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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는 원래 싼 거 아니었어?프리미엄 PB의 등장…퀄리티 앞세운 차별화 전략이 가격경쟁으로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8.11.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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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자체브랜드)가 비싸지고 있다. PB는 소비자 사이에서 ‘가성비’가 높은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아니 실제로도 저렴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브랜드 생산보다는 대형 유통업체의 생산력을 활용함으로써 광고·마케팅·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의 직거로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홈쇼핑·백화점과 같은 유통업체에서는 PB제품의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 퀄리티를 앞세운 고가의 PB제품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럭셔리 전쟁을 이끌고 있는 프리미엄 PB제품의 내막을 짚어 봤다.

PB브랜드 론칭도 확대
PB는 유통업체에서 직접 만든 자체 브랜드 제품을 말한다. 이마트 ‘노브랜드’ 등이 대표적인 PB제품이다. PB는 제조 설비가 없는 유통업체가 제품을 기획한 후 제조업체에 생산만 의뢰하거나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제품을 저렴하게 받아 유통업체 자체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제품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월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이후부터는 가성비 뿐만 아니라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독특한 콘셉트의 PB제품으로 인해 바야흐로 PB 전성기를 맞았다. 실제 PB제품의 천국으로 불리는 편의점의 경우 이미 1000만개 넘게 판매된 ‘텐 밀리언셀러’ 제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백화점·홈쇼핑 등의 업계에서도 자체 제작한 식품, 패션, 뷰티 등의 다양한 브랜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홈쇼핑·백화점 등의 업계에서 프리미엄 럭셔리 PB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 GS홈쇼핑·현대홈쇼핑·CJ오쇼핑·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최근 유명디자이너와의 협업은 물론 구스다운, 캐시미어 등 고급소재를 활용한 패션PB 경쟁에 돌입했다. 가성비를 내세웠던 과거에서 프리미엄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먼저 천연 울 소재를 앞세운 GS홈쇼핑의 ‘쏘울’은 럭셔리 PB의 대표적인 브랜드다. 실제 품질 관리를 위해 직접 호주에서 쏘울 울 전용 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대 80만원대의 고가 패션의류임에도 불구하고 25%에 달하는 재구매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GS홈쇼핑은 손정완 디자이너와 함께 론칭한 PB브랜드 ‘SJ WANI’를 통해 70만~90만원대 고가 코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올겨울 신상품 ‘SJ WANI 밍크 트리밍 캐시코트’는 울과 캐시미어 혼방 원단에 천연 밍크를 소재로 한 최고급 코트”라며 “소재감에 맞는 고급스러운 색감으로 올 하반기 인기 상품으로 등극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부터 유명 디자이너 정구호와 협업한 프리미엄 PB브랜드 ‘JBY’를 단독 판매하며 럭셔리 전쟁을 본격화했다. 실제 JBY 의류는 최대 70만원 선을 호가하지만 론칭 방송에서만 4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와 함께 현대홈쇼핑은 지난 10월 김석원·윤원정 부부 디자이너와 함께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A&D’를 론칭했다. 지난 1999년에 등장한 A&D는 현재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비롯해 전국 20개 백화점에 입점된 유명 패션 브랜드다. 이를 통해 현대홈쇼핑은 협업브랜드 JBY, A&D와 PB브랜드 ‘라씨엔토’, ‘밀라노 스토리’를 현대홈쇼핑의 대표 패션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CJ오쇼핑은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지춘희와 손잡고 출시한 패션 브랜드 ‘지스튜디오’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론칭 방송에서 약 2시간 동안 총 45억원의 주문액을 올리며 매진을 기록했다. 이는 분당 평균 3000만원이 넘는 주문액이 들어온 셈이다. 이날 판매된 제품은 가을용 의류 수트, 트렌치코트, 밍크베스트, 블라우스, 니트 스커트 등이다.

롯데홈쇼핑은 캐시미어, 밍트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캐시미어 전문 PB브랜드 ‘LBL’을 통해 1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선보인 LBL은 롯데홈쇼핑이 첫 론칭한 패션 브랜드로 기온, 습도 등 제조 생산 조건이 까다로운 캐시미어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히는 내몽고산 캐시미어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를 통해 2년 만에 누적매출액 1800억원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 프리미엄 PB제품을 이끌고 있는 업체는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6년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델라라나’와 지난해 니트 전문 브랜드 ‘일라일’에 이어 세 번째로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 ‘S’를 출범시켰다. S는 18세기 지적인 여성들의 사교 모임 ‘살롱(Salon)’에서 영감을 얻은 브랜드로 70% 이상 이탈리아 수입 소재를 사용해 품격 있는 디자인은 물론 활동성까지 겸비했다. 주요 상품의 가격대는 블라우스와 바지 40만원, 재킷 80만원, 코트 150만원 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점과 광주점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본점, 센텀시티점, 대구점 등 12개로 매장을 늘려 3년 내 12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백화점은 온라인 제품과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선뜻 구입하기 힘든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PB제품이 가성비를 내세웠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프리미엄 PB브랜드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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