본격 적용될 때 현재보다 경제 전반에 더 큰 충격이 나타날 우려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경제상황과 정책의 예상되는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주 52시간 근로제도의 시행 연기나 폐기까지 고려한 원천적 측면에서의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재현 연구2팀장은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적용되는 기업 전반을 대상으로 이를 감내할 여력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교한 정책 처방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제도를 두고 원천적인 재논의가 어렵다면 탄력근무제의 단위기간을 최대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기업들의 생산 현장에서 필요한 단위기간을 충분히 조사한 후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기존 3개월의 탄력 근무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지만 이는 특정 계절이나 주기별로 발생하는 장시간의 근로시간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터치연구원은 해외 국가 사례들을 적극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독일의 경우 하루 최대 연장근로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돼 있지만 탄력근무제의 단위 기간은 6개월로 설정돼 있다. 프랑스는 일별, 주별, 연도별 최대 근로시간 한도만 규정돼 있고 탄력근무제의 단위기간은 지정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은 최대 1년의 탄력근무제 단위기간을 허용한다.

파이터치연구원은 그럼에도 탄력근무제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단점을 보완해 줄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전한다. 직종과 업종에 따른 업무 특성상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산업 안전 담당 업무나 데이터센터 관리 업무 등 고도의 숙련노동이 필요한 업무는 근로시간 단축 시 신규 고용으로 부족한 노동수요를 단기간에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파이터치연구원은 정부가 업무의 특성과 종사자의 직업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근로시간 단축의 예외규정을 신설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연 정부가 내놓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훗날 한국 경제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올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는지 지켜볼 일이다. 

이남훈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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