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불가피

“지갑이 열릴까”. 올해 유통업계의 고민이 담긴 한 마디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등 명목 임금의 상승으로 민간 소비 성장률이 지난해보다는 개선의 소지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장애물이 있다. 제조업 고용 부진이다. 고용 등 취업 부진이 예상되는데다가 물가 상승도 고려해야 한다. 소비심리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인가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물가는 오르는데 구매력은 그만큼 따라 오르지 못한다면 탄력적인 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렇게 보면 유통업체들은 2019년에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해 상반기에는 주식시장이, 하반기에는 부동산이 급등하면서 소위 ‘부자들의 지갑’은 열렸던 시기였다. 하지만 올해 주식시장은 박스권에 갇히고 부동산 시장도 신도시 개발계획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2인 이하 가구 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유통업계의 구조적인 변화는 올해도 지속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 1, 2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다. 30대와 60세 이상에 집중돼 있다. 핵가족의 경우 주기적인 ‘장보기’가 불필요하고 근거리 유통채널 이용 빈도가 높은 편이다. 올해도 유통업계는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올해 유통업계는 구조조정이 우선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국내 유통업계 대표 주자인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롯데쇼핑은 중국할인점 매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부진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익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다.
롯데쇼핑은 중국할인점 매각을 통해서 2700억원 가량의 이익 개선 효과를 거뒀다. 롯데쇼핑은 중국 백화점 매각도 진행 중에 있다. 여기에 국내 백화점 폐점도 검토 중에 있다.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에 적극적인 것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실적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에 더해서 국내 할인점 마진율까지 정상화될 경우에 올해에만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마트 역시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 대형마트 지점의 폐점을 검토하고 있고 편의점 2개사도 부진점 폐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폐점이라는 극약처방과 함께 판매관리비 전반의 감축도 지속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매출액 성장률 둔화 등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비용 효율화를 강제했다. 올해도 구조조정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제연구소들의 전망과는 달리 유통전문가들은 올해 소비시장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실제로 소비자심리지수가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에 머물렀다. 이는 전월대비 -3.5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올해도 얼어붙은 소비심리의 개선은 요원하다는 게 유통가의 시각이다. 증권가에서도 2019년 소비시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된 근거는 고용 부진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 둔화, 비소비지출 증가, 수출성장률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 등”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고용과 부동산을 살펴보면 이 같은 판단에 수긍이 간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우선 고용은 지난해 저점을 통과했다. 하지만 시련이 남아 있다. 지난해 8월 취업자 수 순증은 3000명에 불과했다. 최저점이었다. 이후 취업자 수 순증이 회복 중이다.
하지만 올해는 최저임금이 10.9% 인상되는 해이다. 취업자 증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소다. 물론 지난해의 고용 부진을 온전히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임시직·일용직의 고용부진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둔화 역시 고소득자와 중산층 소비에 부정적이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심상치 않다. 서울 부동산 가격은 주간 기준으로 최근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주택가격전망 CSI 지수는 서울 기준으로 102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은 소비성향 뿐만 아니라 가처분소득(임대소득, 이자소득)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저소득층의 경우도 지방부동산 가격과 소비성향이 연동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방부동산 가격이 지속 하락했기 때문에 소득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소비는 더 얼어붙는 구조다. 고소득층과 중산층의 경우도 수도권 부동산 가격과 소비성향이 연동된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기에 고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비성향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 하락 시, 고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비성향둔화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 부동산 자산 소득의 감소도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소비 시장을 이끌었던 계층이 고소득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소비시장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유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날개 단 ‘편의점’…8% 성장 기대
흥국증권은 올해 편의점 매출이 2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점포 출점 둔화로 성장률은 지난 2017년 14.1%에서 2018년 9.8%에 이어 둔화됐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 내에서 차별화된 성장률을 유지해 소매 유통 내 비중도 2019년 6.9%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장지혜 연구원에 따르면 편의점 업태는 ▲편의점 자율규약 시행에서 촉발된 업태 구조조정 ▲미니스톱 매각 ▲카드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자율규약 시행으로 신규출점 둔화가 불가피하다. 반사이익은 기존점에게 돌아갈 수 있다. 또 이미 점포 확장을 마친 1~2위 업체를 제외하고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본부임차율이 높은 GS리테일의 시장 지배력 상승도 기대해 볼만 하다.
