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유통 줌인
1374명 사망, 세계 최초 바이오사이드 사건특조위 본격 활동, 온 힘과 열정을 다해 진상규명에 매진할 것
  • 정상규 기자
  • 승인 2019.01.04 14:46
  • 댓글 0

지난해 12월 11일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특조위는 앞으로 최장 2년 동안(1년 이내에 활동 완료, 불가피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1회 연장 가능)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대책 점검과 제도개선 방안을 조사하게 됐다.
장완익 특조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이들은 원인도 알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거나 급기야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절규를 가슴에 담고 온 힘과 열정을 다해 진상규명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규모 40만명
가습기살균제가 처음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4년, 유공(현 SK케미칼)의 ‘가습기 메이트’였다. 그로부터 12년 후인 2006년, 원인 미상의 폐 질환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2011년에서야 그 원인으로 가습기살균제가 지목돼 사회적 논란이 시작됐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급증한 원인 미상의 폐 질환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등 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내용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 2012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국가와 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8월에는 제조·판매사 10곳을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피해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 중지 결정을 내렸다. 같은 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장 광고를 이유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옥시레킷벤키저에 5000만원, 홈플러스와 세퓨의  버터플라이이펙트에 각각 100만원씩의 과징금을 물리고 검찰에 고발했으며 아토오가닉은 시정명령, 롯데마트와 글로엔엠은 경고 조치를 내렸다.
지난 2014년 12월에 발간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폐손상조사위원회의 ‘가습기 살균제 건강피해 사건 백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미생물이나 해충을 죽이려고 사용한 제품이 외려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 세계 최초의 바이오사이드(biocide)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신청·접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4일 기준 6239명이 피해구제 신청을 했으며 이 가운데 1374명이 사망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정부의 피해 규모 추산 결과 건강에 영향을 받은 피해 규모가 30만명에서 40만명에 이른다”며 “전 세계 유례가 없는 바이오사이드 참사이고 국가적 재난 수준의 피해 규모”라고 주장했다.
가습기 살균제는 지난 1994년 첫 제품이 나온 뒤 2011년까지 20여종이 시장에 선보였으며 18년간 800만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제품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옥시RB)’으로 4305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어 ‘애경 가습기살균제’(애경/SK케미칼, 1362명),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롯데쇼핑/샤인업, 435명), ‘이마트 가습기살균제’(이마트/애경, 403명),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홈플러스/용마산업사, 393명), ‘세퓨 가습기살균제’(세퓨, 129명), ‘엔위드’(클라나드, 86명), ‘베지터블홈 가습기클린업’(홈케어/제너럴바이오, 70명), ‘유공가습기메이트’(SK이노베이션, 63명), ‘함박웃음 가습기세정제’(GS리테일/퓨앤코, 61명) 등의 순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다.


특조위, 개발 및 판매 과정 등 철저 조사
특조위는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유해 화학물질 및 제품이 어떻게 20여년 동안 생산·제조·유통되고 안전한 제품으로 표시·광고될 수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제품 및 원료 물질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안전성 검토 적정성 ▲원료 및 제품의 개발과정과 제조·수입·유통·판매 등과 관련한 기업 ▲정부의 조사·수사 및 피해자 지원·구제의 적정성, 참사 징후의 확인 가능성 유무 ▲피해 신고가 저조한 원인과 피해 규모 ▲소비자용 화학물질 정보전달체계 등의 적정성 ▲생활 화학제품에 대한 위해성 모니터링 및 회수체계의 적정성 ▲정부의 소극적인 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과 지원 과정의 문제점 ▲피해자 고통을 가중시킨 정부와 기업의 책임회피와 피해지원의 적정성 등 8대 과제를 선정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국내 최악의 화학물질 사고라는 점에서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대량 유통된 제품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국민의 안전과 보건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특조위의 활동을 통해 가습기살균제가 만들어지고 판매되는 과정, 그로 인한 피해가 확인된 이후 조치에서 기업과 정부가 어떠한 잘못을 했는지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향후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대안을 도출하고 정부 기관과 기업의 배상 및 보상이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정비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    
 

정상규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상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신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