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유명 노래 가사처럼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의 끝이 어딘지 이게 정말 나의 길인지 고민되는 날이 있다.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버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더욱 말이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회사 그만둘까?’ 그러면 ‘그만두면 뭐하지?’, ‘할 수 있는 일은 있을까?’ ‘당장 월급이 안 들어오면 어떻게살아가지?’ 등 수백가지 심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아직은 때가 아닌 것같다’는 결론에 도달하며 끝이 난다.

오늘처럼 눈까지 내리는 날 이런 생각이 들면 평소에는 술로 심란한 마음을 달랬을 텐데이번에는 서점을 찾았다. 누가 이런 내 마음을 헤아려 정답을 내려줬으면 하는 마음에서.그러다 무심코 손에 든 책이 바로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이었다. 이 책의 저자 ‘귀찮’ 은 콘텐츠 에디터로 활동하며 퇴사를 고민을 하던 한 청춘이였다.

하지만 그는 그의29번째 생일날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지금은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작업실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퇴사를 생각하며 느꼈던 감정과 걱정, 퇴사 이후 시작된백수로서의 삶부터 백수 혹은 프리랜서로의 서울 생활,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에 내려가가족 작업실 ‘그리고다’를 완성하기까지의 땀내 나는 여정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나 역시 직업의 특성상 쓰고 싶은 글보다 써야 될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것이 나를 지치게도, 힘들게 할 때도 많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넘쳤던 100℃의 열정은 다 타버려 재가 된 지 오래고 마치 기계처럼 글을 써내려가는 일상에 난 오늘도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퇴사를 하지 못하는 건 어쩜 용기가 없어서이지 않을까. 후회하지 않을 용기, 그리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용기 말이다.

지금도 용기는 없다. 그래서 ‘퇴사’를 고민하며 시간을보내기보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데 고민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찾는 날 저자처럼 나도 스스로 마침표를 찍고 다시 새로운 페이지를 써내려가고싶다. 이번 생은 ‘아직 망하지 않았음’이 아니라 ‘망하지 않음’ 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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