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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VS카드사, 수수료 분쟁 본격화사활건 협상 예정…소비자에 불똥 우려
  • 전진용 기자
  • 승인 2019.04.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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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카드사간에 벌어졌던 카드 수수료 인상에 따른 분쟁이 이제는 유통가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현대자동차때와는 사뭇 다르다. 이들간의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갈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대형가맹점과 카드가간의 2라운드 전쟁은 이제 자동차사에 이어 유통사로 이어졌다. 양측은 수수료 관련 협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막강한 파워를 통해 가맹해지라는 초강수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지만 유통사들의 경우는 그러한 갑의 입장을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올해 초 연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 2만3000곳에 카드수수료를 인상할 것을 통보했다. 현재 대형가맹점들이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는 1.8~2.0%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대형마트 1.94%, 백화점 2.01%, 통신 1.80% 등이다.

최근 카드사들은 이를 2.1% 안팎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이 같이 카드수수료 인상안을 통보한 것은 적격비용 산정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선안의 카드사 마케팅비용 산정방식에 따르면, 연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일부 대형가맹점의 적격비용이 인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카드수수료 개편안 유통사로 불똥
이번 카드수수료 분쟁의 시장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안’에서 시작됐다.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정부 정책이 카드사에게는 손해로 작용됐고 이를 메꾸려는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 0.2~0.4% 인상 통보로 이어졌다.

유통사에 앞서 카드사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현대자동차의 경우 ‘가맹해지’라는 초강수로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 냈지만 유통사는 다르다. 자동차의 경우 캐피탈의 비중이 큰 반면 유통사들은 고객들의 카드사용이 80~90%정도로 카드사용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또한 유통사들은 카드결제 거부권 자체가 없어 가맹해지와 같은 초강수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카드사와 협상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사의 경우 카드수수료가 인상될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이익 하락과 맞물려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형마트의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2.3% 감소했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 배수의 진을 치고 대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드사 역시 현대자동차와의 협상에서 대패한 상태여서 유통사들에게는 보다 강경하게 협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 “정부가 야속하다”
유통사의 입장에서는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이 매우 당혹스럽고 불합리하다는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드사들의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카드사들의 불만은 정부, 특히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로 향했다.

카드사들이 협상력에서 우위에 있는 대형 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율 인상을 밀어 붙이게 된 계기가 ‘카드 수수료율 역진성’ 해결을 위한 정부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체계 개편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영세한 소형 가맹점들이 높은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고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대형 가맹점은 오히려 낮은 카드 수수료를 내고 있는 ‘역진성’을 해소할 것을 카드사에 요구했다. 이런 정부 정책에 따라 자동차, 유통사 등과의 협상에 임했지만 정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카드업계는 “정부 정책에 따르다보니 이 같은 분쟁이 일어났는데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위는 뒤늦게 대형가맹점들을 향해 ‘엄중조치’를 경고했다.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카드사에 낮은 수수료를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추후 금융당국이 수수료 협상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카드사 또는 대형가맹점의 위법행위가 발견되는 경우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카드사가 현재 주장하는 수수료 인상안 그대로 협상이 이뤄질 경우 유통사 출혈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의 경우 연간 1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카드 사용 비중이 높은 소비자 또한 불편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 등은 카드사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마트 측은 즉각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8개 카드회사로부터 공문을 받은 뒤 이에 대한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현재 이마트를 시작으로 롯데마트,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기타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에 동참할 분위기다. 이들은 카드사 측에 카드수수료 인상에 대한 근거자료 등을 요구하며 각 카드회사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카드사들은 이달 1일부터 올린 수수료율을 대형마트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카드사와 유통업체 간 협상이 최종 이뤄지면 수수료율 차액을 정산해 유통업체에 돌려주게 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와 달리 유통사와 카드사간의 협상은 장기화될 수 있으며 양측이 입장이 크게 대립하고 있어 향후 진행 과정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통사와 카드사 간의 분쟁은 자칫 소비자들의 불편이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드수수료 인상 사안은 현대차를 시작으로 유통가 뿐 아니라 통신·항공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진용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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