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온라인 사업 강화에 사활… 투자규모도 조 단위, 아마존까지 가세


불황이란 말은 온라인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성장을 위한 투자만 있을 뿐이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군림하던 유통 빅3가 온라인 사업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올해 예상되는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100조원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신세계·현대 등의 유통 빅3는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거나 글로벌 유통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롯데와 신세계는 기존 유통채널과 다수의 계열사를 통합하는 온라인 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했으며 온라인 사업 강화에 지지부진 했던 현대는 아마존이라는 대어를 물어 온라인몰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원스톱 쇼핑이 핵심
시장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과는 달리 모바일을 앞세운 온라인 시장 규모가 무서운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78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5년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약 54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44%나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시장이 현재와 같은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온라인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쇼핑 채널을 선점하기 위한 유통 빅3의 격돌이 시작됐다. 

먼저 롯데그룹은 온라인 쇼핑 업계 1위를 위한 자금 3조원을 투입했다. 2020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 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계열사별 온라인 조직을 통합한 ‘e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옴니채널을 완성시킬 롯데만의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실제 e커머스 사업본부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수퍼·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롭스·롯데닷컴 등 7개 계열사 간의 운영관리시스템 ‘백 오피스’를 통해 고객 구매 이력은 물론 각 계열사별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통합, 온·오프라인을 잇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2019년까지 온라인 통합 플랫폼 ‘투게더 앱’을 오픈하고 2020년까지는 하나의 쇼핑 앱으로 7개 계열사의 모든 온라인몰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쇼핑 플랫폼 ‘롯데 원 앱(가칭)’을 출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고객의 구매정보와 행동정보, 관심정보, 선호정보 등이 축적된 소비자 데이터와 오프라인 매장 직원처럼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AI 채팅로봇 ‘로사’를 통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기존 롯데닷컴 인력과 R&D, IT 인력 등 1000여명을 e커머스 사업본부에 통합했으며 새로운 인력 400여명도 충원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4년부터 그룹 온라인 사업 통합 플랫폼 ‘SSG닷컴’을 운영하며 온라인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실제 SSG닷컴에서는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400만개의 제품에 대한 구매와 결제 과정이 통합된 편의성과 당일 배송 및 3시간 단위 예약 배송이 가능한 배송 시스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등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e커머스 사업은 전년대비 매출액이 최대 32% 성장했으며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신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시장 격돌이 심화되자 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눠져 있던 온라인 사업본부를 통합하는 신설 회사를 설립해 그룹 내 핵심 유통 채널을 더욱 강화할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e커머스 사업에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구축,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에 신세계 그룹은 지난 2014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보정센터’와 총 142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김포센터’, 이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등 당일배송이 가능한 물류센터를 늘려 독보적인 물류 경쟁력과 상품 경쟁력의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아마존을 능가하는 온라인 센터를 건립할 것”이라며 “물류센터라고 하기보다는 온라인 사업의 심장부이자 분사하게 될 SSG닷컴의 핵심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마트를 보유하지 않은 현대그룹은 미래 유통매장 구현을 전략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의 기술력을 흡수했다. 실제 지난 8월 현대그룹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 자회사로 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 분야 세계 1위 기업 ‘아마존웹서비스’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0년 하반기 오픈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 점에 인공지능(AI) 무인 수퍼마켓, 드론 배송 서비스, 온·오프라인 가상현실(VR)·AR(증강현실) 매장 등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의 첨단기술을 녹여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은 아마존 클라우드 기술로 소비자 데이터 분석을 강화를 통한 맞춤형 쇼핑에 초점을 뒀다. 

여기에 무인자동화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의 소비자가 쇼핑 한 후 그냥 걸어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기술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드론을 활용한 야외 매장 내 식음료 배달 서비스도 선보일 전망이다. 더불어 아마존 VR 개발 플랫폼인 ‘아마존 수메리안(Amazon Sumerian)’을 활용해 VR 체험기, 가상 피팅 서비스 등 VR 콘텐츠도 다양하게 마련되며 이 기술은 현대홈쇼핑을 비롯한 콘텐츠 서비스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김보람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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