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포인트 현금화 본격 시행…계좌로 옮겨 현금처럼, 카드대금 결제도 OK!


# 직장인 김현경씨는 가끔 카드사 문자를 받는다. 일정 기간까지 소멸될 포인트가 얼마라는 알림 메시지다. 구경도 못한 포인트지만 사라진다니 왠지 아까운 기분이다.
앞으로는 위와 같은 메시지가 사라질 전망이다. 카드 포인트 현금화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실제 10월부터는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사용해 적립한 카드 포인트를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이와 함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뿐만 아니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에 대한 ‘금리인하 요구권’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1포인트당 1원
사실 카드 포인트는 기존에도 현금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에 한정돼 있었고 5만 포인트 이상 등 일정 포인트 이상 보유한 고객만 현금으로 바꿔주거나 카드사 계열 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현금을 지급하는 등 기준도 제각각이라 불편을 겪었다. 또한 카드 포인트 사용을 위해 운영된 카드사의 포인트 몰은 종류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없었다. 이에 따라 최근 4년 동안 매년 1300억원 이상의 카드 포인트가 쓰이지 못한 채 사라졌다. 실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립된 2조9122억원의 카드 포인트 중 1308억원이 유효기간을 넘겨 소멸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10월부터는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 개정으로 카드대금을 포인트로 결제하거나 카드대금 결제계좌로 포인트를 입금해주는 방식으로 현금화가 가능해졌다. 고객이 포인트 유효 기간 안에 카드사에 현금화를 요청하면 ‘1포인트당 1원’으로, 적립액과 상관없이 지급하는 방식이다. 1만원 단위로는 자동화기기(ATM)에서 출금도 가능하다.

제휴해 만든 신용카드의 경우 카드사 포인트가 아닌 제휴 업체 포인트가 쌓이는 것으로 현금화는 불가능하지만 휴업·폐업으로 포인트 사용이 어려웠던 제휴 가맹점 포인트는 대표 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의 마이신한포인트, 삼성카드 빅&보너스 포인트, 국민카드의 포인트 등이 대표 포인트다.

이와 함께 금리인하 요구권도 확대됐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상태가 개선된 경우 금융사에 기존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권리인데 기존에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자에게만 해당됐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자도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취업, 소득 증가, 신용 등급 상승 등으로 인해 신용 상태가 호전된 고객은 전화·서면·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포인트 사용 독려에 소극적이었던 카드사들이 과거와는 달리 포인트 사용에 적극적으로 바뀐 이유는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으로 인한 소멸 포인트 기부 의무화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이번 카드 포인트 현금화 개정으로 카드사들은 계열 은행과 연계해 포인트로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펀드, 적금 등의 금융 상품이나 항공마일리지 전환 등 포인트 사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신한카드는 포인트를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나 이마트 포인트 및 아모레퍼시픽 포인트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현대카드는 ‘M포인트몰’을 통해 20만원 이하는 전액 M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고 20만원 이상은 50%까지 포인트 결제가 가능하다. 전자제품, 도서, 음반, 뷰티 등 제품도 다양하다. 이와 함께 롯데카드는 30만개 제휴 가맹점을 통해 L.POINT를 현금처럼 쓸 수 있으며 대한항공 마일리지로도 바꿀 수 있다. 

포인트로 세금 납부도 가능하다. 국세 신용카드 납부 전용사이트 ‘카드로택스’는 부가가치세, 양도소득세 등의 국세와 과태료, 관세 등의 범칙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포인트로 차감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아파트관리비, 항공마일리지 적립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가족이나 친구, 지인에게 포인트를 선물할 수 있고 기프트카드 충전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잠자고 있는 나의 포인트는 얼마나 될까? 카드 포인트는 카드 대금 고지서나 홈페이지, 해당 카드사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매달 고지서를 확인하고 로그인이 번거롭다면 여신금융협회의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의 사이트에 접속해 신용카드로 본인 인증만 받으면 현재 사용 중인 카드들의 포인트를 조회할 수 있다. 국민카드·신한카드 등 은행 계열 6개 카드사와 롯데·현대·삼성·비씨 등 일반 카드 4개사 등 총 10개사의 잔여 포인트, 소멸예정 포인트, 포인트 소멸 예정일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