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좋은 음식을 먹고, (한 달에 최소한 여덟 번은)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갖고,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잠들기 전에 심호흡을 크게 몇 번 하고, 책을 조금 읽어 봐요. 
흥미로운 소설만 한 수면제가 없죠. 소설을 읽는 동안 꿈에 나타날 첫 장면이 만들어져요
<본문 중에서>

우리는 꿈에 관한 얘기를 종종 한다. ‘꿈에 나올까 무섭다’ 라든가, 좋은 일이 생길 때면 어떤 꿈을 꿨는지 꼭 물어본다. 해몽, 태몽, 예지몽 등 꿈에 관한 단어들도 무수히 많다. 

꿈의 사전적 의미는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이다. 꿈을 꾸지 않아야 푹~잔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꿈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배열에 올라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상력의 초고수다. 그간 출간한 책들도 모두 그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1980년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과학 전문 기자 시절에 썼던 자각몽자에 관한 르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실제 취재 당시 자각몽을 경험한 베르베르는 불면증을 계기로 이 책의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고 한다. 소설이라는 카테고리로 구분돼 있지만 이 책에는 잠에 대한 전 세계의 다양한 연구 성과 및 아직 해결되지 현재의 벤조디아제핀, 졸피뎀 등 비대해진 수면제 산업문제를 수면위에 띄우며 의료계, 언론계, 관광산업 등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핵심 포인트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면 6단계를 통해 꿈을 제어할 수 있거나 꿈을 통해 과거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수면은 5단계로 구분돼 있다. 0단계 입면단계로 잠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을 말한다. 이어 1단계 아주 얕은 잠으로 눈을 감고 차분해진 휴식 상태다. 2단계는 얕은 잠, 최면 상태이거나 약물을 복용했을 때의 상태. 3단계와 4단계는 느리고 깊은 수면으로 야경증과 몽유병 발작이 일어날 수 있는 단계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지막 5단계 역설수면. 렘(REM) 수면이라고 불리며 급속 안구 운동 수면으로 눈에 보이는 듯이 선명한 꿈을 꾼다. 또한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극도로 집중한 순간에 나타난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마지막 6단계 인간의 뇌 활동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밝히지 못한 곳이다. 하지만 베르베르는 주인공을 통해 수면의 6단계의 도달, 자신의 과거를 만나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문제 해결의 핵심을 짚어주며 미래를 위한 길을 열었다.

두 권으로 나눠진 책을 읽으며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나 역시 이 책에 소개된 ‘이어 꾸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만해도 단순히 신기한 경험으로 치부될 수 있었겠지만 책은 읽은 후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내가 나의 꿈을 제어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만약 꿈을 통해 나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이러한 상상력만으로도 오늘밤 당신은 꿈을 통해 잊지 못할 경험을 할 것이다. 잠은 상상력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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