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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피라미드 피해, 국가가 책임진다‘부패재산 몰수 특례법’ 입법 예고…불법 피라미드 및 보이스피싱 피해 재산 소송 없이 환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8.12.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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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원 김 모씨(32세, 남)는 최근 불법 피라미드 사기를 당했다. 오랜만에 만난 대학 선배가 화근이었다. 선배는 점심이나 먹자며 김 모씨를 불러 매월 고수입을 올릴 수 있는 투자라며 고가의 물품구매를 강요했다. 구입한 물품은 전문 판매원에게 위임되며 물건이 팔릴 때마다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구입한 물품은 센터에 보관된다고 설명했다. 찜찜했지만 결국 김 모씨는 선배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후 수당도 지급되지 않고 사용하기에는 너무 고가의 물건이라 반품하겠다고 계약서를 요구했지만 선배는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만나기를 꺼렸다. 결국 청약 철회 기간도 지나버렸고 소비자 피해 구제도 할 수 없는 불법 피라미드 업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위와 같은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학연·지연을 핑계로 한 대표적인 불법 피라미드 사기다. 그간 불법 피라미드 등 피해 재산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무엇보다 장기간의 민사상 손해배상 등의 방법을 통해서만 회복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국가가 팔을 걷어붙였다. ‘부패재산의 몰수와 회복에 관한 특례법’ 통해서다.

회복 한계 개선
합법적인 다단계판매 업체는 계약체결일·상품인도일·주소 인지일 등으로부터 14일 이내, 다단계판매원의 경우 3개월 이내라는 유통업계에서는 가장 긴 청약 철회 기간을 가지고 있다. 또한 피해가 일어난다고 해도 직접판매공제조합, 특수판매공제조합 등 소비자피해 기구를 통해 소비자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다. 

반면 사례에 등장한 불법 피라미드의 경우 서울시 및 직접판매공제조합, 특수판매공제조합 등 소비자피해 기구에 가입하지 않은 무등록 업체로 피해 본 재산을 되돌려 받기는 쉽지 않다. 또한 최근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보이스피싱, 유사수신 등 조직적 사기 범죄에서 잃은 돈도 마찬가지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이스 피싱 피해액은 2400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4% 증가했고 피해건수 또한 5만13건으로 8.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가상화폐 열풍으로 인한 유사수신 사기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찰에 수사 의뢰한 가상화폐 관련 유사수신 범죄는 지난 2015년 12건에서 2016년 23건 지난해 38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피해자가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회복할 수 있지만 그도 증거 확보가 쉽지 않고 승소하더라도 이미 범인이 재산을 은닉한 경우가 많아 피해회복에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국가는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불법 피라미드나 보이스피싱 등 조직적 사기를 당할 경우 범죄 피해 재산을 국가로부터 되돌려 받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최근 법무부는 ‘부패재산의 몰수와 회복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이뤄진 악질적인 사기 범죄 피해 재산을 국가가 우선 환수해 사기 피해자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쉽게 말해 피해자들은 복잡한 민사소송과 강제집행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형사판결 확정 전이라도 재산을 동결해 은닉을 차단할 수 있다. 또한 형사 재판이 확정되면 수사기관이 발견한 피해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이미 구제받은 경우에는 차액을 뺀 나머지를 돌려받을 수 있다.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범죄는 ▲범죄단체를 조직해 범행한 사기죄 ▲유사수신 ▲불법 피라미드 ▲보이스피싱 등이다.

개정안은 법을 시행할 시점에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도 적용되며 시행 전에 재판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법무부는 사기죄 전체에 몰수·추징을 허용할 경우 고소·고발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며 불특정 다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사기 범죄로 적용대상을 제한했다. 법무부는 40일의 입법 예고 기간 후 유관부처 협의 등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민사구제 수단만으론 범죄피해 회복에 한계가 있었다”며 “개정안이 시행되면 복잡한 민사소송과 강제집행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조직적 다중피해 사기 범죄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년에 적게는 70만 건, 많게는 100만 건씩 사기 범죄가 터지는데 그 중 불기소되는 게 더 많다”며 “사기 사건에서 처벌되는 경우가 많다면 몰수나 추징이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몰수·추징할 수 있는 사건이 몇 건이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지난해까지 접수된 사기 범죄사건 중 재판에 넘겨진 수는 평균 18%에 불과하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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