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조절과 운동 등으로 지속적인 관리 필요


염증이라는 말을 참 많이 사용하는데 정확히 무엇인지 묻는다면 답하기가 곤란할 수 있다. 진료과정에서도 염증이라는 말을 많이 언급하는데, 보통은 상처부위가 빨갛게 변하고 부어오르는 정도로 알고 있지만 염증은 신체 외부 뿐 아니라 몸속에서도 일어난다.

신체 외부 염증과 내부 염증의 차이점과 염증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외부 염증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상처부위가 벌게지고 열이 나며 붓고 아프다. 이것이 염증의 4대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상처가 발생하면 상처부위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게 되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상처부위로 혈액이 몰리게 된다. 그 이유는 혈액 속에 항원(세균 및 바이러스)과 싸우는 백혈구(면역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혈액이 갑자기 몰리다 보니 벌게지고 붓고 열이 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통증이 나는 이유는 상처부위의 세포 안에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통증생성물질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신경을 지각시키는 수용체와 결합해 뇌로 보내지는 신경신호의 강도를 높이게 된다. 
이는 인체 내부에 스스로 통증을 일으키는 시스템이 있다는 얘기이며 이러한 현상은 통증을 유발해 위험상황을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상처부위에서 나오는 고름은 백혈구와 항원의 시체이다. 한마디로 전투 중에 사망한 전사자들의 잔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염증 반응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내부 염증
몸 밖에 생기는 염증은 쉽게 알아차려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몸 안에서 생기는 염증은 바로 확인할 길이 없어 문제가 크다.

몸 안의 염증은 곧 ‘혈관 속 염증’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피부 및 구강상처로 들어오는 항원,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항원, LDL콜레스테롤, 복부비만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시냇물을 혈액, 시냇가를 혈관, 시냇가 곳곳에 빨래터(장기)가 있다고 생각해보면 시냇물은 흐르고 있으므로 어딘가에 폐수(항원)가 들어오면 그곳 뿐만 아니라 시냇물 전체가 오염된다. 

처음에는 제1 빨래터만 오염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2, 제3의 빨래터도 오염이 되는 것인데 이와 같은 이치로 혈관의 염증물질은 혈액을 타고 여러 장기로 퍼져 곳곳을 전쟁터로 만들기 때문에 장기손상 등의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것이 혈관염증이 위험한 이유다. 

LDL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이것의 수치가 상승하면 동맥(혈류량이 많은 혈관 종류) 내벽으로 스며들게 되고 이렇게 콜레스테롤이 동맥혈관에 쌓여서 두꺼워지는 질환을 동맥경화라고 한다. 또한 혈관 지름을 점점 좁아져 마지막에 혈관을 완전히 막아 혈류장애를 유발하면 심근경색과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LDL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몸은 콜레스테롤을 혈관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백혈구를 혈관벽 속으로 불러오게 되며 바로 이 과정에서도 염증이 발생한다.


만성염증은 어떻게 해야 하나
위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을 ‘만성화’라고 하는데 이러한 만성염증은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염증은 피부에 생기는 염증과는 달리 항생제나 소염제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 흡연, 비만 등은 혈관염증을 악화시키므로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