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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 득인가 실인가?내수 경제 활력 등 기대 높은 정부…당사자 중소·중견 기업은 시큰둥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8.11.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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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이면 입국할 때도 면세점 쇼핑이 가능해진다. 출국 시 구입한 면세품을 여행 기간 동안 가지고 다녀야 했던 불편함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지난 9월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을 통해 국내외 입국객의 소비 증진과 해외 소비 국내 전환으로 내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 공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빅피쳐를 그렸다. 하지만 입점 가능한 중소·중견 기업의 반응은 냉랭하다. 상품 구매력을 갖춘 대기업 입찰이 제한된 데다 현재로써는 1인당 면세 한도 600달러 상향 조정도 미지수며 특히 면세 물품의 대표적인 ‘담배’ 판매가 제한되는 등 제한품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17년째 관광수지 적자 기록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 관광객이 해외에서 쓴 금액은 1조3400억 달러(약 15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쓴 금액은 지난해 306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 수는 지난해 사상 최대로 감소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33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22.7% 감소했다. 반면 출국한 관광객들은 전년보다 18% 증가한 2649만6000명이었다. 해외로 나간 사람들이 입국한 외국 관광객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는 말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다 보니 지난해 우리나라 관광수지 적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01년 이후 17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는 137억5000만 달러(약 15조원)로 전년보다 112% 늘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9월2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혁신성장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입국장 면세점 도입방안을 확정했다. 소비의 국내 전환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공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우선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고 6개월간의 시범운영을 통해 김포·대구 등 다른 공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과일과 축산가공품의 경우 검역 대상 품목이기 때문에 입국장 면세 품목에서 제외됐다. 또한 입국장 면세점의 혼잡과 내수시장 교란 등의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담배도 제외됐다.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의 운영업체를 중소·중견기업에 한정, 제한 경쟁 입찰로 운영할 계획이다. 매장 면적의 2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구성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의 임대수익은 저소득 지원 등 공익 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 확정 당시 1인당 판매 한도 600달러는 상향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내 입국장 면세점 입점 후보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입국장 면세점 시범 사업을 시작하면서 휴대품 면세 한도를 증액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면세 한도는 지난 1996년 1인당 400달러, 2014년 600달러로 상향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인당 국민총소득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실제 일본은 약 1700달러, 중국은 약 750달러, 미국은 체류기간에 따라 200달러에서 최대 1600달러까지 면세된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입국장 면세점 입점 대상인 중소·중견 기업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먼저 대기업 면세 업체와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다.

자본력 있는 대기업 면세 업체는 대량 구매로 중소·중견 기업들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월하기 때문이다. 즉 같은 수준의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더 많이 확보하고 더욱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입국 면세장에는 면세품목에서 가장 많이 찾는 담배 판매를 제한했다. 지난 2015년 담뱃값 인상 이후 해외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품목은 담배다. 실제 국내 면세점 담배 매출은 2015년 4595억원, 2016년 6062억원, 지난해 6235억원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면세품을 여행 기간 동안 계속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입국장 면세점 취지와도 어긋나는 부분이다.

더불어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도 문제다. 실제 지난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롯데면세점이 자진 철수한 것도 높은 임대료 때문이다.

한편 소비자들은 입국장 면세점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81.2%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찬성했다. 선호 품목으로는 향수와 주류가 꼽혔다.

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은 내국인들의 해외 소비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할 수 있으며 입점하는 중소·중견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기내면세품을 판매하는 항공사와 출국장 면세점 업체와의 경쟁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600달러 면세 금액 한도 상향이 입국장 면세점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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