아울러 폐점단계에서 희망폐업에 대한 위약금 감경·면제로 상권 정리, 브랜드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니스톱 매각 건은 아직 진행 중으로 3~4위 업체의 시장 점유율 변화 및 이탈 점포에 대한 1~2위 업체의 실익을 얻을 수 있다.
카드 우대수수료율 구간 확대도 점주와 본부 모두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 변화다. 편의점 개별 점주는 연간 156~214만원이 절감되고 본부는 연간 50억원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인구구조와 소비트렌드 변화는 편의점 업태 성장의 기반이다. 인구구조 측면에서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할인점 수요 둔화와 인구고령화로 근거리 채널 선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실제로 편의점의 매출성장률 뿐만 아니라 구매건수 증감률은 오프라인 채널의 증감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편리성, 합리성이 강조되는 소비 트렌드에서 온라인과 편의점의 성장은 불가피하다. 특히 편의점은 근거리, 즉시 소비 수요로 타 오프라인 채널 대비 온라인 채널 잠식의 우려가 낮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올해 점포성장률은 전년에 비해서는 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 증가율은 둔화되지만 최저임금 추가 인상 및 신규 출점 거리제한에도 불구하고 공급 성장 유인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은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는 편의점이 개인수퍼의 업종 전환 수요를 흡수하는 한편 일부는 편의점 업태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브랜드력 및 상품력이 강화된 편의점으로의 업태전환이 이뤄진다고 보는 셈이다. 
편의점 업계의 올해 대형 이벤트는 미니스톱의 인수전이다. 롯데지주가 미니스톱을 인수하게 될 경우 세븐일레븐의 점포수는 9500개에서 1만2000개로 1만3000개인 1~2위업체와 격차를 단숨에 줄이게 된다. 다만 세븐일레븐의 경우 미니스톱과 상권이 겹치는 점포를 정리해야하는 위험이 있고 최근 부진한 세븐일레븐 실적이 미니스톱 정상화로 극복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한다.
신세계가 인수하게 될 경우 이마트24의 매장수는 3500개에서 6033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매장당 로열티 수익을 받는 것이 아닌 월회비를 받는 구조상 당초 예상한 손익분기점 점포수가 6000개였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이마트24의 수익화 시점이 2년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두 시나리오 모두 점포 통합, 정상화 비용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성장이 기대된다. 브랜드 전환이 쉬워진 상황에서 인수 절차 중 이탈되는 점포 물량을 대형 2사가 가져가게 될 확률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롯데와 신세계 그룹이 이익률 부담을 느끼는 동안 대형 2사는 점주 지원금이나 개발을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한편 지난해 11월 말에 발표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의 확정은 편의점 수익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적용된다. 모든 점포가 연간 120만원의 카드수수료 비용을 절감한다고 가정한다면(37.8% 점포가 214만원, 39.2% 점포가 156만원 절감) 가맹본부는 점포당 연간 42만원 비용절감, 1만3000개의 점포를 보유한 1~2위 업체는 연간 최소 54억6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백화점, 상위 20%의 명품 수요 ‘살아있네’
유통전문가들은 올해 백화점의 경우 기존점신장률이 3.0%는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의 높은 기저의 부담은 있지만 기존점들이 이 정도의 신장 추세는 이어갈 것으로 본 것이다. 근거는 거의 대동소이하다. 주요 고객군인 4~5분위 가구의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인식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유통채널은 단연 백화점이었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백화점이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감률이 확대됐고 소비 경기 부진 속에서 이뤄낸 결과여서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채널은 경기에 민감하게 작용해 소비위축 시기에 매출이 부진한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통상적인 경향과 달랐다. 의문은 금세 풀린다. 백화점 채널호조의 배경은 ‘명품’이다. 해외유명브랜드의 매출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9.0%로 단일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명품 위주의 성장은 최근 몇 년간 지속돼 오기는 했다. 지난해에 중요한 점은 그 속도가 더욱 가속화됐다는 데 있다.
