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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쇼핑…대안인가, 또 다른 괴물인가이베이 ‘네이버 불공정 경쟁’ 신고 이후 논란 불붙어
  • 이정석 기자
  • 승인 2018.10.0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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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네이버가 쇼핑 검색에서 자사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와 네이버페이 등록 업체 상품을 우선 노출했다는 주장이다. 이를 계기로 국내 온라인 생태계의 절대강자로서 어느새 유통 시장까지 점령하고 있는 네이버의 영향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은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 시장의 역사를 뒤흔든 굵직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시기다.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개별 인터넷 쇼핑몰이 아닌 옥션, G마켓 등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시장이 고착화되던 당시, 2008년 3월에는 SK텔레콤의 11번가가 운영을 시작했으며(현재 자회사로 독립), 2009년에는 다국적 전자상거래 기업인 이베이가 옥션에 이어 G마켓까지 인수하며 국내 오픈마켓 시장 1, 2위 업체가 한 가족이 됐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전 세계적인 소셜커머스 열풍 속에 국내에도 쿠팡, 티몬, 위메프 등의 업체가 속속 오픈했다. 현재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거래액 기준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G마켓과 옥션을 별도로 계산하면 사실상 1위 수준으로 성장했다. 소셜커머스라는 타이틀로 시작했지만로켓배송이라는 특화된 서비스로 혁신을 이룬 쿠팡은 국내 3개뿐인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며 이베이, 11번가와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지난 2008년말 이베이의 G마켓 인수를 승인하며 공정위가 밝힌 승인 배경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당시 공정위는 옥션과 G마켓의 결합으로 오픈마켓 시장에서의 독과점 상황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온라인 사업의 특성상 인터넷 포털 사업자 등 새로운 경쟁사업자가 언제든 출현할 수 있어 그 폐해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거대한 온라인 유통 공룡의 탄생에 공정위의 판단이 옳은 것인지 논란이 일었지만 어느새 공정위의 전망은 현실이 됐다. 당시만 해도 후발주자로 생존 가능성마저 우려됐던 사업자들이 이베이의 아성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이제는 국내 인터넷 포털 시장의 절대적 1위인 네이버까지 우회적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을 점령하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네이버 쇼핑 논란, 해결의 키는 공정위 
네이버는 지난 2010년대 들어 꾸준히 온라인 쇼핑 사업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2012년에는 ‘샵N’으로 오픈마켓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베이와 11번가 등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네이버에 상품DB 공급을 중단하는 등 업계의 거센 반발에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이후 네이버는 쇼핑 검색 서비스 외에도 판매 수수료가 없는 쇼핑몰 플랫폼 스토어팜(현재 스마트스토어) 사업으로 전환해 우회적으로 온라인 쇼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오픈마켓을 비롯한 각종 온라인 쇼핑몰 등록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쇼핑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정 쇼핑몰이나 오픈마켓을 들어가지 않고도 일반적으로 정보를 검색하듯 원하는 제품의 가격, 성능 등을 비교해볼 수 있다. 검색 후 원하는 가격과 성능의 제품에 한해 접속해 구매하면 된다.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의 지위를 고려할 때 이러한 네이버의 쇼핑 검색 시스템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과거 이베이의 옥션과 G마켓이 네이버 지식쇼핑에 상품DB 제공을 거부했다가 순방문자 수가 급감하면서 몇 개월만에 철회한 적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네이버 쇼핑검색 서비스의 영향력은 자사의 스마트스토어로 중소 상품 공급업자들을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스마트스토어는 네이버 쇼핑 검색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기에 용이할 뿐만 아니라 입점이나 판매수수료가 아닌 네이버페이 결제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점에서 타 채널에 비해 수수료 부담도 적다. 입점 절차가 쉽고 네이버로부터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 네이버 블로그와 연동한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중소 판매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수수료 대신 광고비를 지불해야 하는 구조가 중소 판매업자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스마트스토어에 입점 업체가 몰리고 네이버쇼핑의 영향력 또한 빠르게 커지면서 이미 광고 없이는 고객 유입이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주장이다. 수수료 절감은 생색내기에 불과하고 경매 방식의 네이버 광고 정책상 사실상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기존 수준이나 그 이상의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쇼핑 검색이 속한 네이버의 비즈니스 플랫폼 부문 매출은 네이버 전체 매출의 46%에 이른다. 판매 상품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고 그저 링크만 연결해주면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은 시장 윤리적 측면의 문제일 뿐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이베이의 G마켓 인수가 승인될 당시 공정위가 밝힌 배경을 고려하면 독과점 문제도 네이버 쇼핑을 견제하는 명분이 되기에 부족하다. 네이버 쇼핑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베이 측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네이버가 검색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실제로 불공정거래를 해왔느냐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이베이, 11번가 등 대형 경쟁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광고 영향력을 높임으로써 중소 판매업자들을 기망하고 부당한 수익을 올려왔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해 구글은 유럽연합으로부터 이와 유사한 사유로 24억 유로가 넘는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어쩌면 이번 사안에 대한 공정위의 판단은 네이버 쇼핑을 둘러싼 그 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정위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정석 기자  barajigi@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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