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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유통경제학이 담겼다?편의 담은 운반 수단 VS 소비심리 이용한 경제 메커니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8.10.0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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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끌고 다니던 쇼핑카트에는 유통경제학이 담겨있다. 소비자 편의 제공이 태생의 궁극적인 이유지만 그 속에는 수익증대라는 경제 논리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쇼핑카트에는 다양한 속설들이 존재한다. 일부러 쇼핑카트를 무겁게 만들어 쇼핑시간을 늘린다던지, 쇼핑카트를 가득 채우려는 소비심리를 이용해 매년 쇼핑카트의 크기를 조금씩 늘린다는 등의 설이다. 그런데 이게 모두 사실일까? 

또 쇼핑카트는 하나에 얼마나 하고 쇼핑카트에는 왜 구멍이 뚫려 있는지 등 쇼핑카트에 담긴 오해와 진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유통경제학을 들여다봤다.

5세대 쇼핑카트까지 진화

대형마트를 방문할 때 소비자들은 사야할 물건의 양과는 상관없이 쇼핑카트를 찾는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은 아이와 함께 안전하게 쇼핑하기 위해 쇼핑카트는 필수다. 이 같은 쇼핑 편의성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사야할 물건보다 더 많은 물건을 사게 되는 것이다. 이에 쇼핑카트에 대해 ‘일부러 무겁게 만들어 쇼핑시간을 늘린다’라는 설이 등장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쇼핑카트 바퀴는 지그재그로 굴러가게 돼 있다’ 등 쇼핑시간을 늘리려는 업체의 꼼수를 겨냥한 다양한 속설들이 있다. 쇼핑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그만큼 많은 제품에 노출되게 되고 이는 곧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그렇다면 왜 무거운 철재 카트가 도입된 것일까? 아주 단순하다. 플라스틱보다 철재카트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 철재는 용접해서 제작하는 반면 플라스틱은 금형(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 금형 개발비용이 적지 않다. 또 쇼핑카트로 사용할 플라스틱은 강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에 소재 자체도 비싸다. 하지만 최근에는 편의와 청결, 안전상의 이유로 플라스틱 카트로 하나둘씩 바뀌는 추세다.

최초의 쇼핑카트는 지난 1936년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던 실반 골드만(Sylvan Goldman)에 의해 탄생했다. 장바구니가 가득 차면 쇼핑을 마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접이식 의자 위아래 두 개의 장바구니를 설치했다. 이것이 최초의 쇼핑카트다. 생각은 참신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여성들은 외부 충격에 쉽게 무너지고 접혀지는 불편함으로 외면했고 남성들은 쇼핑카트를 끄는 모습이 여성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실반 골드만은 외모가 뛰어난 남녀 모델을 고객인척 가장해 쇼핑카트를 사용하게 했다. 그 모습을 본 소비자들은 쇼핑카트에 대한 거부감을 지워냈고 쇼핑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잡게 됐다.

국내 쇼핑카트는 지난 1970년 말 수퍼마켓 개념의 유통업체가 등장하면서 생긴 지금 용량의 50% 수준인 83ℓ의 미니 쇼핑카트가 시초다. 이어 1993년 이마트 창동점을 시작으로 쇼핑카트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대용량 제품이 공급되면서 카트도 83ℓ에서 56% 커진 130ℓ가 됐다. 자동차 사용이 보편화된 2000년대부터 쇼핑카트는 3세대를 맞았다. 용량도 150ℓ, 180ℓ로 커졌고 항균 손잡이 등 청결까지 고려한 쇼핑카트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철재 쇼핑카트의 문제점이 거론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녹이 슬어 쇼핑카트에 담은 물건에까지 영향을 미치거나 특히 철재 마감에 옷이 걸리거나 긁히고 찔리는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카트’가 등장하며 카트도 4세대를 맞이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기능이 탑재된 5세대 쇼핑카트까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쇼핑카트를 가득 채우려는 소비심리를 이용해 매년 쇼핑카트의 크기를 조금씩 늘린다’는 설에 대해서도 틀리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실제 카트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8만원에서 비싸면 20만원이라는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동전을 넣어야만 쓸 수 있는 ‘코인락’으로 인해 제품 간의 호환성이 중요한데 일부만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쇼핑카트 내부에도 유통경제학은 작동한다. 남과 비교하는 소비자 심리를 이용했다. 쇼핑카트에는 구멍이 뚫려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쇼핑을 하거나 계산대에서 기다릴 때 다른 사람의 쇼핑카트를 볼 수 있다. 이때 남과 비교하는 소비심리가 작용한다. 빠뜨린 물건을 기억할 수 있고 자신은 필요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이 구매한 제품에 대한 사용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식이다. 

이와 함께 무빙워크의 위치가 동떨어져 있는 것도, 계산대 앞에 그다지 비싸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물건들이 진열된 것도 구매하지 않아도 될 물건을 구매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업계 전문가는 “약 50년간 지속적으로 카트의 크기가 커진 이유는 소득수준이 높아져서도, 매장의 크기가 커져서도 아니라”며 “카트의 진화는 오직 더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한 업체들의 상술 전략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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