백화점 채널의 명품 판매 호조 배경은 바로 ‘소득’에 있다. 국내 분위별 가구소득의 증감률을 살펴보면 1분위~3분위(하위 60%) 가구 소득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상위 40%에 해당하는 4~5분위의 소득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5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2018년 2분기 기준 916만원까지 증가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10% 이상 올랐다. 물론 일각에서는 명품 위주의 성장이 수익성 측면에서 궁극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백화점 채널은 크게 4가지 계약 형태(직매입, 특정매입, 임대갑, 임대을)로 이뤄져있다. 대부분이 판매 금액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브랜드 업체로부터 수취하는 특정매입 형태인 것과 달리, 명품의 경우 임대갑이나 임대을 형태의 계약(백화점에서 판매 장소를 제공하고 이에 따라 일정액·일정률의임대료를 수취)이 일반적이다. 명품 판매 비중이 증가하게 되면 백화점의 매출총이익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다만 명품의 경우 관련된 판촉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유통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백화점 판촉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비, 금액에 따른 상품권 페이백 등을 적용할 때 유명 명품 브랜드들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이 때문에 최종적으로 영업이익률은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아울러 백화점 업체들이 비용 축소를 위해 인력 재배치, DM의 디지털화 등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매출액 증가율을 상회하는 영업이익 증가 달성이 가능한 구조로 볼 수 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연간 1000억원 규모의 판관비 축소를 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백화점 채널에서 유일한 우려사항은 높은 기저효과다. 유통업은 기본적으로 기저효과와의 싸움이 가장 큰 변수인데 지난 2년간 타 채널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만큼 부담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백화점 채널 주요 고객군인 4~5분위 가구의 소득이 꾸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전체 소비경기회복이 생각보다 더디더라도 선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업체별로 보면 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의 순서로 기존점 신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백화점 채널 성장을 이끌고 있는 카테고리가 해외 유명브랜드인 만큼 명품라인업을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는지가 기존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볼 수 있는 신세계가 기존점 신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온라인 쇼핑, 여전한 성장 vs 경쟁 심화
유통가에서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지난해 90조원 가량의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소매시장 약 300조원의 30%를 차지하는 매우 큰 규모이다. 사상 첫 월 거래액이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규모로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렇듯 커버린 온라인 쇼핑 시장에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는 경쟁이 심화되는 등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 
매년 20%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올해 어떤 모습일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업계에서 스스로 밝히는 동향을 보면 대강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다.
우선 온라인 쇼핑 시장의 큰 손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고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 등을 수용하는데 거부감이 적은 20~30대이다. 그래서 주요 온라인 쇼핑 기업들은 20~30대를 주 타깃으로 그들의 니즈를 해소해줄 수 있는 제품 카테고리를 개발해 왔고 올해도 변함이 없다.
다만 앞으로는 60대 이상 소비자들의 니즈 또한 무시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바로 6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며 온라인 쇼핑 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한 것이다.
60대 이상 중·장년층 소비자는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형 가구·가전, 명품 의류 등의 고가 상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 주요 소비층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 등 배송 서비스가 진화로 온라인 장보기가 점차 우리 삶 속에 자리 잡으며 온라인 쇼핑을 통한 신선 식품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신선 식품의 경우 그 어떤 제품보다도 신선도, 위생 등이 핵심이기 때문에 기존에는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서 눈으로 보고 구매하려는 경향이 높았지만 최근 배송 시스템의 발달로 신선도 유지가 용이해지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구매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산지 직송으로 유통·판매하는 신선 식품의 품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신선도는 물론 저렴한 가격과 품질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제품을 선보인 것이 신선 식품 카테고리 수요 증가의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통공룡들과 IT대기업들이 온라인 쇼핑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시장 변화의 주요 축이다.
오린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커머스 시장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면서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을 다각화 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커머스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개편되는 모바일 메인 화면에 커머스를 기존 대비 상위에 배치했고 카카오 또한 커머스 사업부문을 분리해 지난해 12월 카카오커머스로 분사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한 분석이다. 이에 더해서 올해 상반기 중에 이마트·신세계 그룹의 온라인몰 전담 신규 법인이 설립된다.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사업 본격 투자도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유통업체의 온라인 사업 강화 또는 본격화가 예정돼 있다. 최근 쿠팡이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를 투자받아 기존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도 새로운 전략을 펼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이에 따라서 올해는 인터넷 플랫폼들의 유통업 진입과 새로운 경쟁 구도가 가장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오 연구원은 “올해 국내 시장은 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와 롯데·신세계등 유통그룹 그리고 쿠팡의 5파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유통 업종 내 새로운 경쟁구도를 점검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많이 어려웠다…올해는 다르다


대형마트는 지난해 부진했다. 요 몇 년째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가구 수의 변화 등과 연관된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은 대형마트의 부진을 반영한다. 구조적인 변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일부 상위 업체의 영업시간 조정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영향을 줬다. 또 구매단가 상승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도 주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영업시간 조정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기저에 따라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점진적인 수요 감소일 수는 있어도 급격하게 빠질 일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본격적인 구매단가 상승은 빨라야 올해 연말부터나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도 상당기간 시장의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반면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부동산과 연계해 대형마트가 주거비 축소 및 온라인 통합몰 가치 확대로 올해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김 연구원은 공급 과잉으로 2019년 지방 전세가격 하락과 가계 가처분 소득 증가하며 마트 소비 증가를 예상했다.
그는 “올해에도 온라인몰 경쟁 심화되겠지만 주요 유통사는 온라인 통합몰 출시로 집객력 방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의 경우, 지방 전세가 하락에 따른 실질 가처분 소득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백화점과 달리 지방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는 실질 주거비 및 교통비 증가로 인해 마트 소비가 축소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는 것을 전제했다. 하지만 당분간 지방의 전세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래서 그동안 묶여있던 마트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 것이다. 올해 3월 신세계의 온라인 신설법인 출범을 계기로 온라인몰에 대한 가치도 확대된다.
아울러 대형마트도 기존점 성장률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했다. 왜냐하면 영업시간 1시간 단축 영향이 작아지는 것에 더해 전세가 하락으로 주거비 부담이 축소되며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세가격은 둔화되고 있다. 월별 전세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전국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0.05%를 기록 중이다.
김 연구원은 “전세가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지방의 경우 2014년 이후 주택 공급 확대가 지속됐는데 2014년~2018년 지방에 공급된 총 주택은 연 평균 35만5000호로 2008년~2012년 연 평균 공급물량의 1.8배에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 전문가는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이마트의 턴어라운드를 점쳤다. 올해 최저임금(8350원) 이상의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기에 인건비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제하고 전문점과 기존점의 이익은 올라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 고정비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롯데마트의 경우는 중국 마트 사업 철수로 연간 25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했다. 결론적으로 대형마트 본업의 수익성 개선 추세는 올해에 비교적 완만하게 나타날 것으로 봤다.


 

홈쇼핑, 신성장 동력 마련 ‘고심’
홈쇼핑업계는 올해도 신성장 동력 마련에 고심해야 할 처지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쇼핑 시장으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하는 데다 T커머스 등 채널이 늘면서 수수료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탓이다. 이에 업계는 마진율이 높은 패션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쇼핑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주요 홈쇼핑업체들은 전년도와 비교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GS홈쇼핑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1%, 8.8% 줄었고 CJ ENM오쇼핑부문은 매출은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홈쇼핑은 각각 1.8%, 12.4% 줄었고 현대홈쇼핑은 각각 5.1%, 8.6% 감소했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폭이 큰 것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수수료 인상 여파가 크다. 기존 7개 홈쇼핑 채널 외에 10개의 T커머스 채널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현재는 총 17개 쇼핑 채널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10번 이하 채널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하길 원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차별화 상품 기획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단독 브랜드들이 히트상품 순위에 진입했던 지난해의 경험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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